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고향집에서 다시금 부천의 내 자치방으로 올라오며
아쉬운 마음에 하나라도 더 내 손에 쥐어주시랴
바리바리 내 가방에 선물로 들어온 한라봉 몇개를 넣어주시던 어머니의 손길.
아끼고 아끼다가 최근에서야 한라봉을 맛보려
껍질을 까고 조각 하나하나 분리하던중
나의 실수로 싱크대의 하수구로 떨어져 후라이를 해먹고 버려둔 계란 껍질과
씻기위에 적셔둔 빈 그릇위의 잔여물들과 엉키고 말았다.
아차하는 마음에 크게 놀라 황급히 한라봉 조각들을 꺼내들고 수돗물로 행구고 휴지로 그 물기를 닦으며
지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내가 공시생이 아닌 좀 더 나은 상황이였다면
이 더러워진 한라봉을 먹지 않고 그냥 버렸을까..?
아니면 아까운 마음에 어떻게든 행구어 먹을려는 지금과 같을까..?
꿈은 멀고 현실은 가깝다.
물에 흠뻑 젖은 한라봉 한 조각 입에 털어 넣으며
내게 다가올 희망을 희구해본다.
여전히 나는 이곳에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