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최종화 : 장생' 을 마지막으로 사막화가 완결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사막화는 아마추어 시절에 2번에 걸친 리메이크가 있었는데, 저는 첫번째 리메이크부터 만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독자로서 사막화가 이렇게 끝나니 시원섭섭하다는 감상이 먼저 들더군요.
사막화는 전체적으로 탄탄한 세계관, 등장인물의 뚜렷한 캐릭터, 완성된 스토리를 가지고있다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작품의 완성도로서는 합격점에 들지 않을까.. 다시말해 사막화를 보다가 '어라? 이게 왜 이래?' 같은 의문이 든 적은 없었다는 거죠.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는 맥락이 같은것 같으면서도 또한 별개의 문제. 드래곤볼을 생각하면 쉽겠네요. 셀전에서 셀 대가리가 날아가놓고도 멀쩡하게 부활했다가 -> 후반부에는 머리에 핵이 있어서 가루로 분해되어도 살아남았다는 설정붕괴가 있었지만 드래곤볼은 만화계 역사에 남을 정도로 초대박히트작품이었던 것처럼, 치밀한 플룻을 짜놓고도 아무런 감흥없이 지나가는 만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만화가는 자신의 창작욕구를 그림으로서 배출하는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커다란 세계관을 걸림돌 없이 풀어나가는 작가의 준비성은 칭찬할만 하지만, 그런 이야기라 할지라도 독자에게 흥미를 주지 못한다면 레진이라는 회사 입장에서는 안고가야할 짐이 될 수밖에 없겠죠.
수익이 나질 않으니 장기연재가 부담이 되었고, 결국 80화에서 연재를 끊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서두르게 마무리하느라 최종화에선 완성도 면에서도 '어라? 이게 왜이래?' 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흠집이 생겨버리더군요. 제가 보기엔 90~100화정도.. 어쩌면 그보다 더 가야 안정적으로 마무리가 될 것 같았는데 ㅠ
사막화를 오랫동안 봐왔던 팬이지만.. 마지막까지 보고 내린 결론은 '사막화는 좋은 작품이 아니다' 입니다.
말리와 인간이라는 대립구도적 세계관과 이를 막힘없이 풀어나가는 스토리는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무난했고, 그렇게 나온 결과값이 너무 방대했던 반면 인기가 따라오지 못해 마지막까지 끌고갈 뒷심이 부족했으니까요.
하지만 작품의 평가와는 별개로 늑대작가님이 만들어낸 세계관은 매력적인지라 그것만은 높게 쳐주고 싶네요.
언젠가 더 나은 후속작으로 만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