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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장애가 있는데 식당에 갈때마다 긴장됩니다...
게시물ID : gomin_15905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pqa
추천 : 3
조회수 : 52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2/13 02:38:34
아직 20대 후반인데 다리장애가 조금 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무릎에 연골이 없습니다. 

1년 정도 누워지내며 서서히 재활을 해서 걸을 수는 있지만 장거리는 무리고 달릴 수 없고 높은 계단은 오르거나 내려갈 수 없고 앉고 일어날 때는 손으로 짚고 힘을 줘야 하고 양반다리나 스쿼트 등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은 불가능합니다. (세게 접었다간 비명나오게 아파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걸음이 조금 느릴 뿐이죠.

다른 것보다도 외식을 하게 될 때 신경이 쓰입니다. 장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있는 게 부담이라 다리를 다른 의자에 올려놓거든요. 특히 뷔페처럼 오랜 시간 있을 장소라면 추가의자가 필수입니다.

보통 사람이 많지는 않은지 테이블 밑이 비어있는지 (아래부분의 중간에 칸막이처럼 튀어나온 테이블이면 다리를 올릴 수 없으니까요) 의자 모양과 배치가 다리를 올리기에 적당한지... 등등 확인하고 들어갑니다.

신발은 당연히 벗고 양말발을 건너편 의자에 올리고 밥을 먹습니다. 다른사람들 보기 무례하지 않을까? 이상하지 않을까? 낯이 얇아 언제나 신경쓰이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번에 어머니와 어느 뷔페형 식당에 갔었어요. 2인용 테이블로 안내하기에 4인용 테이블에 앉고 싶다고 했습니다.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피크시간이 아니라 식당은 반쯤 찬 상태였고 4인테이블도 많아 보였습니다. 그걸 말하며 4인 테이블로 가고 싶다 다시 말하니 원래 안되는 거라고 합니다. 

...서서 계속 이렇게 말하다 보면 사람들 시선도 신경쓰이고 난처합니다. (어쩌면 이때 안되면 나가겠다 하고 나왔으면... 싶지만 그랬어도 마음은 좋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이 식당 의와 테이블의 형태상 4인용 테이블이 있어야 제가 20분 이상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했어요. 내가 무릎에 문제가 있다. 연골이 닳아 없어져서 제대로 접지도 못하고, 오래 구부리고 있으면 통증이 있다... 계속 얘기해서 결국은 안내하는 분이 원칙상 안된다, 그런 식으로 테이블을 바꿔주면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해달라 할지 않겠는가, 하지만 정 그러면 저기 안쪽에 자리로 안내드리겠다 하더군요.

그래서 가장 안쪽에 있는 4인용 테이블에서 먹었습니다. 우울한 와중에도 음식 맛있었어요. 내 다리만 아니였으면 그냥 2인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잘 먹고 왔겠죠. 내가 문제인 게 맞죠. 몸이 아픈 건 죄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 비참했습니다. 어머니께 죄송하고 내가 한심한 마음에 체할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때때로 밖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갑니다. 배고프니까 사람 만나야 하니까 가고 싶으니까... 무엇보다, 내가 가서는 안 될 이유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긴장됩니다. 
혹시나 있을 시선이 질문이 두렵습니다. 
내 아픔을 설명하는 건 너무 비참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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