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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 무제1
게시물ID : freeboard_16056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설덕
추천 : 0
조회수 : 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07 04: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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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갠 아침의 베란다 냄새를 여자는 좋아한다. 킁킁, 쿱쿱한 지난 밤 소동의 기억이다. 아니 그건 곰팡이 내음이야. 라고 말하는 남자의 말에 들은 척도 않는다. 저 어디부터인가 맺히는 점. 이내 또렷한 직선으로 무섭게 떨어진다. 늘어난 직선은 무한대로 쭈욱 쭈욱. 그러다 이내 충돌한다. 무한대 파편으로 부서진다. 무한히 반복된다. 톡. 톡. 톡..

여자는 기어다닌다. 아직 걸음마를 떼지 못한 탓이다. 이내 여자는 벌떡 일어나 세수를 한다. 학교에 갈 시간이다. 학교로 향하던 운동화는 하이힐이 된다. 또각. 또각. 또각. 기분 좋은 소리다. 동시에 여자는 걸음을 떼다가 철푸덕 엎어진다. 처음 겪는 좌절에 울음을 터트린다. 부모는 환하게 웃는다. 한 사람의 인생이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진다. 프리즘을 만난 빛은 여러 각도로 굴절되어 무지개로 펼쳐진다.

주마등이다. 죽기 직전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스쳐간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은 적 있다. 죽기도 바쁜데 그런 수고스러운 일을 왜?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났다. 모르게 흘러나온 기억을 훔쳤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자. 여자는 죽음 앞에 있지도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깔깔 웃으며 생방송 코미디쇼를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일순 정적. 정신을 차리니 화면 속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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