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전한 초기에도 지방에 대한 감찰은 하고 있었지만 이는 승상이 속관을 임시로 지방에 파견하는 것이었을 뿐이지 상설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전한 무제 원봉 5년(기원전 106년)에 주자사(州刺史)라는 이름으로 상설화된 관직으로 탄생합니다. 주자사는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급에 해당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광역자치단체장들이 규칙을 제정하고 지방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써 행정사무 처리권 등의 일을 하였다면, 전한의 주자사들은 군현의 지방관들과 지방호족에 대한 감찰이 주 임무였습니다.

 

주자사의 정원은 13명(유주, 기주, 병주, 청주, 서주, 연주, 예주, 형주, 양주, 익주, 삭주, 교주) 이었고 삼국지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전국에 설치된 13개 주에 파견되었습니다. 단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수도권 지역은 장안 주변의 삼보(경조, 우부풍, 좌풍익)와 3하(하내, 하동, 하남) 및 홍농군에는 무제 말기 정화 4년(기원전 89년) 사예교위(司藝校尉)가 설치되어 자사에 상응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주자사의 녹봉은 6백석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군태수 2천석, 군도위 비2천석보다는 낮고 대략 큰 현의 장관인 영(令)과 비슷하였습니다(군 태수보다도 낮았지만 주자사들은 제후들에 대한 탄핵까지 주도하며 활발히 활동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임무는 육조문사라고 하여 6개 조의 규정에 해당하는 것을 중점으로 감찰하였고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육조문사의 내용은 이러하였습니다.

- 구품중정제가 실시되어서 관직의 품계가 1~9품으로 정해지기 이전에 전한과 후한에서는 관리들을 0천석~0백석 단위로 구분하여 상하를 정했습니다.

 

제1조 강종호우(대성과 호족)의 토지와 주택이 제한을 넘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깔보고 많은 무리가 소수를 해치는 행위

- 지방호족의 대토지소유와 그 횡포를 감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조항을 제외하고 모두 군태수나 그 자제에 대한 감찰 내용이었습니다.

 

제2조 2천 석(군 태수)이 조서를 받들지 않고 법식에 따르지 않고 공적인 일을 사사로이 하여 조서를 비방하고 이익을 챙기고, 백성을 침탈하는 간사한 짓을 하는 행위

 

제3조 2천 석이 송사를 가련히 여기지 않고 다른 사람을 부추겨 살인을 하고, 화나면 함부로 형벌을 과하고 기분 좋으면 보장해주고, 민(백성)을 다스리는 것이 너저분하고 가혹하며, 백성이 병에 걸리면 산이 무너지고 돌이 깨진다고 하여 그것은 무엇인가의 사전 징후라고 하여 말하는 것

 

제4조 2천 석이 관리를 추천할 때 공평한 것이 없고 사사로운 정에 빠져 현자를 추천하지 않고 흉악한 자의 생각에 따른 행위

 

제5조 2천 석의 자제가 권세에 의지하여 군중에서 청탁을 받은 행위

 

제6조 2천 석이 공적인 것을 어기고 영합하고 유력자에게 아부하여 뇌물을 바쳐 바른 법령을 훼손한 행위

 

- 제4조와 제5조 그리고 제6조는 군태수와 지방호족은 불법적인 결탁을 감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자사는 이후 성제 수화 원년(기원전 8년)에 목(牧 : 주목州牧)으로 명칭이 변경되고 녹봉도 2천 석으로 상승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임무는 주의 감찰이 아닌 주의 일반적인 행정을 담당하는 지방행정관으로써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맡고 있던 감찰 임무는 어사중승과 소속 관리들이 담당하였습니다. 또 애제 건평 2년(기원전 1년)에 다시 자사로 이름이 환원되고, 애제 원수 2년(기원전 1년)에는 다시 목(주목)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 주자사(무제 원봉 5년) → 주목(성제 수화 원년) → 주자사(애제 건평 2년) → 주목(애제 원수 2년)

 

 

※ 출처 : 중국의 역사 ‘진한사’, 중국의 역사 ‘위진남북조사’, 네이버 백과사전,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