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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웃대펌] 어렸을때 바둑대회 1등한 썰.Ssul
게시물ID :
humordata_159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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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알비노풀레드
추천 :
12
조회수 :
16801회
댓글수 :
77개
등록시간 :
2015/02/04 17:56:37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2DmoU
으앙 짤 때문에 짤려서 다시 쓰는 어렸을 때 경기도 바둑대회 1등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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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와 반말로 하겠음
내가 10살 때 일이니까 10년도 훨씬 전에 일이라 가물가물하지만 기억나는대로 써볼께
내가 10살 때 나는 집중력 제로의 신화를 이룩하는 거침 없는 초딩이였음 학교나 동네에서 쳐뛰어다니면서 놀았음
부모님은 나를 보며 '참, 답도 없네'라며 한숨을 자주 쉬면서 나를 걱정했어
그러게 걱정하던 와중에 집중력에 그렇게 좋다는 바둑학원에 나를 보냈음
부모님의 생각과는 다르게 나는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초딩반을 접수하고 고딩은 물론 성인마저 바르게 되었어
덕분에 내 집중력은 오히려 악화되었어.(그 시절의 나는 아마도 adhd였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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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누가누가 더 집이 많냐?'의 싸움이야. 하지만 나는 정석과 다르게 나의 집을 늘리기보다는
적을 따먹고 적의 집을 줄이고 파괴하는데 특화되었지
나님의 특기는 귀계, 모략, 파괴였어.
그렇게 나는 반년 좀 안되서 4급인가 3급에 올르게 되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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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바둑학원을 다니면서 싸움도 자주 일으켰어
생각해봐 고딩이나 성인이 갓 10살된 애한테 농락당하다가 10집 내외차이로 지면 얼마나 열받겠어?
암튼 그렇게 여차저차하며 다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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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바둑선생님이 경기도 소년 대회가 있다고 대회에 나갈 애들을 준비시키기 시작했어
물론 난 그 명단에 없었지.
15세 이하 대회라는걸 알고 나는 건방지고 합리적인 말을 하자 바둑선생님은 분에 겨워하면서
나를 대회에 참가시켜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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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대회날이 되어서 나는 바둑학원 차를 타고 대회장으로 갔어
큰 회장, 수 많은 사람들과 차량들. 내 10살 생에 모든게 신기하고 기뻐서 두근거렸어.
그 당시 내 생각에 그 대회는 엄청나게 큰 대회였거든.
나는 가볍게 예선, 본선, 결승까지 다이렉트로 올라갔지. 결승까지 가는 도중에
어떤 얘는 내 앞에서 울기도 했고 누군가는 나에게 욕하며 바둑돌을 던지며 화내기도 했어. 하지만 나는 이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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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대하던 결승전이 되었어.
나는 고대하던 결승전 자리에 앉았고 상대도 나의 맞은편에 앉았어
그 아이는 15살에 키가 크고 덩치도 컸지. 차분하고 침착한 분위기에 총기어린 눈동자, 오똑한 코...
웃대형들이라면 좋다고 달려들만한 얘였어.
반면에 나는 주변을 자꾸 기웃기웃거리고 인사하는 등 정신산만한 얘였어.
모두가 15살 아이가 승리할꺼라고 소근거렸지
물론 그 수근거림에 내 바둑선생도 있었어.
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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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근거림과 모두가 그 아이의 승리를 예상한 가운데 첫판이 시작되었어
첫판은 나의 파.개.작.전.으로 가볍게 승리했어
모두가 나의 파괴공작에 놀라고 감탄했어. FBI 빰치는 공작에 그 아이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
나는 그런 그 아이를 비웃으며 두번째판을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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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판과는 다르게 그 아이는 정신을 차렸고 나는 점점 불리해졌어.
나는 정석적인 사도고 그 아이는 정도였어. 나는 내 기지와 재치로 내키는대로 두고
그 아이는 정해진 틀과 전해려내오는 지식들로 나를 맞썼어.
그 아이가 정석대로 하자 나는 불리해졌어
나는 매달리고 붙잡고 함정을 파도 그 아이는 꿋꿋하게 이겨나갔지.
그런 모습에 거기 있던 모두가 '아~'하며 감탄했어.
두 번째판은 내가 겨우겨우 이겼어. 모두가 15살 아이가 운이 나뻐서 졌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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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판도 이기면서 2:0이 되었지만 나는 초조하고 불안했어.
그 아이가 나를 파악하고 실력이 점점 늘고 있다고 나는 생각했어.
나는 오랜만에 불안감에 휩싸였지.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고민했지만
잠시 쉴틈도 없이 세번째판이 시작되었다.
그 아이는 두번째판에서 가능성을 보았는지 정도의 공격으로 나를 압박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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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수백년전부터 내려온거야. 그렇기에 수 많은 조상님들의 지혜와 지식들이 정석에 담겨있지.
나는 항상 정석공부를 소홀히하고 내가 내킬대로 두었기에 그 정석은 나에게 약점이 되었고 그 아이에겐 힘이 되었어.
나는 점점 불리해졌어. 그러자 모두가 환호와 박수를 보냈지.
역시 나의 바둑선생 역시 환호와 갈채를 보내고 있더군
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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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도 바둑은 그 아이의 정도 바둑에 밀리기 시작했어.
그 아이는 위대한 영웅이였고 나는 비겁한 악당이였어. 모두가 그를 응원하고 나는 홀로 남겨진거 같았지.
바둑은 계속되었어. 그 아이랑 나는 집이 비슷했으나 큰 싸움이 난 곳이 두 곳 있었지.
하지만 상황은 암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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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큰 싸움이 난 곳 중 한 곳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으나 다른 한쪽은 내가 극도로 불리했어.
암담했어. 그 한 곳에서 진다면 내가 100%지는 경기였어.
나의 번쩍이는 아이디어 넘치는 머리도 한계가 있더군.
'두 수만 있으면 내가 이길텐데..'
(바둑은 너 한번 나 한번, 이렇게 한번씩 둠)
아무리 고민해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어.
그 아이가 두는 한 수 한 수는 마치 빛이나는듯 보였고 나는 그 빛에 압박되는것처럼 느꼈어.
주변사람들 모두가 그 아이를 응원하자 나는 서글퍼졌어.
'여기서 내 편은 아무도 없는건가? 내가 왜 이런 지탄을 받아야하나? 내가 반칙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왜 이럴까?'
나는 생가하면 할수록 분노했어. 그리고 다짐했지.
'반드시 이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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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부터 다시하는 마음으로 암담한 바둑판을 바라보았지.
계속 바둑판을 바라보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고 뽀족한 수는 생각나지 않았어
'어떻게하지...? 어떻게하지...? 어떻게하지....?'
계속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어. 답이 나오지 않자 한숨을 쉬었어.
그러자 그 아이는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고 주변에서는 환호와 갈채를 보냈어.
모두의 예상대로 나의 바둑선생 역시 크게 환호하더군.
나는 주변사람들을 째려보았어. 하지만 사람들은 시선만 피할뿐 박수는 계속쳤어.
그렇게 계속 고민하는 나는 문득 한가지를 깨닳았어!
바로 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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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사람이 두는거야!
나는 여태까지 조상님들이 쌓은 수백년의 지혜와 지식에 압박되고 방해받고 있었지.
하지만 그게 아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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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나는 알게되었어. 바둑판은 그저 나무일뿐이고 바둑돌은 그저 돌일 뿐이야.
그렇게 생각하자 내 머리속이 환해지는걸 느꼈어.
그리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지.
'어떻게하면 흔들리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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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둑 생각을 떨쳐버리고 그 아이를 흔들리게할 고민에 휩싸였어.
나님의 특기는 귀계, 모략, 파괴야.
내가 어디 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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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끼를 투척했어.
큰 싸움이 난 두 곳 중에서 거의 마무리가 된 곳에 떡밥을 뿌렸지.
(큰 싸움이 난 두 곳이 있고 한쪽은 거의 마무리되었고 한쪽은 내가 극도로 불리했음.)
그 아이는 반응했어.
사실 내가 워낙 변칙적으로 두다보니까 그 아이는 내 수에만 집중했지.
바둑판 전체를 봐했지만 그 아이는 그러지 못했어.
그러다보니까 내가 던진 미끼를 덥썩 물었지.
나는 미끼가 충분히 커지도록 유도했어. 미끼란 것은 적으면 물지 않고 많으면 의심하거든.
적당량의 미끼가 되자 나는 빠르게 큰 싸움이 난 곳 중에서 내가 극도로 불리한 곳에 한 수를 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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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면 평범하고도 바둑을 포기해서 던지는 수같은 수를 두었지.
물론 나는 미끼를 살릴 수 있었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지. 그리고 그 아이 역시 경솔했지.
그가 미끼를 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좀더 생각하고 두었더라면, 그 아이가 승리의 환호와 갈채, 자만감에 빠지지 않았다면
절대 놓치지 않을 수 였어.
하지만 그는 미끼를 선택했지.
'내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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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가 미끼를 죽이는 수를 두자 몇몇 '아~'하며 사람들이 한탄했어.
그래 맞아. 내 바둑선생이 가장 크게 한탄했지.
나는 빠르게 큰 싸움이 난 곳 중에서 내가 극도로 불리한 곳을 극도로 유리하게 만들었어.
그 아이는 그 것을 보고 좌절했어.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조소를 감추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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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판은 그렇게 나의 승리로 되었고
스코어는 3:0, 나의 완벽한 승리였어
모두가 '저런 애가 우승이라니...'라는 심정을 감추지 못했지. 사실 난 뿌듯했어.
그 아이의 바둑선생은 그 아이가 일어나기도 전에 다가와서 그 아이의 잘못된 수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지.
그 아이의 큰 키와 덩치는 작고 초라하게 되었고 그 뒤로 보이는 후광은 사라진지 오래였어.
나는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그 아이와 선생을 쳐다보면서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지.
그리고 대회우승상으로 가서 트로피도 받고 상장도 받고 사진도 찍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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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어눅어눅할 무렵에 나는 학원에 도착했어.
학원 앞에 가자 부모님이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더군.
나는 부모님에게 달려가서 안겼어. 그리고 대회 우승한걸 자랑했어.
"엄마. 엄마. 나 대회에서 우승했어! 대회에 13살 이상인 형들도 디게 많았고 결승은 15살 형이였어. 근데 3:0으로 이겼어."
내 말에 어머니는 나의 바둑선생님에게 이거 진짜임?이라고 물었고
바둑선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지.
그러자 어머니는 우리 아들 앞으로 바둑을 둬야할까요? 우리 아들 천재입니까?라며 까르르 웃으셨지.
그에 바둑선생은 저 아이는 절대 바둑 둘 인재는 아니고 다른 길이 있을테니 바둑은 두게하지 마십시오라며 당부했어.
그래도 부모님은 기쁘셨는지 집에 가는길에 피자를 샀고 저녁으로 피자를 맛있게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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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때문에 다시써서 그런지 재미가 더 없어졌네.
여담으로 나는 10살때만 바둑배우고 그 후로는 바둑 안배움.
지금도 가끔가다 취미로 바둑두는정도야.
긴글인데다 재미도 없으니까 안읽겠지?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number=509650
웃대펌 / 나의나무벗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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