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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로 멍뭉이를 키우지 않을 것이다....
게시물ID : animal_1590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런조런
추천 : 2
조회수 : 39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5/13 23:48:22
밀레니엄에 전국토가 환장해 있을 즈음 저희집에 멍뭉찡 한마리가 들어왔었어요

이름은 뭘로하나.... 하다가 동생이 루키 어때? 해서 확정된 그 이름....

군대에 가있을때 휴가 나오면 환장해서 옆에서 안떨어지고, 복귀하면 이 형놈은 왜 안오나 하며 현관문 앞에 엎드려서 오매불망 저만 기다렸다는 그 아이....

2000년부터 작년까지 무려 만 15년을 산 저희집 멍뭉찡은 시름 시름 앓으면서도 밖에 갔다가 오면 그저 좋다고 헥헥거리며 꼬리 살랑거리더니 귀가 조금씩 어두워지고, 기관지도 조금씩 안좋아지고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그날 나가던 그 때 까지도 형 잘갔다와 혹은 나랑 놀아줘 가지마 이러던 루키는 제가 알바 가느라 옷가지러 온 집에 여느때라면 저를 반겼을 그 애가 조용하기에 자나? 싶어 살짝 보니 거실에 누워있네요?

귀가 더 어두워졌나... 싶어 옆에 가서 스다듬어 보니 애가 맥이 없네?? 음???? 얘 왜이래????
자세히 보니 눈은 떠져있고, 코를 보니 촉촉하기는 한데 귀를 대보니 숨도 안쉬고.... 심장에 귀를 대보니 심장소리도 안나고.....
안아보니 그냥 축 늘어지고...... 그날 좀 기분이 좀 묘하다 했는데 좀 빨리 들어왔으면 혼자 쓸쓸하게 가게 하지는 않았을텐데.....

거의 사료만 먹이고, 밥먹을때마다 뭐좀 달라고 껑충거리는거 먹을만한거 조금씩 주고, 애견용 통조림은 두세달에 한번 정도 준게 다고, 유아기 지나고 개껌은 줘보지도 못했고.... 오래 살아서 어느날 가도 이상하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은 하고있었지만 막상 가버리니 이래저래 못해준게 너무 많고 미안하네요

아무리 미물이라고 해도 정상적인 방법이라면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버리는거지만 10년 이상을 같이한 아이 이기에 봉투에 담아서 버릴 아이는 아니기에... 부득이.... 비가오던 그날, 외가 소유의 산에 아버지께서 묻어주었습니다
아버지 말로는 장례식 끝나고 사람 묻듯이 나중에 떠오르지 않게 한층 깔고 밟고, 한층 깔고 밟고 이렇게 잘 묻어주셨다네요

새벽 한시에 알바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야야 쉬쉬쉿~!!!!!! 하던게 매일이였고, 종종 성가시기도 했었는데.... 그 빈자리가 엄청 크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종종 루키가 짓는것 같은 소리에 깨서는 아... 얘 이제 없는데... 이러면서 자기도 했고... 빈자리가 너무 크네요 옆구리에 뭐 하나 뻥 뚤린거 처럼 아무렇지도 않다고 문득 문득 생각나고, 지금은 외지에서 생활하는데 있을때는 몰랐지만... 집에 갈 때 마다 그 아이의 냄새(뭐 별로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가 점 점 없어지는거 같고....

저는 이 아이를 끝으로... 집에 애완동물은 들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참 이상해요 보고싶으면 볼 수 있다가도 영원히 못만난다는게....

그런데 역사는 반복된다고... 저와 동생이 그랬듯이 언제 태어날지 모를 저의 자식새끼들이 들여달라고 난리치고 우연한 기회에 받아들이게 된다면 뭐 별수있나요 그래 이게 운명인거다 라며 받아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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