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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초장편]악마의 피 Ch.2 - 4 <부제 : 습격>
게시물ID : panic_145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4
조회수 : 89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4/26 09:38:32
ch.2 -습 격- no.4 


안방에서 밖으로 통하는 출구는 두군데 뿐이였다 하나는 거실 마루와 바로 접해있는 합판으로 만 
들어진 문이였고 다른 하나는 집밖으로 나있는 높이 1m정도의 창문이였다. 거실로 들어닥친 기괴 
한 모습의 사람들을 확인하자 마자 희경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쓰며 방문을 닫고선 잠궈버렸다 
그리고는 그사이 창을 통해 밖으로 나갈 생각으로 창문을 열어보았다. 

"아..." 

희경은 창문을 열어보고는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불투명 유리와 방음창을 열고 난 바깥 
쪽에 쇠로 만들어진 방범창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일자형이 아닌 격자구조의 장식창인 
탓에 사이로 빠져나갈만한 틈새도 없었다. 무심코 들어왔던 안방이 어느새 그들을 가두어 버린 
함정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떡하지 언니.." 

희경은 창문 앞에 주저 앉으며 물었다. 

"일단은 조용히 하자.. 어쩌면 그냥 돌아갈지도 몰라..." 

다친 손목을 수건으로 꼭 누르면서 진경은 아직 떨림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 희경 
은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살며시 주저앉았던 몸을 일으켜 창밖을 내다 보았다. 집밖에 켜놓은 
방범등 덕분에 집앞 마당의 상황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집을 습격한 사람은 아까 거실 
안에 있던 것이 전부였는지 마당에는 아무런 인적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다만 문넘어 거실 쪽에 
서는 사람들의 걸음소리와 함께 기분나쁜 신음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저들이 우리를 찾지 못할까.. 이렇게 뻔하게 보이는 문을 열어보지 않고 그냥 넘어갈리는 없을 
텐데..'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희경은 창의 모서리에 바짝 얼굴을 붙여서 간신히 보이는 집의 현관쪽을 
내다 보았다. 그러자 거기에 한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현관문과 거의 진선상에 붙은 
창이라서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가로 누워 있는 사람의 몸을 조금 볼수는 있었다. 진경은 
곧 거기에 누워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수 있었다. 간신히 보이는 상체의 목부분에 박힌 식칼이 
열려있는 현관문을 통해 비춰지는 빛을 반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분명 아까 부엌 창문을 
통해 언니를 습격했던 공장직원이였다. 순간 희경은 다시 몸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상 
대가 먼저 공격을 한데다가 거의 동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미쳐있는 상태의 정당방위였다고는 
하지만 희경이 찌른 칼때문에 그 사람은 죽어서 나자빠져 있는 것이였다. 그제서야 희경은 자신 
의 손에 가득 묻어 있는 피를 볼수 있었다. 물론 상당량은 다친 언니의 손목을 살펴보다 묻은 
것이지만 그중에는 아까 부엌에서 칼을 그 남자의 목에 찔러넣었을때 튄 것이기도 하였다. 

'내가 죽인건가.. 사람을 이손으로...' 

믿기지 않는 현실에 희경은 거의 패닉상태에 빠질듯 했다. 숨이 가빠지고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 
면서 빙빙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안돼.. 지금 이 상황에서 정신을 놓았다가는 언니나 나나 둘다 죽는거야..' 

심호흡을 하면서 정신을 가다듬으려 애쓰며 희경은 속으로 자신에게 최면을 걸듯이 계속 정신을 
부여잡아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는 사이 희경의 심상치 않은 상태를 파악한 언니가 희경 
이 있는 쪽으로 다가와서는 그녀의 어깨에 다치지 않은 왼팔을 두르며 다독여 주었다. 

"괜찮을거야.. 아마도 그냥 둘러보다가 포기하고 돌아갈거야..."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무엇인가가 안방문에 세차게 부딫히는 소리가 났다. 

"흡!!" 

희경과 진경은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비명을 막으려 입을 앙 다물었다. 

'끄으으윽...' 

정체불명의 습격자들이 만들어내는 괴이한 비명소리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 잠겨있는 안방문을 발견하고는 그 앞에 모여들고 있는 것이였다. 희경은 언니를 꼭 감싸 
안으면서 숨을 죽였다. 진경 역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쿵!' 

다시한번 문을 세차게 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안방문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두 자 
매의 시선은 이제 안방문에 완전히 고정된채 뚫어져라 문고리만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둘의 시선 
끝의 문에서는 이제 아무런 소리나 반응도 보이지 않은채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퍽! 콰지직!!!' 

정적을 깨면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안방문 정중앙이 부서져 나가면서 사람의 손인듯한 것이 쑥 
들어왔다. 

"꺄아악!!" 

여지껏 참아왔던 비명을 내지르면서 두 자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이 안방도 더이상 안전 
할수 없었다. 희경은 무언가 무기가 될만한 것이 없을까 안방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런 그녀 
의 눈에 안방 한쪽에 놓여진 목재 옷장이 보였다. 

"언니! 이것좀 도와줘!!" 

둘은 힘을 합쳐 옷장을 밀어서 안방문 쪽에다 가져다 붙였다. 그러는 와중에도 문은 계속해서 습 
격자들의 주먹질과 발길질에 조금씩 부숴져 나가고 있었다. 

'꾸에에엑!!!' 

부숴진 문의 구멍을 통해서 그들의 알수 없는 괴성이 더욱 선명하게 전해졌다. 옷장을 문쪽으로 
최대한 밀어 붙이면서 희경은 뚫려진 틈으로 그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진흙과 
오물로 심하게 더러워지긴 했지만 그들의 옷차림은 평범한 것이였다. 하지만 문틈으로 안을 들여 
다 보려는듯 들이밀고 있는 얼굴의 모습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였다. 마치 사람과 동물의 모습 
을 섞어 놓은듯한 느낌이 드는 괴이한 얼굴은 단지 보는 것 만으로도 공포를 자아냈다. 

"이것도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거야.." 

손목으로 부터 통증이 전해지는지 다시 가슴쪽으로 팔을 당겨잡으며 진경이 말했다. 희경 역시 
순식간에 부숴져 나가고 있는 방문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는 안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들어다 문앞에 쌓아댔다. 언니 혼자 사는 집의 물건이래봤자 얼마 되지 않는데다가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이불장은 도저히 여자 둘의 힘으로 문쪽에 가져다 댈수는 없어보였다. 

희경은 더이상 쌓을 물건이 없자 언니와 함께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방문에서 멀찍히 떨어진 
창문쪽으로 향했다. 이제 저 바리케이트가 다 부숴 질때까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다면 저 괴물 
같은 사람들과 정면으로 맡부닥쳐야만 하는 것이다. 

"아앗!" 

순간 희경은 머리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면서 고개가 뒤로 젖혀 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균 
형을 잃은채 벌러덩 뒤로 나자빠졌다. 그들이 모르는 사이 열려져있는 창문쪽으로 다가온 습격자 
일행중 하나가 방법창 틈으로 손을 내밀어 희경의 긴 머리채를 휘어잡은 것이였다. 

"언니! 꺄아악!!" 

"희경아!!" 

강한 힘으로 당겨대는 바람에 희경의 머리는 방법창에 부딫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두개골이 
부숴지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의 통증과 함께 말그대로 눈앞에 별이 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희경은 창가에 손을 딛고선 머리를 잡아빼려 힘을 줬다. 그러나 힘을 주면 줄수록 통증만 더 심 
해질뿐 상대의 손아귀에 단단히 걸린 머리카락은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아아아..." 

머리에서 전해지는 통증으로 신음을 내지르며 희경은 젖혀진 머리 때문에 사선으로 천정을 바라 
보고만 있는 시선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는 상대를 보았다. 역시나 아까 보았던 
자들처럼 흉하게 일그러진 습격자의 입가에는 붉은 핏자국이 선명했고 커다랗게 벌려져 있는 입 
에서는 괴성과 함께 피비린내가 강하게 풍겨왔다. 

"희경아 조금만 버텨!!" 

진경은 어느샌가 문앞에 쌓여있던 화장대 서랍에서 꺼내온 가위로 희경의 머리카락을 자르면 소 
리쳤다. 창밖의 습격자는 희경의 머리를 잡고 있지 않은 반대쪽 팔 역시 창사이로 밀어넣어 그런 
진경을 저지하려 하였으나 진경은 요리조리 그 팔을 피하면서 한웅큼씩 희경의 머리를 썩둑썩둑 
잘라대기 시작했다. 

'턱!' 

어느샌가 거의 잘라진 희경의 머리카락은 끊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습격자의 손에서부터 자 
유로워 졌다. 그제서야 희경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낮게 신음했다. 머리에서는 마치 불로 지진 
듯 화끈화끈한 통증이 계속해서 간격을 두고 전해져 왔다. 머리를 눌렀던 손을 떼서 보니 뽑혀진 
머리카락 뭉텅이와 함께 피가 묻어 나왔다. 

"괜찮아 희경아.." 

"그런거 같아..." 

희경은 창문에서 떨어져 앉으며 말했다. 바로 그때 방문 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바리케이 
트 삼아 쌓아놓았던 물건들이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부숴진 문을 통해 놈들이 밀고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조심해 희경아.." 

진경은 아까 희경의 머리를 자르던 가위를 단단히 부여 잡으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본 희경도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주먹을 꼭쥐며 싸울듯한 포즈를 취해보였다. 저들에게 무슨 꼴을 당할지는 
몰라도 결코 쉽게 굴하지는 않으리라는 의지를 내보이려는 듯. 바로 그때였다. 

"탕! 탕!" 

"퍽! 콰당!!"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총성인듯한 폭음이 들려왔던 것이다. 그리고는 습격자들 특유의 
괴성이 점점더 커지면서 싸움이 벌어진 듯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도 잠시 얼마 가지 
않아서 밖에서 들려 오던 소음들은 줄어들었고 어느새 완전히 조용해지면서 갑작스레 이상할 정 
도의 고요가 찾아왔다. 

갑작스런 정적은 두 자매에게 이 모든 상황이 꿈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진경과 희경은 잠시 머뭇 거리다 반쯤 무너져 있는 바리케이트를 통해 바깥을 살펴볼 요량으로 
안방문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갑자기 쌓여진 물건들이 다시 무너져 내리면서 사람 
한명이 드나들 정도의 구멍이 생겼다. 그리고는 그곳을 통해 누군가가 안방으로 들어왔다. 

"괜찮으세요?" 

괴이한 신음이 아닌 정상적인 사람의 목소리에 자매는 안심하면서 그만 그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 
다. 어느새 방안으로 들어온 비에 흠뻑 젖어있는 두명의 남자는 그런 둘의 모습을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누.. 누구세요.." 

간신히 입밖으로 나온 희경의 질문에 핏자국이 여기저기 묻어있는 알루미늄 배트를 들고 있는 
남자가 대답했다.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출처 : 붉은 무당 벽돌집  작가 : cl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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