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듣는데 어느날 교수님께서
여러분이 경쟁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
아무리 공정한 경쟁이라고 하더라도, 경쟁을 하면 승자가 생기고 패자가 생긴다.
여러분이 괴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 말을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괴물로 살고 있었어요.
경쟁이 너무 싫었지만 한편으론 숨 쉬는 것처럼 당연했거든요. 싫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쟁에서 지면 도태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했고, 또 그렇게 스스로를 몰아부치면 주변 사람들이 칭찬을 해줬어요. 잘하고 있다. 그렇게 이기고 성공해야 한다. 조금만 더 참고 이겨내라. 이기면 달콤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참아라!
이긴다고 해서 사람들이 말했던 행복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승리해서 얻어낸 보상을 부러워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우월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또 내가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생각이 들 때면 스스로가 쓰레기처럼 느껴졌구요..
사람사이에 순수한 협력의 가능성이나 행복한 사회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선 굉장히 회의적이었습니다. 애초에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가야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 협력과 행복이란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학교에선 교장선생님이, 회사에선 회장님이, 정치에선 정치인들이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하잖아요. 꿈과 희망이 가득한.. 평등이니 참된 교육이니 사랑이니 하는.. 행복과 협력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구요ㅋㅋ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런 꿈과 희망의 단어들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적어도 저한테는 사실로 증명된 명제였어요.
수치화 된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학교와 직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 생활에서까지도 사람들은 재산으로든, 외모로든.. 서로를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사회니까 한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겠죠.
요즘엔 경제도 어려운지라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나고 차별화를 가지고 있어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라서 더더욱 경쟁이 당연하구요..
경쟁하지 않는 삶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경쟁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말에 아주 작은 희망을 발견한 기분인데 또 제 현실을 살펴보면 너무나 안일한 생각같기도 하네요.. 경쟁없이 비교없이 내가 나라는 사실만으로 인정 받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는 얼마나 행복하고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