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冊)
아무도 없었다.
나를 이렇게, 온전히 받아주는 곳은.
괴물, 변태, 이상한 놈, 보추
책 속에서는 내가 '나'일 수 있기에,
나는 한 권의 책을 열어, 또다른 세상에 눈을 돌렸었다.
숨을 쉬고, 다시 들이 쉬는 것 조차도
힘들고, 역겹고, 죽어버리고 싶을때 조차도,
이율배반적으로, 이 책의 다음 권은 어떤 내용일까,
아아, 이런 세상에 살고 싶은데... 하면서 도서관에 늦게, 늦게 남아서 책을 읽던 소녀-언이 있었다.
책은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책은 마음으로 그 뜻을 전한다.
나는 오늘도 한 권의 책(冊)을 읽으며,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