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피콩이란?
커피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인 '커피 체리'의 씨앗입니다.
흔히들 '콩' 이라고 하고, 영어권에서도 커피 '빈' 이라고 하며 일본에서도 코-히- '마메' 라고 부르는 등
언어를 막론하고 콩이라 불리지만 원래는 씨앗입니다. 콩이라는 표현은 그냥 관례적인 표현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체리를 수확해 골라낸 씨앗을 커피의 생두라고 합니다.
생두 중에서 병들었거나 모양이 불량한 등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 들을 결점두라고 하는데,
이러한 결점두를 손수 손으로 골라내는 작업을 핸드 픽(Hand Pick) 이라고 합니다.
생두에 대해서는 깊게 파고 들자면 생두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다룬 10만원 대의 하드커버 서적이 있을 정도로 한 없이 깊어지니,
우선 이 정도의 기본 상식만 알고 계셔도 충분하실겁니다.
2. 로부스타? 아라비카?
커피 나무라고 해서 한 종류의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척이나 다양한 종류의 커피 나무들이 존재하며,
이 다양한 커피 나무들을 나누는 가장 큰 분류가 '로부스타' 종과 '아라비카' 종 입니다.
아라비카가 더 고급 품종이고,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품질면에서 부족한 품종으로 취급됩니다.
일반적으로 블랜딩 하지 않고 판매하는 단일 품종의 원두들은 모두 아라비카라고 보시면 됩니다.
3. 로스팅
커피콩은 생두인 채로 먹을 수는 없습니다.
로스팅이라고 하여 커피콩을 볶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로스팅은 볶는 정도에 따라 그 볶음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가 존재하는데,
약하게 볶은 것 부터 강하게 볶은 순서대로
그린빈 - 라이트 로스팅 - 시나몬 로스팅 - 미디움 로스팅 - 하이 로스팅 - 시티 로스팅 - 풀 시티 로스팅 - 프렌치 로스팅 - 이탈리안 로스팅
순서입니다.
로스팅의 다른 말로는 한자어로 '배전' 이라고도 하며,
볶는 정도를 약배전 - 중배전 - 강배전 으로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린빈은 생두 상태, 라이트 로스팅~하이 로스팅 정도를 약배전, 시티 로스팅~풀 시티 로스팅을 중배전,
프렌치 로스팅과 이탈리안 로스팅을 강배전이라고 분류합니다.
로스팅의 정도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른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각 원두 종류나 추출 방법에 따라 적합한 로스팅 정도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편입니다.
로스팅한 원두는 아무리 잘 밀폐시켜 두었더라도 최대 2주 정도가 지나면 본래의 향미를 잃고 산패되지만,
그렇다고 로스팅한 직후에도 아직 탄산가스가 덜 방출된 상태이므로 이틀~일주일 정도를 공기가 배출되는 곳에서 숙성 시키는게 일반적입니다.
숙성 시키는 기간은 개인의 취향에 따르는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이틀 정도를 적정 기간으로 둡니다.
4. 그럼 인스턴트 커피는 뭐야?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흔히 접하는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일텐데요,
인스턴트 커피는 커피를 갈아서 추출해낸 원액에서 수분을 증발시켜 고형화 시킨 것입니다.
이때 추출 과정에서 생산의 경제성 때문에 과추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추출은 커피의 향미를 감소시키는 텁텁한 성분까지 추출하게 되므로 맛이 떨어지게 됩니다.
수분을 건조시키는데에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열풍과 고압을 이용해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법, 다른 하나는 진공에서 동결건조하여 수분을 승화시키는 방법입니다.
당연히 동결건조 방식이 향미의 손실이 적어 더 좋은 맛을 내며
우리나라의 인스턴트 커피가 바로 이 동결건조 방식으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인스턴트 커피가 인정받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5. 원두 분쇄
맛있게 볶아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형태로 추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알맞은 크기로 분쇄해야 합니다.
커피콩을 분쇄하는 기구는 크게 '전동 글라인더'와 '핸드밀' 두 종류가 존재합니다.
커피 분쇄는 추출 방법에 따라서 적절한 분쇄도(커피를 얼마나 잘게 갈았는가의 정도)가 다릅니다.
또한 분쇄에서 중요한건 분쇄도가 얼마나 고르냐 - 즉, 분쇄된 알갱이의 크기가 얼마나 균일한가 하는 점입니다.
분쇄도가 고를 수록(알갱이 크기가 균일할 수록) 좋은 맛을 내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핸드밀은 평균적으로 글라인더보다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지만,
콩을 으깨어 분쇄하는 방식이므로 분쇄도가 글라인더에 비해 균일하지 못한 단점이 있으며
미분 이라고 부르는 먼지같은 고운 입자가 발생하는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반면 글라인더는 핸드밀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고, 비교적 분쇄도가 고르고 미분이 덜 발생하는 장점이 있으나
분쇄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여 향미가 손실되는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또한, 쓸만한 글라인더를 구매하려면 기십만원 대의 돈이 들어가는 것에 비하여
핸드밀은 20만원대 중후반이면 몹시 만족스러운 성능의 고급 핸드밀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돈을 왕창 투자해서 최고급품으로만 구비할게 아니라면 집에서 사용하기에는 핸드밀이 적합하다 하겠습니다.
덧붙여 원두는 갈아낸 직후부터 급속하게 향미를 잃고 산패되므로,
반드시 추출하기 직전에 추출할 분량 만큼만 갈아내야 합니다.
6. 커피 추출 방법
커피를 음료의 형태로 추출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식은 터키쉬 커피 라고 하는, 이름 그대로 터키에서 생겨난 추출 방법입니다.
분쇄한 커피를 아예 물 속에 넣고 끓이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이 터키쉬 커피를 좀 더 빠르고 간편하게 즐기기 위해 고안된 추출법이 바로 에스프레소 커피 입니다.
이탈리아에서 기원했고, 고온 고압에서 빠르게 추출되므로 무척 진한 맛을 띄며 크레마 라는 특유의 커피 거품을 갖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카포트를 이용하거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해 추출하며,
카페라떼, 카푸치노, 마끼야또 등 다양한 시럽이나 우유, 우유 거품 등을 첨가해 만드는 바리에이션 커피들도 바로 이 에스프레소 커피를 이용해 만들어 집니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하는 오해 중 하나가, 에스프레소 추출은 바리스타의 실력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실은 미리 예열은 하는지, 포터 필터에 분쇄한 원두를 넣은 뒤 탬퍼라는 넙적한 걸로 원두를 한번 다져주는 탬핑 과정에서 원두가 균일한 압력으로 눌려졌는지, 또 적절한 세기의 압력으로 눌려 졌는지, 추출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지,
하다 못해 머신이 정확히 수평으로 놓여 물이 나오는 양에 차이는 없는지 등 수 많은 요소가 맛을 좌우합니다.
핸드 드립은 최근들어 우리 나라에서도 일본의 영향을 받고 커피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추출 방식입니다.
페이퍼 필터나 융 드리퍼 등의 거름망 위에 갈아낸 원두를 담고, 그 밑에 서버라고 하는 플라스크를 놓은 뒤
천천히 물을 부어 원두와 필터를 통과한 물이 서버에 고이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풍부한 향미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식이라고들 합니다.
프렌치 프레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럽 가정에서 널리 이용하는 추출 방법입니다.
원두를 물에 넣어 우려낸 뒤, 기구 자체에 달린 필터로 원두를 걸러내어 추출된 물만 따라 담는 방식입니다.
사이펀 이라고 하는 진공식 커피 포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고로 사이펀은 현지 영어가 아닌 저글리쉬 이지만,
일본에서 커피 문화의 대부분을 영향 받은 우리 나라에서도 사이펀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매니악한 커피 매니아가 아니라면 그다지 찾아보기가 흔한 추출 방법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근 몇년 사이에 우리 나라에서도 유행이 번지고 있는 더치 커피입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더치 커피 역시 저글리쉬라고 합니다[......]
현지 영어에서는 워터 드립(Water Drip), 혹은 콜드 브류 커피(Cold Brew Coffee) 라고 부릅니다.
전용 기구에서 갈아낸 커피를 담고 그 위에 물을 담아 링거 맞는 마냥 물이 몇방울씩 천천히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원액 한병을 추출하는데 6시간에서 길게는 반나절까지 시간이 걸리는 추출 방식입니다.
특이하게도 찬물을 이용해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추출하므로 카페인이 가장 적게 추출되는 방식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흔히 추출된 원액은 밀폐병에 담아 하루 이틀 정도 냉장 숙성했다가, 물에 희석하여 차갑게 마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7. 원두의 종류
우선 커피 나무는 고지대에서 다른 나무를 그늘 삼아 자라고, 적절한 기후 조건이 필요한 등의 조건이 있어
재배하기 위한 지역이 제한적입니다.
일반적으로 북위 25도에서 남위 25도 사이의 지역이 재배 가능 지역이라고 하며,
이를 커피 벨트(Coffee Belt), 혹은 커피 존(Coffee Zone), 빈 벨트(Bean Belt) 등으로 부릅니다.
커피의 등급을 매기는 방식은 각 생산 국가별로 별도로 책정되어 있으나,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대개 "커피 콩의 크기", "커피 나무 재배지의 고도", "생두 단위 갯수 당 결점두의 개수"
위 세 가지 중 하나를 따지거나, 혹은 하와이안 코나 처럼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따지기도 합니다.
멕시코나 과태말라, 코스타리카 등이 해발 고도에 따른 등급 분류를 실시하며,
SHB(Stricktly Hard Bean) 혹은 SHG(Strictly High Grown) 등급이 가장 높은 등급입니다.
생산되는 커피 나무 재배지의 해발 고도가 높을 수록 고품질의 원두로 취급됩니다.
케냐, 자메이카, 탄자니아 등이 원두 크기에 따른 등급 분류를 실시하며, 크기가 클 수록 고품질입니다.
AA가 일반적으로 가장 큰 사이즈이며, 원두의 사이즈는 일정 크기의 구멍이 뚫린 판(스크린)에 걸러서 판별하므로 이를 스크린 사이즈 라고도 합니다.
자메이카 같은 경우는 No.1 - No.2 - No.3 와 같은 순으로 원두 크기를 표기합니다.
콜롬비아의 경우는 가장 큰 원두를 수프리모라 분류하구요.
애당초 비슷한 등급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국가별로 세부적인 명칭이나 기준, 등급 분류 수 등이 다르므로 일일이 파악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이 생두 300g 당 결점두의 개수로 등급을 표기합니다.
일반적으로 G1, G2, G3 등의 순서로 등급을 매기지만 브라질 같은 경우는 No.2 부터 시작해서 No.3 - No.4 와 같은 순으로 등급을 표기합니다.
cf) 덧붙여 원두의 크기 중에 피베리(PB) 라고 하는게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원두는 커피 체리 열매 안에 동그란 구형이 반으로 잘라져 마주보고 있는 것 처럼 두개의 씨앗이 존재하는데,
이를 플랫 빈(Plat Bean) 이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이렇게 씨앗이 둘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동그란 구형의 씨앗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피베리 라고 부릅니다.
cf2) 가끔 원두를 구매하시다 보면 COE 에서 몇위를 했다- 라는 원두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COE란 Cup of Excellence 의 이니셜로, 미국의 비영리 국제 커피 기구이자 최고의 대회입니다.
세계 각 국의 커피 농장과 커피 협회, 커피 감식가, 바리스타 등이 모여,
각 나라별로 그 해 최고의 커피 원두를 생산한 커피 농장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가령 "과테말라 COE 6" 이라고 된 원두가 있다면, 그해 COE에서 과테말라 내 커피 농장들 중에서 6위를 한 원두라는 뜻으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우선 입문을 위한 지식이라고 하면 이정도가 생각 나네요.
혹시 궁금한 점이 생기셔서 덧글 달아주시면 제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다만 저도 어디까지나 취미 한도에서 즐기는거라 전문적인 질문에는 답변 못 드려요 ㅠㅠㅠㅠ
입문자 분들의 상식선 질문 까지만 답변 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