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철버거를 아시나요?
2005년, 딱 10년 전 이네요.ㅋㅋ
평촌 학원가에서 전에 하시던 분이 몸이 안 좋아서.
저랑 친구랑 1년 정도 대신 운영 했었어요.
월세만 꼬박꼬박 내는 조건으로.
빵+다진고기+양파+양배추+소스 & 콜라 무제한=1,000원.
버거 1개 팔면 200~300원 남았던 걸로 기억.
콜라 3~4잔 마시고 가면.OTL
학원가라서 고딩 손님이 거의 90%였는데.
참 추억이 많네요.
가게에 대화장 놔두고 애들하고 사소한 대화하고.
뭐..공부 열심히 해라..안 그러면 형처럼 된다.ㅋㅋㅋ
공부 못하면 일찌감치 기술 배워라.
연애상담도 해주고 쌈박질의 기술도 전수하고.
새벽2시 문 닫을때 쯤, 학원 마치고 나오는 애들한테.
그 날 못 팔고 남은 버거 나눠주고.
축구공 들고 버거 사 먹으러 오면 길에 깡통 세워놓고.
니가 먼저 맞추면 버거 공짜.
내가 먼저 맞추면 돈 주고 사먹어.
이런 밑져야 본전인 내기 게임도 많이 하고.
5명에서 와서 버거 1개 시켜놓고.
패트콜라 2개 꺼내서 5명에서 다 먹는 애들 붙잡고.
형 먹고살기 힘들다고 하소연도 하고.
콜라 가방에 넣어서 몰래 도망가가 걸린 여학생들.
잡아놓고 벌 세우고 훈계도 하고.
버거에 햄이 없다고 투덜거리던 남고딩이랑.
1,000원 짜리의 한계에 대해서 토론도 하고.
힘 들었지만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16시간씩 장사해서 고작 인당 150씩 가져갔지만.
콜라비 아끼려고 코xx코 가서 대량으로 사다 놨다가.
음료수 업체에 걸려서 냉장고 강제로 철거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절로 웃음이 나는 시간이었어요.
옆 건물에 x삭 토스트가 들어오면서.
여학생 손님들 다 뺏겼지만.
이삭이 더 맛 있음에도 끝까지 의리로 우리가게 와 줬던 남학생들 고맙다.ㅜㅜ
학원 쉬는 시간에 잠깐 나와서.
허겁지겁 먹어 치우고 다시 부리나케 학원으로 뛰어들어갔던 학생들.
공부 열심히 했으니 지금도 다들 열심히 잘 살고 있겠지.
비록 보잘것 없는 1,000원짜리 버거 였지만.
공부하느라 힘들고 배고파하던 너희들 배를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어서 더 보람있게 일 했던것 같다.
돈 1,000원 으로 인해서 너희들과 웃고 떠들고 친하게 지낼 수 있어서 아직까지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단다.
영철버거는 굿바이지만.
너희들과의 추억은 포에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