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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찔찔이 내 고양이
게시물ID : animal_1605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칼라프
추천 : 14
조회수 : 625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06/04 10: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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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고양이 사진을 구경하는게 낙이였던 일상이었다.

그러다 결국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고서

로망묘였던 뱅갈의 분양비는 얼마인지 어떻게 데려오는지

알아보려고 애완동물 거리로 갔다.

그 날은 2010년 11월 9일. 수능날이었다.

고양이 전문 샵은 가보지도 못했다.
 
그 거리에 있는 가장 앞의 가게에서 널 만났으니까.

 형제들이었는지 친구들이었는지... 삼색이들과 고등어와 뒤섞여 자고 있던 너를 보고 홀린듯이 가게로 들어갔다.

가게 아줌마는 날 보더니 만져보라고 손에 올려보라고 애기가 자고 있으니 괜찮다는 내 손에 끝내 널 올려주었다.

잘 자던 네가 내 손에서 반짝 눈을뜨고 날 바라봤을때

난 아주머니한테 외쳤지.

아...아줌마... 얘는 얼마에요?

5만원인데 3만원에 데려가라고 하던 아줌마

그렇게 화장실부터 모래에 사료까지 잔뜩 사들고

나는 너를 3만원에 사왔다.

분양이고 뭐고 그때는 그런것도 잘 몰랐다.

오는 길. 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고 넌 가족이 되었지.

곰팡이 피부병부터 원충에 허피스까지

그당시 가볍던 주머니를 널 위해 죄다 털었다.

불만 끄면 미친 초딩처럼 날뛰는 너와 씨름도 하고

하도 날 물어서 같이 물어뜯기도 하고...

그 시간들이 지나서 넌 벌써 5세 고양이가 됐지.

어찌나 순하고 착한지... 보는 사람마다 모두 착하다고 했다.

중간에 누가 내 고양이를 바꿔치기한건 아닐까 싶을만큼

엄청난 역변을 거쳤지만...ㅡㅡ

난 네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내 삶에 너무 큰 위로가 되는 너

허피스 후유증으로 콧물을 달고 사는 너

깨끗이 고쳐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 코찔찔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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