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죽을수는 없어서..
살해당하거나 사고사했으면 좋겠어요
밤이 되면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요
참 겁이 많은 사람인데
왼쪽 손목이 잘려나가는 걸 상상하면
시원한 느낌마저 들어요
저 너무 힘들어요
부모님 압박과 폭력, 폭언 속에 성장하고 성인이 된지 한참 지난 지금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그때 학대받은 사실이 내 인격과 사고방식, 행동양식을 얼마간 고장냈기 때문이에요.
고치고 싶은데 너무 많이 고장난 채로 오랫동안 지내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채 살다가
제 삶이 많이 실패하고 망가지고 저는 혼자예요
이 마음 털어놓을 사람은 커녕
전화통화하고 만나서 커피한잔 할 친구도 없어요
사람들은 제가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외로운 사람인지 몰라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스무살 넘어서도 아버지한테 많이 맞았는데
아버지는 스스로가 한 일이 저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를 몰라요.
더 미치겠는 건 아빠는 나쁜 사람이 아니고 술에 도박에 여자에 미친 망나니도 아니고
성실하고 바른 사람이고 단지 자식을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그랬다는 거예요
아버지를 증오할 수도 없어요, 몰라서 그런거고, 잘 하고 싶어했거든요.
제 삶의 현장에서도 노력하기가 힘들어요
실패할까봐 두렵고 남들이 손가락질할까봐 두렵고
날 지지해주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으니 너무 외로워요
원래 저는 참 똑똑한 사람이었는데
너무 게으르고 한심한 사람이 되었어요
저좀 살려주세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