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위 부족함 없이 살아온 사람입니다.
물론 부자라는 얘기는 아니구요, 적어도 내 수중에 돈이 -가 된 적은 없다는 정도...입니다.
(학자금 대출같은 것이 없었다는걸 말합니다.)
그리고 최근 아주 친해진 형이 있습니다. 둘이 같은 회사를 다녀요. 월급도 같고요.
지방 출신이라서 더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 형은, 월급이 들어오면 2/3을 집에 보냅니다. 사연은 알 수 없지만 그래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카드값, 담배값, 차량유지비, 일부 술값... 일주일 정도면 월급이 -가 됩니다.
그때부터 저에게 돈을 조금씩 빌려요. 10만원, 많게는 30만원정도.
작은 단위의 돈을 빌린 후 일주일정도 뒤에 갚는 순환이 계속됩니다.
(갚는 돈은 집에 얘기하고 받는다...라고 하더군요 자세히는 알 수 없음)
저는 이해를 못했습니다. 이 형은 담배도 하루에 1갑은 피고, 술도 엄청 좋아합니다.
근데 항상 돈이 없어서 저한테 돈을 빌려요. 친해서 빌려주긴 하는데...
제가 가진게 많아도 남 빌려주긴 껄끄럽잖아요?
형도 저에게 돈을 빌리는걸 약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하루는 술을 마시면서 얘기를 해봤어요.
돈이 부족하면, 술 담배를 줄이면서 -되는 금액을 줄여나가면 되는 것이 아니냐, 라고요.
그럴 순 없다고 하더군요.
그 형은 이때까지 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한 적이 거의 없대요.
지방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집에 거의 돈을 갖다줬대요(물론 사연을 알 순 없습니다. 사건이 있었던듯)
그게 싫어서 수도권으로 도망치듯 왔다고... 그리고 지금 버는 돈을,
최소한 자신이 하고 싶은건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돈은 -가 되어도 자신의 만족감은 가지고 싶다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는 제 입장은 만족감을 상실하는 기분?이라서,
나는 어떤 이득이 있느냐, 했더니,
나를 만난게 그 형이 받은 복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저는 부족함이 없이 자라서 부족한게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른다... 하더라고요.
이해는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속으론 이해되어도 머리속으론 이해되지 않더군요.
결국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닌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자는, 가난한 자의 마음을 결코 알 수 없을까요.
요약
1. 나는 부족함 없이 자람, 친한 형은 부족하면서 살아옴
2. 월급이 같은데 그 형은 집에 돈을 보내면서 술,담배 다하고 나한테 돈을 빌림
3. 술 담배를 줄이면 되지 않느냐? 하자 자신의 만족감을 포기하면 살 이유가 없다...고 함
4. 부족함을 모르면, 부족한 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