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오랜만에 보는 처참한 스코어네요.
한 경기의 스코어로 거품이 꺼졌다
예견된 결과였다..등의 결론을 내리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경기를 본 후의 저의 생각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며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분석이 아니기 때문에 오류가 많을 수 있습니다.
1. 전반 스타팅 멤버는 왜 절실하지 않았나.
제가 생각하는 이번 경기 패배의 가장 큰 원흉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의 모든 전반의 실점 상황. 그리고 전반의 무득점 상황과 연결되어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친선전이라는 이유라고 덮어버리기엔 상대가 "스페인"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최근 독일과 함께 유럽의 최정상을 밥먹듯이 오르내리락하던 상대로
안일한 정신력은 패배의 지름길이라 생각됩니다.
2. 개인능력이 뛰어난 스페인 선수들에게 전방압박이 필요했을까.
사실 이 문제는 1번과 연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과거 2002년 월드컵 당시
피구와 호아킨(호아킨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을 지워버리던 송종국의 활동량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남일의 미드필드 장악력
테크니컬이라는 점수에서는 당연히 밀릴 수 밖에 없었던
2002년 우리나라는 엄청난 피지컬로 상대 핵심 멤버를 아예 필드에서 지워버리는 전술을 택합니다.
그 전술의 중심에는 단순 개인 마크도 있겠지만
개인마크만큼 전방 압박을 통한 패스 줄기 차단도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스페인전에서 우리나라도 전반부터 전방압박을 통한 패스 줄기 자체를 차단해버리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압박은 스페인 선수 개개인의 탁월한 탈압박능력으로 흐지부지되고
허술한 전방압박의 결과 너무 쉬운 골 찬스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과거 무리뉴의 첼시 감독 시절 텐백이 떠올랐는데요.
서로 쌩쌩한 전반 줄기를 차단하는 전방압박 대신
우리 필드로 들어왔을 때 강력한 압박으로 다시 상대 진영으로 볼을 쫒아내버리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3. 빌드업은 누가?
전반전의 흐름을 보면
딱히 괜찮다고 느껴지는 패스의 흐름이 거의 없습니다.
전반 10분경이었나요.
박문성 해설은 기성용을 좀 더 밑의 위치로 내리고 남태휘를 플레이메이커로 쓴다고 말했는데요.
이 해설대로라면 볼을 잡고 끄는 드리블러인 남태휘에게 플메자리를 줌으로써
오히려 한국은 간결한 패싱을 통한 볼 전개가 사라졌고
개인 능력에 의한 빌드업이라는 더욱 어려운 전개를 택했다고 판단됩니다.
전반 이후 점차 기성용이 볼 배급에 자유로운 위치로 빠지면서 공격의 창의성과 볼 소유의 안정성은 늘어났다고 생각하구요.
4. 원톱자리는 석현준?
오늘의 경기로 봤을 때
자신감과 오프 더 볼의 움직임, 연계 플레이 등
단순한 득점이 아닌 최근 요구되는 스트라이커의 덕목에는
석현준이 가장 재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절실함이 보였던 것이 마음에 드는군요.
5. 유럽파는 안정권?
오늘 경기로 더 이상 해와파. 그 중 유럽파라고 해서
안정적인 스타팅 멤버의 위치는 보장되면 안된다고 느꼈습니다.
절실함이 실력을 압도할 정도라면
사실 단순 실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절실함을 갖고 뛰었던 후반전의 멤버들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군요.
마무리로 총평을 내리자면
스페인은 잘 뛰었고
우리나라는 한참 부족했습니다.
특히 수비집중력을 얘기하지 않은 부분은
정말 너무나도 형편없었던 수비이고
후반전 수비진이 교체되면서 어느정도는 달라졌다고 느꼈기 떄문입니다.
앞으로 갈 길이 먼 슈틸리케호
오늘 경기를 약으로 삼아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좀 더 좋은 국가대표팀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한량의 이상한 분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