황교익씨와 백종원씨의 글에 관련해서 의견차이가 많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비판이 오고가고 있는 모습입니다만은
몇몇 댓글에서 황교익씨의 의도와는 다른 원색적인 비난에 황교익씨와 백종원씨 논란을 떠나 황교익이 음식, 식문화에 갖고있는
태도를 아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자 적어봅니다.
우선 황교익이라 칭하겠습니다.
황교익의 음식에 대한 태도는 항상 일관됩니다.
- 그 음식은 그 재료로 조리되어 재료의 맛을 살려냈는가.
- 그 음식은 그 가격에 알맞는 값어치를 하는가.
최근 백종원씨와 관련된 글에서 몇몇분들이 하고 계신 오해가
황교익은 고급 음식에 대변자라는 것입니다.
우선 그가 고급음식에 대해 갖는 태도는 다음의 글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12. 파인다이닝, 즉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한끼 식사를 경험하는 건 정확히 어떤 값어치가 있는 걸까? 정말 있을까?
고급 레스토랑의 장점은 고급의 식재료로 조리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식 생활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보 없이 그 음식을 먹기만 하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식재료를 어떻게 조리하였는지 알고 먹으면 음식에 대한 한 기준점을 만들 수도 있으며, 그 후 다른 식당의 음식을 맛볼 때도 구별력이 생긴다.
13. 미식을 누리기 위해선 정말 돈이 많아야 할까?
미식을 위해 고급 레스토랑을 순례할 필요는 없다. 또 그 레스토랑들이 항상 최고인 것도 아니다. 식재료 공급 루트는 실로 다양하며, 최상의 맛을 내는 방법도 고급 레스토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식을 누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식재료의 정보를 아는 것이다. 삶은 감자 한 알의 맛이 품종과 산지, 조리법에 따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안다면 미식 생활은 퍽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출처 : 황교익 블로그 약식가의 미식일기)
결정적으로 황교익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는 일반적인 '맛집' 칼럼니스트가 아닌 '맛' 칼럼니스트입니다.
그 차이가 무엇이냐 하면 맛집에 대한 칼럼을 쓴다 하면
일반적으로 어떤 식당의 평가나, 식당의 정보, 혹은 요리의 평가나 요리의 정보에 대해 쓰는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황교익은 '맛' 칼럼니스트로서 음식에 대한 이해와 역사, 음식을 소비하는 행태와 역사적인 관점에서 본 소비문화
그리고 재료의 역사, 재료들이 만들어지는 방법, 그에대한 비판, 현재 음식 트랜드의 문제점과 그 비판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의 블로그를 보면 어떤 음식점이 맛있었다/맛없었다 하는 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그는 오해와는 다르게 어떤 음식에 대한 평가보다는 음식을 맛있게 (여기서 맛있게란 올바른 조리방법으로
음식의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는가) '즐기는' 방법을 주로 이야기 하는 사람이란 것입니다.
제가 다른 댓글에서도 예를 든 나물 무침을 예로 들겠습니다.
(실제로 나물무침에 관한 이야기는 황교익의 블로그에서 나물에 대한 얘기를 보고 떠올린것임을 밝힙니다.)
나물무침은 나물맛을 즐기기위해 간장이나 참기름 등 어느정도의 조미료를 첨가합니다
여기에 올리고당이나 인공 조미료('연두'같은)를 넣는다면 나물의 쓴 맛을 가려서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고 맛도 있습니다 (분명히 맛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나물의 맛을 진짜 잘 살린 요리라고는 할 수 없을겁니다. 어떤 나물이던지 달달하고 비슷한 밸런스만 느끼겠지요.
황교익은 대부분 각종 조미료나 강한 양념에 대해 위와 같은 태도를 일관하고 있습니다.
'재료의 맛' 을 최우선시 하는것입니다.
한가지를 먹더라도 우리가 아는 맛, 익숙한 맛을 떠나 그 음식이 내어야할 맛, 진짜 맛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