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잠깐 연애하던 시절에 그녀에게서 은은히 풍겨오던 섬유유연제 향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당시 제가 쓰던 유연제 향을 그녀가 그렇게도 좋아해 주었는데
자취하는 남자인데 옷에서 항상 좋은 향기가 난다며 주변 몇몇 사람들에게 매력있는 남자라고 얘기 듣기도 했었고
그러다 어느날 이별을 겪고나서 남는건 약간의 추억과 향기에 대한 기억밖에 없네요.
제가 향에 집착하기 시작한것도 아마 그때쯤부터인 것 같아요.
그녀를 잊지 못해서 드러그스토어 가서 섬유유연제 하나하나 다 시향해가면서
그녀가 쓰던 섬유유연제를 찾아내서 잠깐 써보기도 했다가 크게 후회도 하고
제 옷에서 원래 항상 나던 그녀가 좋아해주던 향도 바꿔버리고 싶어서 새로운 유연제를 샀다가
다 맘에 안들어서 집에 세탁기 옆엔 쓰다만 유연제만 벌써 3통이나 있고..
그렇게 향에 대해 두세달 방황을 하다가 어느날 오유 패게에서 향수에 대한 글을 읽고 입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내 몸에서 나고자 하는 향은 뭘까 고민도 많이 하고 조사도 하다가 백화점등에 가서 시향도 조금씩 해보고
결국 몇개 샀어요.
첨엔 데메테르 세탁물향만 사려고 갔다가 없어서 코튼블루 샀는데 이래저래 돌아다니다보니 클린 웜코튼까지 충동구매...
아직 향수 뿌리는 법도 잘 몰라서 일단 뿌리면 저한테는 향이 확 강하게 느껴지다가
점점 코가 마비되서 더이상 저는 제 향을 그다지 느끼질 못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은은하게 좋게 풍기려면 얼만큼 어떻게 뿌려야하는지 그런것도 아직 감이 서질 않고..
향이라는게 한종류만 항상 뿌리고 다니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제 향을 각인시켜서 그 향만 나면 제 생각이 나도록 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게 좋을지
마음에 드는 향수들 여러개 모으면서 그때그때 기분이나 상황, 계절에 따라 향수를 계속 바꿔주는게 좋을지
아직 모르는게 투성이네요!!!
향수 어렵지만 재밌는 것 같아요!! 좋은 향기 맡으면 기분도 좋아지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