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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초장편]악마의 피 Ch.5 - 2 <부제 : 주자창>
게시물ID : panic_14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2
조회수 : 6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28 09:59:53
ch.5 -주 차 장- no.2 

"맙소사...." 

태수는 흉칙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진경의 모습을 바라보며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희경역시 
아무말도 못하고 울먹이며 고개를 내젓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반응에는 아랑곳 않고 
진경은 천천히 입을 벌리며 예의 고약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언니.. 나야.. 그러지마 제발.." 

희경이 간절하게 말을 걸어보았으나 진경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듯 했다. 단지 붉은색으로 
괴이하게 변해버린 눈으로 뚫어져라 그들을 노려볼 뿐이였다. 

"희경씨.. 먼저 가세요.. 일단 저 컨테이너 위로 뒤어내려요..." 

"안돼요.. 언니를 두고 어떻게.." 

"알잖아요.. 저건 더이상 진경씨가 아니란거!!" 

태수는 단호하게 외치며 안가려 버티는 희경을 창밖으로 떠밀어 버렸다. 컨테이너 위로 엎어지듯 
떨어진 희경은 아무말도 못하고 울먹이며 창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잠시후 번쩍이는 불꽃과 
함께 안에서 총성이 울려퍼졌다. 

"안돼~~!!" 

희경은 울부짖으며 다시 창을 기어오르려 했으나 곧 이어 내려온 태수는 컨테이너 아래를 살펴 
보면서 그런 그려를 부여잡고 말렸다. 

"이제 포기해요.. 우리라도 살아야죠!!" 

태수는 황급히 현일을 찾아보았다. 주차장 왼편 끝으로 몰려가고 있는 무리들 너머로 현일이 
총을 겨눈채 뒷걸음질 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나마도 이젠 주차장 끝 철조망에 다 
다다르고 있었고 얼마못가 놈들에게 잡힐것만 같아 보였다. 

"빨리 가요!!" 

희경의 어깨 밑으로 손을 밀어넣어 잡아 일으켜 세우며 태수는 컨테이너 아래로 뛰어내렸다. 


현일은 갑작스런 총성에 놀라며 공장장실 창문쪽을 흘끔 보았다. 그러자 컨테이너 위에서 오열 
하고 있는 희경의 모습이 보였고 잠시 뒤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태수의 모습이 보였다. 그것 만으 
로도 현일은 상황을 짐작할수가 있었다. 

'진경씨... 결국....' 

현일은 침통해하며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곧 다시 자신을 둘러죄여 오고 있는 무리들을 
노려보면서 경계를 했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이제 주차장 끝의 막다른 곳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수 있었고 게다가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녀석들과의 사이도 기껏해야 3m가 채 안돼 
보이는 정도였다. 태수가 서두르지 않는다면 빠져나갈 기회도 없어 보였다. 그런 현일의 심정을 
알기라도 하듯 콘테이너 위에서 주저앉아 있는 희경을 일으켜 세우며 아래로 뛰어내리는 태수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주차장 바닥으로 내려온 태수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울고 있는 희경을 부축하며 조심스레 
차가 있는 곳을 가늠해 보았다. 이제 자신들이 서있는 곳에서 몇초만 달려가면 닿을곳에 차량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희경씨.. 저기까지 뛰는 거에요... 할수 있죠?" 

태수가 물어보았으나 희경은 바닥만 내려다보며 아무말 없이 훌쩍이고 있었다. 태수는 한숨을 
쉬고는 그런 희경의 뺨을 거세게 후려쳤다. 

'짝!' 

"정신차려요!! 이게 마지막 기횔지도 모르니까!! 저기까지 뛸수 있겠어요?" 

갑작스런 충격에 정신이 들었는지 놀란 눈으로 태수를 바라보던 희경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에 태수도 맞장구를 치고는 다시한번 주위를 살펴보고선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 
했다. 

현일이 확실하게 괴물들의 주위를 돌려준 덕에 아무런 탈없이 태수와 희경은 차에 도착할수 있었 
다. 운전석 문을 열고 먼저 희경이 올라타게 한 태수는 그녀를 조수석 쪽으로 밀며 자신도 
재빨리 뒤따라 탔다. 그리고는 놓치지 않으려 고리를 손가락에 걸고 꼭 쥐고 있던 꾸러미에 달려있던 자동차키를 구멍에 넣고 돌렸다. 

'구르릉!!' 

경쾌한 시동음에 태수는 안심하며 브레이크를 풀고 엑셀을 밟았다. 순간 태수는 자신의 목에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곧이어 조수석에서 자신을 고개를 돌려 태수쪽을 
본 희경이 비명을 질러댔다. 


이제 철조망에 등이 닿은채 옆으로 천천히 이동하던 현일은 자동차 시동음이 들려오자 자신이 
빠져나갈 공간을 눈으로 재보며 주차장 입구쪽을 가늠해보았다. 곧이어 차가 움직이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고 현일은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주차장 외벽을 따라서 죽어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앞으로 몇몇이 달려들기 시작했으나 그를 잽싸게 피하며 현일은 계속 달렸다. 
그때 태수가 탄 자동차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좌우로 요동을 치더니 갑자기 
왼편으로 급하게 방향을 바꾸며 입구가 아닌 벽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된거야?!!' 

놀라며 잠시 현일이 주춤한 차를 놓치지 않고 괴물들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충격으로 바닥에 
넘어지며 현일은 자신에게 달려든 괴물의 목을 양팔로 잡아 꺽어 버렸다. 그리고는 옆으로 구르 
며 어떻게든 놈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순간 현일의 어깨에 날카론운 통증이 전해졌다 

"으아아아!!" 

놈들중 하나가 그에게 달려들어 어깨쭉지를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한꺼번에 놈들 
이 현일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탕!' 

들고있던 리볼버로 자신의 어깨를 물고있는 놈의 미간을 날려버린 현일은 자세를 가다듬을 새도 
없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괴물들에게 연달아 세발을 발사하면서 몸을 옆으로 날렸다. 현일의 잽싼 
동작에 놈들이 허탕을 치며 맨바닥에 엎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한바퀴 몸을 굴리며 간신히 다시 
일어선 현일은 태수의 차가 급브레이크를 걸며 주차장 철조망에 가 부딛히는 모습이 보였다 

'안돼....' 

현일은 얼굴을 찡그리며 탄식했다. 아마도 차안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에 틀림없었다 
그들의 계획은 실패였다. 그대로 내달려도 아슬아슬한 마당에 그런 요란한 소동을 벌이며 멈추어 
선 이상 자동차 안의 태수 일행이 무사하다고 해도 놈들에게 습격받는것은 시간문제였다. 바로 
그때 현일의 눈에 주차장 한쪽에 설치된 급유기가 보였다. 가까이 주유소가 없는 탓에 공장내부 
차량을 위한 급유기가 주차장에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현일은 혼잣말을 하며 급유기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 현일에게 메달리듯 들러붙으며 괴물들은 
현일의 살점을 뜯어내고 피를 탐하기 시작했다. 현일은 전신에 느껴지는 통증에 괴로워 하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급유기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리볼버의 약실에 남아있는 두발의 탄약을 
급유기 하단부에 발사했다. 


뒷좌석에 숨어있던 것은 덩치로 보아 아직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괴물이였다. 녀석은 태수의 
목에 팔을 휘감으며 그를 물어뜯으려 했고 희경은 급히 달려들어 그런 괴물의 목을 잡고 
밀어냈다. 덕분에 녀석의 이빨이 태수의 목에 닿지는 못했으나 괴물의 조이는 힘과 희경의 밀쳐내는 힘은 고스란히 태수의 목에 전달되며 숨통을 조였다. 태수는 괴로워하며 어떻게든 운전을 해보려 했으나 소용없는 일이였고 어느새 방향을 잃은 차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어쩔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자 차가 요동치며 멈추었고 그 와중에 몸이 쏠리며 태수를 잡고 있던 
괴물의 손이 풀렸다. 태수는 황급히 조수석쪽으로 몸을 숙이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총을 꺼내들어 무조건 뒷좌석쪽에 대고 발사해댔다. 

'탕! 탕! 탕!' 

정신없이 방아쇠를 당겨댈때마다 요란한 폭음과 불꽃이 좁은 차안을 가득 메우듯 퍼져나갔고, 덕 
분에 태수의 눈과 귀는 기능을 상실한채 한동안 멍멍함과 뿌연 시야만을 전달했다. 태수는 고개 
를 흔들어 대며 불꽃에 먼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길 기다렸다. 곳 뿌옇던 시야가 정상으로 돌아오 
자 자동차 뒷좌석에 널부러져 있는 꼬마가 보였다. 괴물로 변한 사람들 특유의 흉한 얼굴 위로 
머리 반쪽이 날아간채 뇌수가 흘러나오는 것이 보였다. 태수는 너무나 어린 아이였다는 것에 적 
잖이 당황하면서 아이의 시체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그때 멍멍하던 귀역시 제 기능을 찾으면서 
조수석에 앉아있다가 달려든 태수의 몸에 깔린채 끙끙 거리고 있는 희경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태수는 그제서야 급히 비켜 앉으며 물었다. 

"괜찮아요?" 

"그런것 같아요..." 

희경은 손잡이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희경이 자세를 고쳐 앉으려는 순간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그들이 타고있던 차의 유리창 
이 순식간에 모두 박살이 나면서 마치 일그러진 철판 마냥 일그러지면 작은 파편들과 함께 틀에서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 거센 기운이 뚫려버린 차창을 통해 차안으로 들어와 요동치고선 다시 반대편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뭐죠??!"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나자 몸을 수그리고 있던 희경이 물었다. 

"모르겠어요" 

태수는 차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조금전까지 환한 조명아래 멀쩡히 있었던 주차장은 어디론 
가 사라지고 태수의 눈앞에는 아수라장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저기 가지런히 정차해있던 자동차 
들은 뒤집혀지거나 불이 붙어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조명 역시 전기가 나갔는지 더이상 비추지 
않았다 다만 주차장 한쪽에서 치솟아 오르는 시뻘건 불기둥이 붉은빛으로 주차장을 비춰주고 있 
었기 때문에 사물을 분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순간 태수는 그 많던 괴물들이 모두 나자빠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전의 폭발이 그들 모두를 날려버린 것이다. 사지가 떨어져 나간채 뒹굴 
고 있는 시체도 보였고 까맣게 숯덩이로 변한채 주저앉은 모습도 보였다. 몇몇은 아직도 불이 붙 
은채 비명을 지르며 돌아다니고 있는 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현일의 모습은 그곳 어디에서도 보 
이지 않았다. 태수는 조금전까지 현일이 서있던 곳이 지금 불기둥을 뿜어내고 있는 바로 그 지점 
이였다는 것을 기억했다. 

"맙소사..." 

"선배..." 

희경과 태수는 조금전가지 현일이 있었을 장소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불길을 허망한 눈으로 바라 
보았다. 자신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두 사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빗줄기는 다시한번 거세어 지면서 자동차의 지붕을 두들겨 대기 시작했다. 

출처 : 붉은 무당 벽돌집  작가 : cl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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