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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160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썸남도아니야★
추천 : 1
조회수 : 2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22 12:02:50
색, 종이
내가 일곱 살일 적에
노랗고 푸르고 붉은 종이들을
손에 한 움큼 쥐면
세상은 무지개 들판이었다
노오란 종이 돛단배는
은하수 들러 토끼를 태우고 왔고
푸른 종이비행기는
엘도라도를 지나 나도 모르던
꿈의 어딘가를 자유로이 날았다
시간이 흐르고 내가 하루살일 적에
쥘 수 있던 것은 여전히 종잇장뿐이었다
아니 종잇장이 나를 한 움큼 틀어쥐고
허연 시간의 언덕에 문질러
색을 게워내고 있었다
고운 색은 열 길 검은 물속으로 흘러
한 방울 색도 없이 하얗게 새어버린 나를
검은 아가리 괴물이 덥석 삼켜버렸다
세상은 무색 종이 위의 흑백 자화상
흰 셔츠와 검은 펜으로 모사하는
유색 수채화
작고 푸른 종이비행기는 훌쩍
별세상 헤메이는데
꿈나라 뒤적이는데
소년은 덜컥 무거워진 그림자 붙잡고
흰 종이 검게 하느라
세상은 무정의 벌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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