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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나는 결혼하고 싶지 않아졌어
게시물ID : gomin_16021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스피뉴
추천 : 3
조회수 : 85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3/09 21:34:50
누나 혹시 어릴 때 내게 했던 말 기억나?
"나는 엄마처럼 살기 싫어서 결혼 안 할 거야"
어릴 때 결혼하고 싶다는 내 말에 누나는 저렇게 답변했었잖아?
나는 그때 엄마 같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었고
누나는 엄마처럼 힘들게 살지 않을 거라고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했었잖아


시간이 흘러 어느새 누나는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준비하고 있고
예전처럼 결혼하기 싫다는 말은 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생각을 하는 누나가 
나는 참 좋아 그리고 앞으로 쭉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런데 나는 반대로 예전 누나처럼 결혼하고 싶지가 않아 
정말이야 결혼하고 싶지 않아 두려워서 하고 싶지 않아
우리 어릴 때 돈 때문에 안 좋은 일 참 많이 겪었잖아
엄마도 정말 고생했고 우리도 고생했고...


어제 누나가 전화해서 "연애는 안 할 거야?"라는 질문에
"나는 연애랑 결혼에 관심 없어 그리고 하고 싶지도 않아"라고
답변하자 누나는 "돈 없으면 연애랑 결혼도 못 하니?"라고 했었지?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나는 내가 겪은 걸 겪게 하고 싶지 않아"라고
답변을 했었는데 혹시 놀랐다면 미안해 그런데 그게 내 진심이었어


물론 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그 사람이랑 나 닮은 아기도 낳고
그 아기가 어른이 될 때까지 키우고 자식 낳는 모습도 보고 싶어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서 손주들이랑 놀아주고도 싶고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어
그런데 나는 내 자식이나 아내한테 그런 걸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누나는 나랑 달리 성격도 마음도 강한 사람이니까 매형이랑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누나... 나는 누나처럼 강하지 못해 잘 이겨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솔직히 결혼해서 겪을 일들을 생각하면 두렵기도 해 그래서 나는 연애랑 결혼에 관심 없어


누나가 했던 결혼하고 싶다는 말에 나는 누나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최근 내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시간이 지나고 우리 둘 다 생각이 참 많이 바뀐 것 같아


누나, 나는 결혼하고 싶지 않아졌어...





P.S : 누나 결혼 정말 축하해 매형이랑 앞으로 쭉 행복하게 살아
조카 태어나면 좋은 삼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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