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그 글은 비난 받을 정도는 물론 아니지만, 비판 받을 만한 소지는 충분히 있는 글입니다.
황교익씨가 올린 글을 읽으면 잘못된 글은 아니라는 걸 이성적으로는 알겠지만 기분이 나빠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여러가지이므로 아주 잘못된 의견이 아닌 이상, 본인의 의견을 나타낸다고 욕먹는 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더군다나 어떤 분야에 대해 어느정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견해를 나타내는건 더 당연한것이구요.
다만 아무리 하고자 하는 말이 옳더라도, 방법을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식으로 전개한다면, 좋게 받아들여 지기는 힘듭니다.
황교익씨가 백종원씨를 직접적으로 깎아내린건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은 아니다", "맛있다고 착각한다", "싸구려 식재료", "그 정도 수준의 음식"
같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한 것이, 누구를 타겟으로 하는 말인지는 문맥상 뻔합니다.
딱히 과잉해석 하지 않아도 황교익씨가 하고 싶은 말은
맛있게 요리하는 것도 아닌데, 달고 짜게 만들어서 싸구려 식재료를 맛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그 정도 수준의 음식을
백종원은 방송에서 보여주고 있고, 사람들은 그것에 열광하고 있다. 그건 좋지 않은 현상이다.
그리고 그건 잘못된 사회 현실에서 기인하고 있다.
이걸로 보여집니다.
사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백종원씨가 만드는 음식은 엄밀히 말하면, 조미료가 강하고, 저렴한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입니다.
"고급진 레시피"라는 타이틀을 붙이고는 있지만, 마리텔에서 백종원씨가 만드는 음식을 보고 고급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겁니다.
하지만 항상 백종원씨는 자취생들이 없는 돈으로 그럴듯하게 음식을 만드는 것을 모토로 삼아서 음식을 만든 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습니다.
즉. 백종원씨가 방송에서 저런 레시피들을 보여주고 있는건, 돈없어도 좀 그럴듯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게 목적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백종원씨의 레시피를 쉽게 따라하고, 만들어 보고 싶어하는것이죠.
그런데 황교익씨는 저렴한 식재료로 가능한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의 바람을
싸구려 식재료로 맛있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먹는 잘못된 것으로 만들어 버리니 사람들이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건강하고 몸에 좋으면서도, 맛있는 음식 해먹는게 옳바른 것이라는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황교익씨 본인이 말했듯이, 현실상황이 그렇게 여유롭게 음식을 만들어 먹을만큼 녹록하지 않다면
조금 몸에 덜 좋더라도 빠르게 맛있는걸 먹고 싶은 방법을 선택하는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겁니다.
더군다나 저렴한 식재료로 그럴듯한 음식을 만들어 먹도록 해주려 노력했던 백종원씨를,
싸구려 식재료로 맛있는 것처럼 착각시키는 잘못된 외식업계의 대표격으로 만들어버리기까지 합니다.
하고 싶은 말도 알겠고, 그 말이 맞다는 것도 알겠지만,
그 말은 너무 이상적인 말이라서 현실성이 없고, 그 말을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까지 한 글이
딱히 잘 써진 글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