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어제 퇴근시간이었습니다. 공익근무를 끝내고 퇴근하는데 한 외국인이 면회를 마치고 나오더군요. 그래서 같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 외국인 분이 ㅇㅇ역을 가는 버스를 알려주었고 어차피 제가 타는 버스가 거기로 가기 때문에 같이 탔습니다. 저는 맨 뒤에서 두번째. 그리고 그분은 맨 뒤에 앉았는데 버스가 출발하고 몇 분 뒤, 그분이 저에게 와서 비싸기로 유명한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을 건넸습니다. 원래는 불법체류로 잡혀와 제가 근무하는 보호소에서 수감중인 자신의 동생을 주려고 했는데 저희 근무지가 외부에서 음식물 반입이 금지된 터라 그 분이 가져온 음식들은 죄다 빠꾸당한 탓에 버리긴 뭐하고 해서 저에게 건넨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낯선사람이 이걸 주는데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3초 동안 생각하고는 그냥 받아먹었습니다. 면회음식에 독극물 탔을리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먹으면서 그 외국인분이랑 즐겁게 대화하고 집에 와서 오늘 있었던 일을 한 카페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댓글이 달렸더라구요. 확인 했더니 어떤 분께서 굉장히 기분나쁜 말투로,
=>차에서 음식물을 먹으면 민폐입니다.. 저번주 주말에 버스타고 집에 가는데(7시30분) 아침은 귀찮아서 안먹고 점심은 토스트로 대충때운 다음에 저녁은 집에가서 먹으려고 했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맨 뒤에 5자리 붙어있는곳에 안게 됬습니다만, 옆에 있는 사람 둘(대학생으로 짐작됨)이 근처의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세트를 사와서 옆자리에서 먹더군요. 네 버스 안에서요. 그 심정 알겠습니까? ================================== 라는 식으로 댓글을 달더군요. 물론 버스안에서 음식을 먹는건 좋지 않죠. 그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댓글을 보세요. 딱 봐도 따지는 듯한 시비거는 말투 아닙니까? 왜 괜한 글에 혼자서 열폭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제가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흘린것도 아닙니다. 또 아이스크림이 냄새가 난다면 얼마나 날까요. 딱 봐도 저 댓글은 자기 배고픈데 옆에서 음식먹었다고 열폭하는 글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말이죠.
결론적으로 버스에서 아이스크림 좀 먹었다고 욕먹긴 22년 인생에 있어서 처음이네요....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