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품는 것은
나무가 심장에 뿌리를 내리는 거라 생각했어요
바람에 날린 씨앗이 닿아 싹을 틔우고 점점 자라다
어느 날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처럼 온통 뿌리를 내리게 되어
그 사람을 뽑으면 심장이 같이 뽑히게 되는 때를 사랑이라 부르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당신이 처음 내 심장에 닿은 때를 기억해요
굳은 내 땅에 작은 연둣빛 균열이 일었어요
햇살같은 웃음, 봄바람 같은 말투,
촉촉한 당신의 손과 따뜻한 입술,
비바람같은 투정과 눈물...
그렇게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지나
이제는 내 심장을 다 차지한 당신
사랑합니다
내 심장
당신을 뽑으면 나는 죽습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