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눈팅만 엄청 했던 32살 남징어입니다.
우리 집 강아지 아치
2000년 1월에 우리집에 처음 왔으니까, 올해로 17살이 되는 아이예요.
힘들다고, 바쁘다고 잘 챙기지도 못하고,
늙어서 기운없는 아이 한번씩 쓰다듬어주고 출근하고,
현관문 앞에 서서 낑낑대면서 자기도 데려가라고 할때마다,
항상 무섭게 들어가라면서 매몰차게 문을 닫고 나가곤 했는데,
그래도 항상 집을 나설때 마지막 인사는 문 앞에 서있는 이 아이랑 했었고
집에 들어오면 다녀왔습니다~ 하면 처음 달려나오는 녀석도 이 녀석이었고
1주일 시름시름 앓다가
자는 듯이 월요일 새벽에,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네요.
어머니랑 동생이 챙겨서 화장장으로 가고,
출근준비하고 집을 나서려는데, 현관 문 앞에 녀석이 없는 게
왜 이렇게 슬픈걸까요
스타트업 한지 겨우 2주밖에 안되서,
너무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문득 생각나면 눈물이 쏟아지는 건 왜일까요
16년동안, 내 발치에서만 잠을 자던 녀석이었는데,
잘 못 챙겨 준것만 생각나요. 잘해준것도 많을텐데,
조금만 더 잘해줄걸, 맛있는 거 좀 더 먹게 해줄걸, 좀 더 뛰놀게 산책도 많이 다닐걸...
우리 아치, 하늘에서는 맘껏 뛰놀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나 현관문에서 안기다려도 되니까 맘 편히 먹고 놀수 있게
글 보신 분들 한번씩만 빌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