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초장편]악마의 피 Ch.6 - 1 <부제 : 파국>
게시물ID : panic_14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2
조회수 : 7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28 10:04:11
ch.6 -파 국- no.1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잦아든 심야의 시골길은 고요했다. 예전같으면 산에서 들려오는 짐승들 
이나 새소리, 벌레소리 등으로 시끄러웠을 터이지만 폭우와 함께 이 작은 산골 마을에 찾아든 
끔찍한 저주는 그마저도 걷어냄으로써 기분나쁠 정도의 고요함만을 남겨두었다. 간간히 들리는 
것은 폭우로 차오른 물로 인해 터진 둑으로 생긴 길을 따라 빗물이 흘러내려가는 소리들 뿐이였 
다. 그러나 곧 정적을 깨고 요란한 기계음이 시골길로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에 맞추 
어 중년 남성의 신경질적인 투덜거림까지 덧붙여졌다. 

경철은 한동안 좌석에 기대어 누운채 가만히 앉아 있다가 다시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는 
소용없는 짓이라는것을 알면서도 시동이 걸린 트럭의 가속패달을 힘차게 밟으며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힘차게 돌아가는 엔진의 굉음과 함께 공회전하는 바퀴가 표면을 스치며 내는 마찰음 
이 울려퍼졌지만 그뿐이였다. 진창길에 생긴 구덩이에 빠진 뒷바퀴는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은채 자기 밑에 계속해서 고이는 빗물과 진흙을 뒤편 멀리로 튀겨내며 헛돌고만 있었다. 

"미치겠네..." 

경철은 가속기에서 발을 때며 시동을 끄고선 핸들에 몸을 기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모든것이 술술 풀린다고 기뻐했건만 지금은 다시 수시간 전으로 돌아간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그때였다 뒷편 냉장고에서 다시 무엇인가가 요동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비 
명소리... 

"끄아아아아아아~~!!!" 

경철은 손으로 귀를 막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냉동칸에 사내를 가두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한동안 
냉동칸에 전원이 내려져 있던 탓에 온도가 그리 낮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늦게서야 
냉동칸에 갇힌 사내의 고함소리와 뒤척임을 느끼고선 부랴부랴 스위치를 찾아서 올렸으나 이미 
냉동칸 안의 남자에게선 무언가 알수 없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마치 발작이라도 일으키고 
있는 듯 여기저기 부딛혀대는 듯한 소리와 함게 끔찍한 비명이 들려왔으나 그나마도 점점 잦아 
들더니 조용해졌다 싶었건만 다시 지금 다시 시작한 것이다. 빗길 한가운데 묶인 채 옴싹달싹 
하지 못하는 트럭과 그 안에 실려있는 화물의 기분나쁜 괴성은 계속해서 경철을 괴롭히고 있었다 
경철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쥐는 심정으로 차에서 내려 다시 구덩이에 빠져있는 좌측 뒷바퀴쪽으 
로 가보았다. 발목께 까지 차있는 빗물때문에 손전등을 비추어 보아도 바퀴 아래의 상황은 제대 
로 파악할 수 없었으므로 경철은 조심스레 수면아래 바퀴쪽으로 손을 밀어넣어 보았다. 

바퀴 앞쪽에서 급하게 꺼져내린 바닥은 거의 20cm깊이의 구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물론 처음엔 
그정도는 아니였을 테지만 계속해서 공회전을 하며 패인 덕에 이제는 당장 손을 쓰기 힘들 정도 
로 깊어진 터였다. 사륜구동 차였다면 손쉽게 빠져나갔을 터이지만 수톤에 이르는 냉장칸이 달린 
후륜구동식 트럭으로서는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무언가 바퀴가 제대로 
굴러갈수 있는 지지대라도 있다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를 터였지만 당장 주변이 죄다 물에잠긴 
터라 이렇다할 대용품을 찾기도 힘들었다. 난감해 하며 주위를 둘러보던 경철의 눈에 순간 무엇 
인가가 잡혔다. 물과 진흙으로 질퍽질퍽한 시골길을 힘겹게 걸어가 경철은 물위로 빼꼼이 내밀 
고 있는 바위를 들어올렸다. 20kg은 됨직한 묵직한 바위는 이제 50이 넘은 경철의 힘으로는 간신 
히 무릎 높이까지 올릴수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물컹물컹한 바닥은 균형을 잡기 힘들어 더욱 
들어올리기 힘들게 하였다. 간신히 들어올린 바위는 경철의 바램대로 사각형에 가까운 평평한 
것이였다. 경철은 그것을 간신히 차있는 곳까지 옮겨 바퀴가 빠진 구덩이 아래쪽으로 굴려넣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한동안 더 뒤져 작은 크기의 돌맹이 몇개인가를 더 찾아내 그 주변에 지지대 
삼아 고여놓기 시작했다. 만약 경철이 지금은 냉동칸 안에 들어가 있는 길수를 가두어 놓지 않았 
더라면 그가 괴물들에게 습격당하기 직전에 사용했던 나무판자를 찾아서 금새 차를 빼낼수도 있 
었을 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빗물아래 묻혀버린 나무판을 길수 없이 경철혼자 찾아낸다는 것은 
엄청난 우연이나 경철이 점쟁이가 아닌 다음에는 불가능한 일이였다. 

"휴.. 다됐네..." 

간신히 큰 돌이 움직이지 않을정도로 주변을 메워넣은 경철은 허리를 펴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비가 그친 하늘은 서서히 구름이 걷히면서 이제는 별들을 볼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제 거의 
산머리에 걸친채 지고있는 달빛이 드러나면서 주변도 은은하게 밝아지며 어느정도 사물을 구분 
할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는 사실도 알수 있었다. 그리고 달빛을 받아 푸른색으로 물결치고 있 
는 수풀사이로 붉은색의 눈들이 서서히 걸어나오고 있는 모습도 경철은 확인할 수 있었다. 

"젠장...." 

경철은 욕을 내뱉으며 최대한 잽싸게 몸을 움직여 운전석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의 둔한 몸보다 
는 괴물로 변해버린 사람들의 동작이 훨씬 빨랐고 어느새 다가온 하나가 억센 손으로 경철의 
어깨를 잡아 당겼다. 강력한 힘에 당겨지면서 어깨가 뒤로 휙 젖혀지긴 했으나 경철은 그에 반하 
며 있는 힘을 다해 몸을 날려 운전석 안으로 기어올라갔다. 

"끄으으윽..." 

괴이한 신음 소리를 내며 경철에게 달려들어 허리춤을 잡고 당겨대는 괴물의 힘에 경철은 운전석 
시트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끌려나가지 않으려 발버둥 쳤다. 경철은 마구 발길질을 해대며 무언가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아보려했다. 순간 좌석사이에 끼어있는 볼펜이 경철의 손에 잡혔고 경철은 
그것을 집어들자 마자 자신을 부여잡고 있는 녀석을 마구 찔러대기 시작했다. 몇번인가 헛손질 
끝에 운좋게도 경철이 휘두른 볼펜은 괴물의 왼쪽 눈에 정확히 박혔다. 통증을 모르는 녀석이라 
해도 순간적으로 시야가 방해받자 당황했는지 경철을 잡고 있던 손을 풀며 자신의 얼굴을 더듬기 
시작했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경철은 몸을 돌려 있는힘껏 녀석을 발로 걷어찬뒤 다시 몸을 
일으켜 운전석 문을 닫아 버렸다. 문이 막 닫히는 순간 나머지 놈들도 차로 다가와 운전석 주변 
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경철은 놈들의 옷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신왕 케미컬의 
유니폼이였다, 그것도 보안실 직원들이 착용하는 적갈색 계통의 점퍼, 그들은 어제저녁 산으로 
실험용 개들을 찾아 올라갔던 수색조원들이였음에 틀림없었다. 경철은 그런 생각을 얼른 머리에 
서 지워버리며 차의 시동을 걸고 가속 패달을 밟아댔다. 뒷바퀴가 밑에 재워놓은 돌들에 정확히 
맏물렸는지 아까와는 사뭇 다른 요란한 마찰음이 울려왔고 차체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바퀴의 
힘에 돌들이 서로 부딛히며 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사이로 문주위로 몰려든 괴물들의 
신음소리도 섞여 들려왔다. 

'와장창!!' 

마구잡이로 문을 두들겨 대는 놈들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운전석 문의 유리창이 깨져 
버리며 운전석 안으로 유리창 파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와 함께 굶주린 녀석들의 손이 들어 
와 핸들을 부여잡고 있는 경철의 몸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안돼 이새끼들아!!" 

경철은 핸들에 팔을 걸고선 있는 힘을 다해 끌려나가지 않으려 용을 썼으나 대여섯은 되보이는 
녀석들이 일제히 끌어당기는 힘에는 역부족이였다. 얼마못가 경철의 옷이 튿어지면서 잠시 그를 
잡고 있던 손아귀의 힘이 느슨해 졌다. 그리고 바로 그순간 구덩이 속에 빠져있던 뒷바퀴가 
돌들을 디디고 굴러가면서 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하하!! 됐다!! 이자식들아 그만 떨어져라!!!" 

경철은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쾌재를 부르면서 왼판을 흔들어 자신을 부여잡으려는 괴물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차가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자 하나둘씩 괴물들이 떨어져 
나갔다. 

"하하하.. 이 괴물들아... 니들이 나를 잡을수 있을거 같아?!!" 

경철은 마구 웃어대면서 더욱 세게 가속 패달을 밟아댔다. 그때였다. 

'덜컥!!' 

트럭의 조수석 문이 활짝 열리면서 시커먼 그림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림자는 거침없이 안으로 
밀고 들어오더니 마치 물이 흐르듯 부드러운 동작으로 경철의 옆으로 다가와 솟구쳤다. 경철은 
어떻게든 차를 전복시키지 않으려 핸들을 부여잡은채 가속기 패달을 밟고 있는 발에 주고 있던 
힘을 뺐다. 그리고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천천히 자신의 옆으로 솟구치고 있는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그 어두운 그림자 한가운데에서 붉게 빛나는 두개의 눈이 그를 노려보며 신음했다. 

"끄으으으...." 

"안돼... 으아아아...." 

시골의 적막속에 경철의 비명소리와 함께 트럭이 급정거 하면서 내는 요란한 브레이크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는 그 모든 소음들이 갑자기 끊어지며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제 달은 완전히 산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고 여명을 향해 치닫고 있는 어둠의 마지막 끝에서 그들의 낮고 기분나쁜 
신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소리속에 무엇인가를 빨아들이는 듯한 소리만이 섞여서 
들리고 있었다. 



출처 : 붉은 무당 벽돌집  작가 : clancy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