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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3년차의 흔한 고민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592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Nja
추천 : 0
조회수 : 19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2/18 00: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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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경력은 3년, 현재 회사에서 일한지는 2년입니다.
프리랜서라 근속이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곳은 아닙니다만, 한곳에서 2년을 일하며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승진을 해준다, 만다로 옥신각신한 게 벌써 1년 반째입니다.
정확히 입사 후 6개월 정도 후부터 승진 떡밥이 시작됐습니다..
열심히 하면 승진시켜주고 아래 사람 뽑아주겠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계속 던지는데
그 말만 믿고 2인분의 일을 하며 버틴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지쳤고, 흔히들 말하는 '번 아웃'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습관처럼 하던 업무는 열정이라곤 사라진지 오래, 일이 문제없이 굴러가게 만드는 것 까지만 겨우 하고 있고요..

그간 항상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상황 탓, 회사 탓 하지 않으려 노력했거든요.
내가 잘하면, 내가 열심히 하면 기회를 주겠지, 주겠지, 주겠지..하며 여기까지 굴러왔는데
승진은 온데간데 없이 제 위의 경력직 인원충원이 계속되는 걸 보며 너무나도 힘이 듭니다..
정말 아무 일도 하기 싫고, 신점을 봐서 무당이 하라는대로 따라가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현재 제 스스로 감정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오고 
밝았던 모습도 모두 사라지고.. 우울감으로 가득한 얼굴을 하고 꾸역꾸역 살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감정조절이 잘 안 됩니다.. 이런 제 모습을 회사에서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고요. 당연한 거겠지만요.

이런 와중, 마지막 승진 기회가 최근 있었는데요.
다시 동아줄을 붙잡고 기다리던 도중.. 바로 오늘, 우연히 구직사이트에서 경력직 충원 구인글을 다시 보게 되어 
그나마 남아있던 멘탈이 우르르 무너져버렸습니다. 물론 저에겐 인원충원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고요.

저는 저 구인글이 저를 밀어내려는, 제 스스로 그만두길 바라는 윗사람들의 무언의 압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생 끝에 낭떠러지 코앞에서, 바람에 흔들거리는 잡초가 기분입니다. 짤리기 직전 상황까지 온 듯한 기분입니다.

이쯤되면 왜 자꾸 경력직을 충원하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제가 승진하면 저의 추가적인 업무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제 직속 선배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하려 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경력직으로 충원을 하면, 그 추가적인 업무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회사 입장, 선배들 입장에선 편한 겁니다.
그리고 기존 2인분 업무를 하는 제가 그대로 승진하지 않고 있는 게 인건비 상으로도 이득이겠고요.
그건 이 회사의 특징입니다. 아무도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고,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잘 돼 있질 않아요.
심지어는 이전에 선배라는 사람이 저를 불러다 대놓고 말하더랍니다. 나는 널 절대 책임지지 못하고 내 앞가림이 시급하니 알아서 처신하라고..
참, 좋은 선배를 만나는 것도 너무나도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또한 저에겐 저도 모르게 헬조선 노예 마인드가 있는지.. 회사에 제 솔직한 상황과 힘듦에 대해 한번도 토로해본 적이 없거든요. 동료들에게도요.
윗사람들이 보기엔 그냥 쓸데없는 하소연이라고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씩씩하게 일을 해내려 노력했으니까요.
이제와선 후회가 됩니다. 일을 잘 굴러가게 만들지 말걸, 좀 더 강하게 고생하는 걸 어필해볼걸..
너무나도 멍청한 곰처럼 우직하게 일만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이대로 다른 곳으로 이직하면 사실상 동일 직종이라도 새로운 업무를 싸그리 배워야 하는 입장이고요.
그래서 어떻게든 버텨서 여기서 승진한 다음, 회사를 옮길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하니..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 압력에 짓눌려 떨어져 나가는 게 좋을까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것처럼요..
아니면 회사 대표급에게 직접 제 입장에 대해 강단있게 전달해 보는 게 좋을까요? (사실상 회사에서 제가 속한 팀장의 힘이 아예 없는 상황입니다)

그냥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만두고 확 놓아버리고 싶기도 한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인수인계따위 하지 않고 나와버리고 싶은 분노감(?)도 있고요.

지금의 고민은 그겁니다. 
적극적으로 내 밥줄을 잡아야 하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로 적극적으로 잡아야 하는 걸까요?
남의 돈 받고 사는 게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인 걸 충분히 머리로 알고 있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야겠지만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두 사람 몫의 일을 차질없이 진행하며 버텼던 게 열정과 노력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제 내적 반발심과 함께 허무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인생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제 상황에 대한 조언이 아니어도 좋고요.
도대체 이 세상에선 어느 정도로 이를 악물고 살아야 하는 건가요? 혹시라도 그 기준이 존재한다면, 도대체 무엇인가요?
버티다 버티다 스스로 줄을 놓아야 겠다는 확신이 드는 때는 언제였는지요?
 
분명 흔하디 흔한, 누군가에겐 별 거 아닐, 누구든 경험해보고 걸어왔을 길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제 자신을 잃었고, 더욱 더 세상을 등지며 투명해져버리고 있습니다.. 
쓰디쓴 조언이 필요합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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