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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살
게시물ID : gomin_16003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cHBoZ
추천 : 6
조회수 : 1650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6/03/05 23: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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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 하다가..술 기운에, 또 울적하고 어디라도 기대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용기내어 적어봅니다.
 
 
도 화 살.
 
많이들 들어보신 단어겠죠.
도화살이라는 단어를 믿는분도 계실테고, "그런게 어딨어." 하는 분도 계시겠죠.
 
지금부터 제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몇 분이나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판단은 여러분께 맡길게요. 굉장히 길지도 몰라요......
 
 
우선 저는 어릴적부터 남자라면 학을 뗄 정도로 지독히도 시달린 사람입니다.
기억나는것 부터 적자면.. 일곱살쯤...
 
어린시절 부모님께서 장사를 하셨습니다. 평범한 호프를 하셨는데..
저를 어디다가 맡기실 곳이 없던 두분은
늦은시간 까지 저를 가게에서 돌보곤 하셨습니다.
기껏해봤자 열테이블도 안되는 작은 호프집은 매일 사람으로 꽉꽉 찼습니다.
물론 그게 저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만..
그곳에서 제가 고통받은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술에 취한 어른들은 그 당시 제게 하지 말아야 할 얘기를 너무도 많이 했습니다.
기껏해봐야 일곱살 밖에 안된 아이에게 동네 아저씨들이 와서 한 얘기들은
"귀엽다.. 이쁘다." 가 아닌
섹시하다. 홀리게 생겼다. 키스해줘.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얘기지만...  그런 얘길 심심찮게 듣곤 했습니다.
아직도 확실하게 생각이 나네요. 어린나이에 이게 뭔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무섭고 불쾌했던 기분이..
 
물론 얼마안가 이런 사실을 안 부모님은,
가게를 접으시고 동네를 옮기셨습니다.
 
허나 이사를 한 곳에서도 그렇게 평탄치는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 또래보다도, 그 당시 어른들이 문제였네요.
 
한번은 제가 좀 크고 나서 유독 따르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래봤자, 저 초등학교 4학년 때)
그 분은 그 당시 서른다섯? 정도 되신 노총각 선생님이셨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노총각이 뭔지도 몰랐지만..)
무튼, 어느날 체육시간에 뜀틀을 하고 있는데.
제가 뜀틀을 넘을때마다 그 선생님께서 움찔움찔 몸부림을 치시더군요.
그 모습을 본 저는.. 도대체 왜저러시지? 몸이 안 좋으신가?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유독 저만 자꾸 뜀틀을 시키시는 겁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선생님은 황급히 체육관 옆 쪽에 마련된 창고(매트리스, 뜀틀 같은거 넣던 곳)에 들어가셨고
거기서 한참을 안나오셨습니다. 안그래도 산만하던 분위기는 난장판이 되고
그 당시 반장? 이였나.. 무튼 누군가가 저더러 선생님을 모셔오라는 얘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을 모시러 갔죠.
 
그리고 그날 생에 처음으로 남자가 자위를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내 이름을 읊조리며 열중하던 모습이, 아직도 제 악몽에 나오곤 합니다.
 
저 어릴적에는 그게 정말 뭔지 몰랐습니다.
그냥... 이상한 거... 그냥 뭔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거. 이상한 기분. 나빠. 이정도였습니다.
그 후에도 선생님은 가끔가다 이상한 눈빛을 보내곤 하셨지만..
저는 그 당시에 그게 뭔지 몰라서.. 아무에게도 얘길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바보같이 초등시절을 보내고 진학을 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여중 여고를 나와서. 그나마 덜했습니다만은..
그래도 있던 얘길 써보자면.. 같이 학원 다니던 남자애가 (심지어 인사조차 나눈적 없던..)
저때문에 자살을 한다고 난리를 부린 소동이 있었고.
저 모르게 선 후배끼리 싸움을 한적도 있었고, 심지어는 학원 선생에게 고백을 받은적도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동갑인 친구들에게 이벤트도 받고 고백도 받고,
아무것도 안한 저는 상 여우가 되어 모든 여자들에게 배척을 당하고, 심지어는 저년이 학원 경비아저씨까지 꼬신다는 소문도 있었네요.
(참고로 그 경비아저씨 소문은 학원 여 선생이 낸 소문이었습니다.)
 
정말 가족얘기까지 하면 밑도 끝도 없지만..
그건 저도 너무 가슴이 아프고.. 너무도 길어서 묻어두겠습니다.
 
 
무튼 그런 성장기를 거치고 나니
성인이 된 저는 남자 기피증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길을 걸으면, 지금도 앞을 못 봅니다.
무조건 땅만 보고 걷습니다. 그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려 하지 않아요.
누군가가 보면 정말 쟤 뭐야? 공주병이야? 뭐야 ? 하겠지만................
걸어가는 길 마중편에 남자들이 있다. 하면  반대편으로 저는 돌아서 갑니다.
그것때문에 대학에 가서도 문제가 많았네요. 물론 후에는 더 큰 문제들이 정말 말도 못하게 생겼지만..
 
이 쯤 되면 제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스타일인지 궁금하시겠죠.
 
사실 저는 제가 봐도 못나지는 않았습니다.
외적으로.. 나쁘지는 않아요.
그래서 더 큰 오해를 받는것 같습니다.
 
키가 120도 안됐을때부터 느낀 남자들의 시선이 저는 정말 죽고싶을정도로 싫습니다.
그냥 남자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 역겨워요.
 
 
성인이 된 후에..
한번은 버스를 탔습니다.
 
왜 맨 앞자리 앉으면 기사님과 눈이 마주치는 자리가 있지 않습니까..
 
ㅇ < 기사님
-----
ㅇ ㅇ < 승객 자리.
 
 
저 승객자리에 앉아서 별 생각없이 집에 가고있는데
시선이 계속해서 느껴지더군요.
설마해서 앞을 보니 버스기사분께서 거울로 저를 계속해서 힐끔힐끔 쳐다보십니다.
결국은 그날 사고가 났습니다.
승객들이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낙담하던 기사님의 표정은
제게 한동안 큰 죄책감으로 남았습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일들이요.
 
남자를 혐오하는 제게도
남자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 저를 여자로 안봐주는 유일한 친구였어요.
그렇게 우정을 쌓아가던 어느날 제게 울며 말하더군요.
 
너무 힘들다고, 사실 좋아한다고.
저도 울면서 말했습니다. 도대체 나의 뭐가 문제냐.
그랬더니 친구가 계속 울며 얘기해주더군요.
제 몸짓이 그냥 나비 같답니다.
팔랑팔랑 거리는 나비 같아서 계속 쳐다보게 된답니다.
무슨 손짓을 하더라도 이상한 기분이 든데요.
 
 
저는 도대체 어떡해야 합니까.
나만 피해를 본다면, 좀 참을 수 있겠는데..
그 피해가 다른 사람한테까지 가니 정말 미쳐버리겠습니다.
 
 
지금은 아무하고도 연락을 안하고 지냅니다.
 
아무도 없어요.
 
그런데도 수많은 사람들 속에 갇혀 지내는 기분입니다.
 
이런 저에게 사회생활은 꿈도 꿀 수 없는일이 되어버렸어요.
 
 
저는 그냥 머리를 밀고 절에 가야할까요.
 
 
아니면 정말 이걸 이용해서 누구말 처럼 팔자나 고쳐야 할까요?
 
그냥 울고싶은 밤입니다.
 
 
 
오늘도 일이 생겨버려서
지금 저 혼자 살고 있는 이 집에서 조차 나가야 할 상황입니다.
 
다른곳으로 옮겨야겠어요...
 
 
 
도대체 이게 도화살이 아니면 뭘까요.
병 명이라도 알고싶습니다.
 
 
저 같은분 계시다면.. 얘기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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