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은 백수지만 당시엔 직장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처음 볼때도, 지금도 취준생이죠. 처음 만난 순간 마음이 잘맞아 커플이 된 케이스입니다.
장거리 커플이 으레 그렇듯이 남자인 제가 그 친구 보러 쉬는 날 쪼개서 가고 그랬습니다. 가는데만 3시간..왕복 6시간이네요. 당시엔 '비행기 안타는게 어디야 ㅎㅎ'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여행 가듯이 갔습니다.
그러나 1년정도 되니 슬슬 지치더라구요. 마음 속에는 '이제 니가 내 쪽으로 보러오면 안되니?'라는 생각이 점점 차오르더라구요. 소심하고 좀생이 같다구요? 그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소한 어리광처럼 보인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사소한 것 하나부터 시작하더라구요.
언젠가 그 친구가 제가 사는 지역 부근으로 잠시 오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차로 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네요. 이 때다 싶어서 '나 좀 보러오면 안돼?ㅎㅎ'라고 톡을 날리니 바빠서 못간다는, 미안하다는 톡이 오더라구요. 머리로는 '바쁘면 그럴수도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은 안그렇더라구요. 솔직히 서운했습니다. 하루 종일도 아니고 잠깐 1시간도 못낼 정도로 그렇게 바쁜가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취준생이라 돈이 없으니 못보러오는걸거야 '하는 생각으로 지냈습니다. 차비만 왕복으로 3만원이 넘거든요. 하지만 다른 친구 생일날 술값 쐈다는 이야기 듣고 난후론 생각이 바뀌더군요.
지금은 점점 시들해져갑니다. 나비가 꽃을 찾아 날아가는게 아닌, 같은 나비 대 나비로 서로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친구 앞에서 오유 눈팅하는걸 많이 보여줬으니 언젠가 보진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글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