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초장편]악마의 피 Ch.4 - 1 <부제 : 공장>
게시물ID : panic_14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2
조회수 : 6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27 09:25:10
ch.4 -공 장- no.1 

교회에서 벗어나 10여분을 걸어가자 산에서 뻗쳐나온 언덕을 타고 도는 길에 다다랐다. 둥그렇게 
난 길을 돌아서 가자 저 멀리에 공장 건물이 뿜어내는 하얀색 조명 불빛이 보였다. 일행은 공장 
불빛을 이정표 삼아 쏟아지는 빗속을 걸어갔다. 하지만 단지 걷는 것 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곤욕 
이 아닐수 없었다. 아무런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시골길은 진창이 되어 있는데다가 근처의 논밭 
에서 부터 차서 넘쳐흐른 빗물이 이미 발목 언저리까지 차있는 상태여서 걷는다기 보다는 헤쳐나 
간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게다가 잦아들줄 모르는 빗줄기는 계속해서 그들의 몸을 강타하면서 
몸속 깊은곳까지 한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또한 진경이라는 부상자의 존재 역시 그들의 행군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였다. 진경은 어떻게든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걸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이미 체력이 모두 바닥이 난듯 수시로 발을 헛디디며 주저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그런 언니를 안타까워하며 희경은 현일과 함께 부축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공장의 불빛을 향해 얼마간을 걸어갔을까, 드디어 그들의 눈에 공장으로 들어가는 철조망으로 된 
입구가 보였다. 문 양쪽으로 높게 걸려있는 조명이 마치 대낯처럼 환하게 주위를 비추어 주고 있 
었다. 

"잠시만요... 여기들 있어 보세요..." 

태수의 말에 세사람은 자세를 낮추어 길가에 주저 앉았다. 바닥에 차올라 있는 빗물이 몸을 적시 
며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낄수 있었으나 이미 쏟아지는 빗물에 젖은 상태인 탓에 그리 신경쓰이는 
것은 아니였다. 태수는 자세를 낮춘 상태로 잽싸게 공장 입구쪽으로 달려갔다. 일행이 들어가기 
전에 미리 공장내의 상태를 살펴볼 요량이였다. 

쇠파이프로 된 프레임에 철조망으로 살을 입힌 문은 한쪽이 안쪽으로 열려있기는 했지만 상당히 
튼튼해 보이는 것이였다. 아마도 단단히 걸어 잠군다면 자동차로도 쉽게 뚫고 들어갈수는 없을듯 
보였다. 문을 들어서자 곧이어 나오는 공장 앞의 주차장을 볼수 있었다. 태수는 주차장에 있는 
상당수의 승용차와 트럭들을 보고는 안심이 되었다. 아무리 저 많은 차들중 한대 정도는 그들이 
쓸수 있을거란 생각에서였다. 주위를 조금더 둘러보니 주차장 저쪽 끝으로 공장으로 통하는 또하 
나의 출입구가 보였고 그 옆으로 난 조그마한 보안실이 보였다. 그러나 주차장 한쪽편에 서있는 
야구장의 그것을 연상시킬 정도로 커다란 조명판으로 인해 환하게 밝혀진 속에서도 사람의 인적 
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아무런 움직임도 찾아볼수 없음을 판단한 태수는 고개를 돌려 길가에 숨어 
있는 일행 쪽으로 손전등을 비추어 흔들며 가까이 다가 오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태수의 신호를 
확인한 셋은 서둘러 그가 있는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바로 그수간 빗속을 뚫고 낯익은 소리 
가 들려왔다. 

'구르릉~!' 

갑작스런 소리에 공장쪽으로 달려오던 셋은 놀라며 멈추어 섰다. 태수 역시 놀라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고는 다시 일행쪽으로 몸을 돌려 더 빨리 오라는 듯이 손짓을 해보였다. 
그들 역시 방금전의 소리가 무슨 의미인지 잽싸게 파악했는지 다시 더 빠른 속도로 태수가 있는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랬다, 그것은 공장 한켠에 서있던 커다란 냉동 트럭이 시동을 거는 
소리였던 것이다. 

"이거 자동차 시동 소리지. 태수야?" 

"예 선배 저쪽편에 있는 차에요!!" 

그들은 너무나도 반가운 소리에 기뻐하며 소리가 들려오는 냉동차 쪽으로 달려갔다. 

"손들어! 안그러면 쏘겠다!!" 

그들이 막 냉동차에 다다르는 순간 누군가의 커다란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일행은 반사적 
으로 손을 위로 치켜들며 소리를 지른 사람을 보았다. 냉동차 옆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엽총을 
든 40대 후반 정도의 뚱뚱한 사내가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대갈통을 날려버릴 테니까, 그렇게들 알고 가만히 있어..." 

현일은 자신들이 경황중에 총을 꺼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후회하며 최대한 여자들을 자신의 뒤 
쪽으로 숨기려고 애쓰며 총을 들고 있는 사내를 쳐다보았다. 

"저기.. 우린 나쁜 사람 아닙니다.." 

태수는 손을 든 상태로 천천히 사내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이제 트럭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빠 
져나온 사내는 공장 직원들이 입고 다니는 황색 유니폼을 엉성하게 걸쳐입고 야구모자를 쓰고 있 
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공장의 직원인 듯 보였다. 

"휴.. 다행히도 괴물로 변한 녀석들이 아니군.." 

태수의 말에 사내는 안심을 하며 어깨 높이로 치켜들고 있던 총구를 천천히 내렸다. 

"그쪽도 저희랑 비슷한 처지인 모양이군요.." 

"마을에서들 온겁니까?" 

현일의 말에 사내는 대꾸도 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렇습니다, 이쪽 여자분들은 마을에서 오신분들이고 저랑 저기 저녀석은 여기에 조사차 내려온 
경찰입니다.." 

"경찰이라구?" 

"예, 미심쩍으시면 신분증이라도..." 

"됐수다, 경찰이든 아니든 이 상황에 별로 덕될것도 없고." 

"그렇군요, 그런데 이 트럭 움직일수 있는 겁니까?" 

현일은 올렸던 손을 내리면서 트럭쪽으로 보며 물었다. 

"방금 시동 거는 소리 못들었소? 움직이지 않는 놈 같았으면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아.... 다행이다!" 

태수는 기뻐하며 소리쳤다. 

"저희도 동행하면 안되겠습니까? 보아하니 지금 상황은 대충 서로 알고 있는거 같고.. 이런 속에 
서는 한명이라도 더 많이 뭉쳐 있을수록 유리할거 같은데 말입니다..." 

"나야 나쁠거 없지, 경찰 나리들이라는데.." 

현일의 말에 사내는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트럭 운전석의 문을 열고선 올라탔다. 

"그런데 어쩌지 이 인원이 다 타기에는 운전석이 너무 좁은데.. 기껏해야 어른 3명이 탈수 있다 
는건 봐서 알거 아니요..." 

"짐칸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사내의 말에 태수는 잽싸게 대답했다. 

"멍청하긴, 보면 몰라요 이거 냉동차란 말이요.. 냉동칸에 타고 가다가 동태될일 있소?" 

"그런데 비때문에 다리가 잠긴거 같던데 어디로 가실 생각이시죠?" 

현일의 질문에 사내는 고개를 내저으며 웃었다. 

"젠장, 역시 그런건가.. 그쪽은 힘드리라고 나도 예상은 했소이다.. 할수 없이 우회도로를 타는 
수밖에 없겠군..." 

"우회도로라구요?" 

"그렇수.. 소류산 동쪽으로 난 산길을 조금만 가면 국도로 연결이 되니까.. 게다가 공장이 들어 
서면서 그쪽에 도로를 까는 작업이 한창이라서 아마 지금이라도 차로 가볼만 할거요.." 

사내의 말에 현일과 태수는 마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또다른 샛길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간에 이 사람들이 전부 이차에 탄다는건 불가능한 일인거 같구.. 나야 여기 
저기 돌아보다가 일단 이 차에 키가 꼽혀 있어서 시동을 건거지만.. 둘러보면 다른 차들 중에 
서도 쓸수 있는게 있을거 같은데.. 아직 여기까지 놈들이 몰려든거 같진 않으니 천천히 찾아 
보는게..." 

갑자기 사내는 말을 멈추고 현일의 뒷쪽에서 괴로운듯 서있는 진경의 손목 근처에 시선을 멈추었 
다. 

"젠장..." 

사내는 다시 엽총을 꺼내들고선 진경을 겨누었다. 

"무슨 짓이에요!!" 

사내의 갑작스런 행동에 희경은 당황하며 잽싸게 언니를 몸으로 가렸다. 

"아가씨 비켜요! 나를 바보로 아는거요, 그 여자는 녀석들한테 물린거지?" 

현일은 고개를 내저었다. 자세한 내역은 모르겠으나 사내 역시 괴물로 변한 사람들에게 물린 상 
처를 통해 똑같은 증세가 전염될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습니다만 아직은 증세가 없습니다. 정상이라구요.." 

현일은 침착한 어조로 사내에게 말했다. 

"당연히 그렇겠지.. 안그러면 같이 붙어 다닐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저런 상태가 얼마나 유지 
되리라고 생각하는 거요? 젠장! 나도 저런 사람을 봤다구... 놈들에게 물려서 헛소리를 해대다가 
어느순간 돌변해서는 옆에 있던 동료를 물어 죽이는 모습을 이 두눈으로 똑똑히 봤단 말이요!!" 

"하지만..!!" 

"젠장, 어설픈 동정 같은건 집어들 치워!! 저 여자를 같이 데리고 갈 생각이라면 절대로 내차에 
태워줄수 없으니 그렇게 알아!!" 

사내는 거칠게 소리치며 자동차의 가속기 페달을 밟아대며 핸드 브레이크를 풀었다. 그리고는 
운전석의 문을 잽싸게 닫아 버리고 차창으로 다시 엽총의 총신을 빼내들며 희경 뒤에 가려져 있 
는 진경의 머리를 조준했다. 

"개같은 자식아! 나도 치사해서 그런 차에 안탈테니까 혼자서 잘해봐!!" 

"아니 저년이 어디서 욕짓거리야! 나이도 어린게!!" 

사내와 희경은 어느새 감정적으로 대치하기 시작했고 사내는 금새라도 총을 발사할듯 방아쇠 위 
에 검지를 올려 놓았다. 그 모습을 본 현일은 잽싸게 권총을 뽑아 들고 사내를 겨누었다. 

"총을 쏠 생각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하는게 좋을거요.." 

곁눈질로 현일이 총을 뽑아든 모습을 본 사내는 긴장하며 낮게 신음했다. 

"제길.." 

"당신 차에 동승하는건 포기하겠소, 당신 말대로 여기에 차는 얼마든지 있으니.. 갈테면 혼자 
나가도록 해요.." 

자신에게 총을 겨눈채 침착하게 말하는 현일의 모습을 보고 있던 사내는 방아쇠에서 손을 떼고는 
겨누고 있던 총을 치우며 소리쳤다. 

"멍청한 자식들 어디 맘대로 해봐!" 

그 말과 함게 사내와 트럭은 빠른 속도로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넷은 허탈한 심정으로 멀어져 가 
는 트럭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도 잠시 다시 현실을 떠올리며 넷은 난처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먼저 입을 연것은 태수였다. 

"또 다른 차가 있을거에요.. 어디 열쇠가 꼽혀 있는 차가 있는지 우선 찾아보죠..." 

"제길, 더러운 자식... 이런 상황에 제 목숨이나 부지하려 악쓰는 꼴이라니!" 

희경은 아직도 언니에게 총을 겨누던 사내의 모습이 눈에 선한지 욕지기를 해대며 성질을 냈다. 

"일단 차부터 찾아봐요 희경씨.." 

주차장을 이리뛰고 저리뛰며 세워져 있는 차들을 모두 살펴보았으나 당장 시동을 걸수 있는 차는 
한대도 없다는 것을 그들은 곧 알수 있었다. 낙담한 넷은 비를 피하기 위해 공장으로 통하는 
입구 앞의 차양 아래로 모였다. 

"이런 젠장... 혹시나 했지만 전부 열쇠가 없는걸요..." 

태수는 머리에서 빗물을 신경질적으로 털어내며 한탄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 보는건 어떨까요?"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희경이 갑자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공장 안으로요?" 

태수는 꺼림직한 표정으로 자신들의 뒷쪽으로 굳게 닫혀있는 출입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래요, 여기 세워진 차들이야 모두 공장 차일테니까.. 사무실 같은곳을 찾아보면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희경씨, 공장 안이라고 안전하리란 보장이 없다는건 아시죠? 어쩌면 여기나 저 빗속보다 
더 위험할지도 몰라요 사실 전 여기 서있는 동안에도 내내 저 문안에서 뭐가 튀어나올까봐 불안 
해 하고 있었다구요..." 

"하지만 여기서 죽치고 앉아있을수도 없는 노릇 아니에요? 죽이되든 밥이되든 어서 마을을 빠져 
나갈 방법을 찾을수 있는 쪽으로 시도해봐야죠.. 언니의 상태도 점점 나빠지고 있단 말이에요.." 

걱정스러운 눈으로 파랗게 질려있는 진경의 얼굴을 바라보며 희경은 말했다. 

"그래요.. 아직은 탄약도 꽤 남아있고.. 숫자도 있으니 만큼 한번 들어가 봅시다." 

현일은 태수쪽을 흘끗 보면서 말했다. 그에 태수도 하는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clancy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