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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초장편]악마의 피 Ch.2 - 3 <부제 : 습격>
게시물ID : panic_145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3
조회수 : 7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26 09:37:31
ch.2 -습 격- no.3 

태수는 숨이 턱까지 차오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 않아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터에 가파른 산길을 
뛰어 내려가려니 다른 세사람보다 훨씬 체력이 달리는 것을 숨길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런 태수의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앞서 달리는 현일은 더욱더 페이스를 높이고 있었고 이제 네 
사람은 숫제 달리듯이 산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이제 거의 다... 왔으니까, 속도좀... 줄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형사님.. 헉헉" 

심마니인 이씨도 힘이 들었는지 앞서가는 현일에게 말했다. 

"거의 다 왔으니까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현일은 심마니의 말을 그대로 받아치면서 계속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런 현일의 말에 태수는 얼 
굴을 찡그리며 납처럼 무겁게 느껴지는 양발에 힘을 주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주저 앉아서 쉬고 
싶은 마음이였지만 심마니와는 달리 좀전에 사건현장에서 심마니 시신의 심상치 않은 상처를 
보고 온 터라 그러지도 못했다. 바로 그 순간 씩씩대며 달리다 시피 산을 타던 태수의 뒷편에서 기훈이 나자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선배님 잠깐만요!!" 

태수는 현일을 향해 소리치면서 그자리에 멈춰섰다. 현일도 다급한 태수의 목소리에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는 자신도 그자리에서 멈춰 선채 뒤를 돌아 보았다. 

"왜그래?!" 

"기훈 선배가 넘어진거 같아요..." 

태수는 숨을 고르면서 현일에게 말했다. 순간 태수의 뒷편에서 기훈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으아아아아!!!" 

그리고는 곧 이어 요란한 총성이 울려퍼졌다. 동시에 기훈이 울부짖는 듯한 비명 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다. 

"아아아아~ 이 새끼들아!!! 끄아아아아!!!" 

갑작스런 비명과 총성에 조금전 까지만 해도 태연했던 심마니 이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게 무슨 소립니까? 형사님들!! 동료분 비명 아니에요?!!" 

"태수야! 올라간다!!" 

현일은 자신도 품에서 총을 꺼내들면서 태수가 있는 쪽으로 올라오며 명령했다. 바로 그 순간 
줄기차게 들려오던 기훈의 비명 소리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그와 함께 요란한 총성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막 현일을 따라서 함께 올라가려던 태수는 갑작스런 정적속에서 멈추어 섰다. 
현일 역시 그 자리에 멈춘 채 고개를 떨구고 태수를 바라보았다. 그런 현일을 바라보며 태수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현일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며 다시금 하산길의 선두에 나섰다. 이미 기훈을 구하기엔 늦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는 태수에게 명령했다. 

"태수야, 이씨하고 꼭 붙어서 따라와라, 여기서부터는 나도 길을 대충 알거 같으니까" 

"쭉...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형사님..." 

이씨는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현일에게 설명했다. 

"알겠습니다, 태수야 알았지 사방을 주시하면서 셋이 꼭 붙어서 내려가는 거야.." 

"예, 선배님" 

태수는 자신 역시도 총을 꺼내들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 셋의 
발걸음은 조금전 보다는 확실히 속도가 줄어들었다. 급하게 내려가려고만 하다보면 서로간의 
간격이 벌어져 그만큼 더 표적이 되기 쉬워진 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서로 가까이 붙은채 어디 
서 올지 모를 짐승의 습격에 대비하면서 가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선 어느정도 속도가 느려지는 
손해는 어쩔수 없이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였다. 

심마니의 말대로 얼마 가지 않아서 곧 자동차가 다닐수 있는 넓은 산길로 빠져나올 수 있었고 
그들이 숲에서 빠져나온 곳에서 10m정도 앞에 처음 타고 왔었던 엑셀 승용차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셋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차 있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순간 사방이 하얀 빛 
으로 밝아졌다. 

"웃!"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며 태수와 현일은 총을 허공을 향해 겨냥했다. 그러나 곧 그것이 번개에 의 
한 현상이란 것을 알수 있었다. 그리곤 아니나 다를까 요란한 천둥 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현일 
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단순히 어두워진 것이라고만 생각했으나 하늘 가득히 시 
커먼 먹구름이 끼어 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그 사이 구름 사이에선 두번째 번개가 번쩍였다 

"선배님 비라도 쏟아질 모양인데요..." 

"제길.. 그러면 현장이 다 망가질텐데.." 

현일은 무심코 사무적으로 말을 꺼냈고 순간 그런 말을 꺼낸 자신에 대한 일종의 혐오감이 느껴 
졌다. 조금전 그들은 가장 가까운 동료 한사람을 숲속에 죽은 채 내버려 두고 온 것이다. 그런 
현일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거운 목소리로 태수가 물었다. 

"어느.. 현장 말입니까.. 선배님..." 

"몰라서 묻는거냐, 양쪽 다 말이야... 젠장.." 

현일은 저절로 욕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억누르며 승용차 운전석 문을 열고 좌석에 앉았다. 그 
리고는 시동을 걸기 위해 핸들 밑으로 손을 가져갔다. 

"씨발..." 

결국 욕을 내뱉으면서 현일은 양손으로 핸들을 강하게 내리쳤다. 

"왜그러세요 선배님?" 

"제길... 차 키를 기훈이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깜빡했다.." 

그 말에 태수는 어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동차에 기대섰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젖힌 
태수의 이마에 물방울이 내려와 떨어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마치 소나기처럼 굵은 빗줄기가 삽시 
간에 사방에서 내려치기 시작했다. 

"스패어 키 같은거 없으세요?" 

"없어 임마, 그렇지 않아도 정신 사나운데 그런거 까지 챙길 여유가 있겠냐?" 

"그럼 거.. 뭐냐.. 쇼트 같은거 시켜서 시동 거실줄 몰라요?" 

"내가 도둑 새끼냐 그런걸 할줄 알게?" 

둘은 열려있는 운전석 문을 경게로 마주 선채 암담한 상황을 어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때 그 
들 근처에 서서 어디선가 꺼내든 작은 손전등으로 사방을 비추어 보던 심마니 이씨가 고함을 
질렀다. 

"형사님들 저기!!" 

태수와 현일은 거의 동시에 심마니가 가리키는 쪽으로 총을 꺼내서 겨누었다. 심마니를 놀라게 
한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에는 조그마한 심마니의 손전등이 밝히고 있는 동그란 원 모양의 
불빛의 힘을 빌릴 필요도 없었다. 그들이 총을 겨누는 순간 다시 번개가 내리 치면서 산길 전체 
를 환하게 비추어준 것이다. 

그것은 사람이였다. 아니 사람들이였다. 서너명의 사람들이 산속에서 무슨짓들을 하다가 왔는지 
온통 흙투성이가 된채 수풀 속에서 기어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 그들의 형태와 입고 있는 
옷가지를 통해 사람이라고 짐작은 할수 있었으나 그들의 얼굴 생김은 도저히 인간의 그것이라고 
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괴이한 것이였다. 그것은 단순히 인상을 찡그린다고 만들어 지는 표정 
이 아니였다. 마치 귀신이라도 씌인듯 그들 모두의 얼굴은 흉칙한 모습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강하게 내리치는 번개 불빛으로 드리워진 음영은 그 얼굴을 더욱 그로데스크하게 만들었다. 

"저 사람들이 범인일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태수의 질문에 답하며 현일은 여전히 총을 겨눈채 소리쳤다. 

"거기 다들, 그자리에 멈춰요! 안그러면 공격 의사를 가진걸로 알고 발포하겠습니다!!" 

"그래요! 우린 경찰이니까 안심하고 그자리에 멈춰요!!" 

태수 역시 현일을 거들며 총을 겨누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외침은 전혀 들리지 않는듯 그들은 
마치 돼지들이 내지르는 듯한 듣기 거북한 신음을 내지르며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두 그룹 사 
이의 거리를 좁혀 들어왔다. 

"이게 마지막 경고입니다. 더 다가오면 정말 발포할 겁니다!" 

현일은 리볼버의 공이를 당기며 큰소리로 소리쳤다. 어느새 그들 쪽으로 다가온 심마니 이씨는 
손전등으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비추며 살펴보더니 갑자기 안심이 된듯한 목 
소리로 둘에게 말했다. 

"안심하세요.. 다들 왜저렇게 화가 난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입니다" 

"아는 사람이라구요?" 

심마니의 말에 현일은 놀라며 여전히 총은 그들에게 겨눈 상태에서 심마니 쪽을 보았다. 

"예, 저 두사람은 마을에 사는 분들이에요, 종종 봤던 사람들이라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저 사람들이 범인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태수는 계속해서 다가오고 있는 사람들을 주시하며 말했다. 

"범인이라뇨? 무슨 소리 하시는 겁니까, 제 동료를 죽인건 산짐승이에요 아마 저 사람들도 무슨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산속에서 그 동물에게 쫓겨 다니느라 저렇게들 예민해진 걸겝니다. 이봐요 
침착들 하세요 저 모르겠습니까, 약초 캐러 다니는 이씨 기억 안나세요?" 

심마니 이씨는 어느새 손전등으로 자기 얼굴을 비춰 보이며 그들 쪽으로 성큼 걸어갔다. 

"위험해요, 우리랑 붙어 있어요!!" 

현일이 놀라며 소리치자 이씨는 고개를 돌리며 웃어보였다. 

"왜들 그러시는 겁니까 다들? 이분들 다 좋은 사람들 이에요." 

바로 그순간이였다. 거의 팔을 뻗치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진 마을 주민이라던 사람들이 갑자기 
심마니 쪽으로 몸을 날려 덤벼들었다. 

"으악!!" 

심마니 이씨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자리에 주저 앉으며 손전등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는 
산에서 기어나온 사람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심마니의 목과 팔등을 붙잡고는 물어뜯기 시작했다. 

"아아악!! 뭐하는 거야!!! 살려줘!!" 

극심한 공포와 고통에 떨며 심마니는 비명을 질러댔다. 

"이런 젠장!! 태수야 이리와!!" 

현일은 공격을 당하고 있는 심마니에게로 달려들며 소리쳤다. 총을 겨냥한채 벌벌 떨며 눈앞의 
황당한 광경을 보고만 있던 태수도 그제서야 달려들어 심마니를 물어뜯고 있는 사람들을 떼어내 
기 시작했다. 

"퍽!" 

태수가 심마니의 왼쪽 목을 물어뜯고 있는 남자의 얼굴에다가 리볼버의 손잡이로 한방을 먹이자 
그 반동으로 남자의 얼굴이 젖혀지며 뒤로 튕겨져 나갔다. 그사이 현일도 심마니의 오른팔을 휘 
어잡고 얼굴을 가져다 댄채 손목을 물어뜯어 대는 남자의 목을 뒤에서 감아 쥐고는 유도 기술로 
업어쳐버렸다. 그러나 그들에 의해 잠시 물러났던 두 사람은 금새 달려들어 다시 심마니의 몸을 
물어댔다. 

"떨어져 이 미친 새끼야!!" 

이번엔 발로 아까의 남자를 태수가 가격하자 다시 고개가 젖혀졌던 남자는 서서히 일어나더니 
태수쪽으로 달려들었다. 잽싸게 옆으로 굴러 피한 태수는 다시 이어질 공격에 대비하며 몸의 
균형을 잡았다. 목표를 잃고 허공에 헛손질을 해대며 휘청대던 남자도 잽싸게 방향을 틀더니 태 
수가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태수를 발견하고는 곧장 몸을 날리며 달려들었 
다. 괴성을 지르며 크게 벌려진 남자의 입 언저리에 가득히 묻은 피를 보면서 태수는 잽싸게 상 
체를 낮추며 달려드는 남자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푹!' 

한때 복싱을 했었던 태수의 펀치가 정확히 상대의 목덜미에 적중했다. 달려드는 상대의 힘까지 
더해진 카운터였기에 자칫 잘못하면 상대의 목숨까지 위험할 정도의 펀치였다. 태수는 자신의 
주먹까지 얼얼해 짐을 느끼며 뒤로 물러섰고 혹시나 상대가 진짜로 죽은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순간적으로 했다. 그런 그의 걱정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펀치의 충격을 받은 남자의 목이 이상하 
게 휘어진 모습이 보였다. 분명 목뼈가 부러진 것임에 분명했다. 

"이런..." 

태수는 당황하며 상대를 보았다. 아무리 방어를 위한 것이라지만 주먹질로 상대를 죽여버린것 
분명 과실이였다. 어쩌면 나중에라도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위험을 각오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 
러나 그런 태수의 걱정은 전혀 필요없는 것이였다. 목뼈가 부러져 힘을 잃고 고개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상태로 남자의 몸이 태수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까와는 확연하게 다른것을 
느낄수 있을 만큼 느린 동작이였지만 남자의 몸은 천천히 태수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말도 안돼.. 저정도면 죽었을텐데.." 

바로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태수를 덮쳤다. 갑작스런 힘에 그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태수는 고 
꾸라졌고 수간 귓가에서 들려오는 기이한 신음소리에 또다른 무리가 자신을 공격해 온것임을 
알수 있었다. 그리고 뒤에 달라붙은 상대가 자신의 목을 물어뜯으려 하고 있다는 것을 태수는 본 
능적으로 눈치챘다, 이제 더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었기에 태수는 한손을 펴서 자신의 귀를 막은 
채 다른쪽 손에 들린 권총을 자신의 얼굴옆에 바짝 붙어 있는 상대의 입에다 쑤셔 넣었다. 

"탕!!" 

강력한 충격과 화약냄새가 풍기며 조금전까지 강력한 힘으로 뒤에서 태수를 부여잡고 있던 상대 
의 무게가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태수는 몸을 다시 굴리듯이 옆으로 이동하며 상대를 보았다. 
나이가 꽤 있어보이는 여자는 얼굴 아래쪽이 완전히 부숴진 채로 바닥에 엎어져 더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으..." 

태수는 자신이 쏜 것임에도 그 끔찍한 광경에 욕지기가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조금전까지 자신과 육탄전을 벌이다 목뼈가 부러졌던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데다가 비까지 쏟아지고 있었지만 어렴풋이 앞에서 남자가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고개는 완전히 돌아가 뒤로 넘어간 상태에서 남자는 천천히 태수 
가 있는 곳을 찾으려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시선과 걷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탓에 제대로 
걷기도 힘든듯 보였다. 어찌보면 우스꽝 스럽기까지 한 그 모습을 모습에 당분간 위험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된 태수는 현일이 있는 곳을 보았다. 순간 커다란 총성과 함께 번쩍하며 불꽃이 
튀었다. 

태수가 두명의 미치광이들과 싸우고 있는 사이 나머지 둘은 현일 쪽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현일 
역시 한동안은 몸에 익힌 무술로 상대를 제압해 보려 했으나 거의 초인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힘 
을 발휘하며 달려드는 두 남자는 계속되는 가격에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심지어 
보통 사람이라면 한동안 숨도 못쉴 정도의 공격을 명치에 가했음에도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계속해서 달려들었고 결국 현일도 총을 꺼내들어 둘중 한사람의 허벅지 근처에 조준 사격을 
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허벅지에 정통으로 총을 맞고도 남자는 계속해서 현일을 
공격하려 달려들고 있었다. 그에 당황한 현일은 이번엔 상대의 아랫배에 다시 한발을 더 쐈다. 
그러나 잠시 머뭇거렸을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남자는 양팔을 벌리고 현일을 덮쳐왔다. 

"으아!" 

현일은 총을 양손으로 단단히 쥐고는 고함을 지르며 다시한번 코앞까지 달려든 남자의 얼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순간 남자의 얼굴이 파편을 튀기며 뒤로 젖혀졌고 마치 태엽이 다 풀린 인형처럼 그 자리에서 갑 
자기 멈추어 선채 주저 앉아 버렸다. 어찌 된 일인지 이 사람들은 그어떤 공격에도 통증이나 정 
상적인 감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고 게다가 계속해서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격해 물어뜯고 그 
살과 피를 맛보려 하고 있었다. 현일은 이 공포스럽고 믿을수 없는 상황에 반쯤 넋이 나간채 자 
기 앞에 얼굴이 부숴진채 쓰러져 있는 남자만을 바라보았다. 그순간 거의 한치앞도 분간하기 어 
려울 정도로 바뀌어진 숲의 어둠속에서 또다른 남자가 튀어나오며 현일 쪽으로 달려들었다. 현일 
이 미처 총을 겨누기도 전에 남자는 현일을 바닥에 뉘어 버렸고 현일의 양 어깨를 꽉 누른 상태 
로 자신의 입을 크게 벌려 현일의 목덜미 근처로 가져갔다. 

"으으...." 

현일은 안간힘을 스며 상대의 머리를 잡고선 떼어내려고 했으나 도저히 인간의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힘에 버티고 있는 것 만으로도 온힘을 다 쏟아야만 했다. 

'탕!' 

또다시 이어진 총성과 함께 현일을 내리 찍고 있던 남자의 힘이 풀어지면서 옆으로 고꾸라 졌다. 
현일은 남자의 몸을 밀쳐버리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총성이 난 쪽을 보자 비와 흙으로 
엉망이 된 태수가 여전히 총을 겨누어 든채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괜찮으세요?" 

"그래... 제기럴 정말 죽는줄 알았다." 

팔꿈치로 바닥을 디디며 일어서는 현일을 보며 태수가 물었다. 

"심마니는요?" 

"죽었어, 놈들에게 사지를 뜯겼으니.. 저기 어딘가 누워있을거다." 

"대체 이 사람들 어떻게 된거죠? 왠만해선 쓰러지지도 않아요.." 

"마약을 한걸지도 모르지 그러면 통증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렇 
다고 이렇게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뀔 이유는 없을텐데, 게다가 이런 조그만한 시골 마을에 그런 
지독한 마약이 돌 이유도 없고.. 이건 마치 악마에게 혼을 빼앗긴 거 같다." 

"그말 그대로네요, 사람이라기 보다는 악마 사촌뻘 돼보이는데요 생긴거나 하는거나..." 

태수는 거친숨을 내쉬면서 리볼버의 실린더를 빼내어 빈 탄피를 꺼내고는 주머니에서 꺼낸 실탄 
을 재장전 했다. 현일도 일어서서 몸 여기저기를 살펴 보고는 자기 총에도 장전을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범인은 잡은거 같죠?" 

"아직 모를 일이야, 미쳐 날뛰는게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라는 확신을 할수는 없으니까" 

"이런 사람들이 더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걸요?" 

"나도 그래, 하여간 마을로 가서 연락을 취해야 겠다..." 

"그래요 우선은 이곳을 빠져나가요 선배.." 

현일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승용차쪽으로 가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트렁크 안에는 비상시를 대비 
해 가지고 다니는 이런저런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현일은 한동안 트렁크를 뒤지며 이거저거 집 
어 들더니 태수에게 건네주었다. 

"자 여기 손전등 하나 받고.. 이것두.." 

태수는 권총집에 총을 다시 집어 넣고는 현일에게 손전등과 알루미늄 배트를 받아 들었다. 현일 
역시 손전등 하나를 집어들고 스위치를 켜서 확인을 해보더니 그걸로 트렁크 안쪽을 비추며 시트 
를 들추어 내기 시작했다. 

"뭐 찾으세요 선배?" 

트렁크 바닥 시트를 들추어선 현일이 꺼내 든것은 두개의 상자였다. 

"지난번에 성칠이파 급습했을때 찾은건데 몰래 꼬불쳐 뒀던게 쓸모가 있게 생겼다..." 

그것은 밀수입된 수제 자동권총과 탄약 상자였다. 

"선배 저한테 이런거 있었다는 얘기 없으셨잖아요?" 

"이런거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는 바보가 어디있냐 짜식아.. 이건 내가 가지고 다닐테니까 넌 
배트나 잘챙겨 알았지?" 

"그런데 그거 작동은 되는 거에요?" 

"시험 사격까지 다 해봤어.. 조준이 엉망이라서 그렇지 총알은 잘나가더라.." 

"불량경찰이야.. 불량경찰..." 

"조용히 하고 손전등이나 잘 비춰, 이길따라서 쭉 가면 덕천리라고 나오니까 거기에서 서에 연락 
해가지고 지원병력 보내달라고 하고 차도 하나 구해보자." 

차안에서 꺼낸 무기들로 무장을 한 두 사람은 긴장한채 손전등으로 어두운 빗길을 비추며 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출처 : 붉은 무당 벽돌집  작가 : cl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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