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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하루 생활 (한국 vs 독일)
게시물ID : emigration_1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D
추천 : 13
조회수 : 4465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5/08/06 23:50:55
오늘 하루 회사 업무도 대충 마무리되어 가네요.
뭘 써볼까 하다가, 별 약속 없는 날, 제 기준, 독거직장인의 한국과 독일에서 하루, 직장생활을 한번 써봅니다.
 
 
우선 한국..
 
 
6:10분,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납니다.
반쯤은 잠이 덜깬 채, 샤워+머리손질을 마치고 기분내키는대로 입습니다.
엔지니어라 차려 입을 필요는 없지만, 적당히 단정하게 입습니다. 보통 셔츠 + 데님 or 진 입니다.
7:30분, 회사에 도착해 빵 +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때우며 일과를 시작합니다.
도대체 나한테 왜 보내는지 알 수 없는 스팸메일들을 걸러내고, 업무메일들 check하고 오늘 하루 해야할 일을 정리해봅니다.
어제 8시가 넘어 퇴근하고, 오늘 8시도 안되 출근을 했는데, 뭔 메일이 이리 많이 온건지 모르겠습니다.
전날 진행상황 정리한 메일을 간단히 공유하고, 아침미팅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곳은 곧 전쟁터가 됩니다.
 
 
미팅이 끝나면 어느덧 9시 반,,10시반에는 또 미팅이 있으니 1시간동안 빡세게 일을 합니다.
10시반 미팅,, 실무자 미팅이라 분위기는 평화롭습니다. 서로 알만한 처지에 닥달하지 않습니다.
말안해도 일 잘하는 친구들이라, 좀 빡빡한듯한 일정으로 계획을 잡습니다.
아..그런데, 지나가던 부장님이 우리를 보고 회의실에 들어옵니다. 망했어요.
이 친구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잔소리 듣습니다.ㅠ 넌 왜이리 일정을 널널하게 잡냐고 저도 잔소리 듣습니다.
다시한번 부장님과함께 이것저것 따져보지만, 계획은 좋습니다. 시달렸지만 결론이 달라지는건 없습니다. 괜히 미팅만 길어졌네요.
11:30분, 점심시간입니다. 어제 본 TV가 어쩌네, 우리 팀 김부장이 어쨌네,,
다행히 오늘은 부장님이 합석하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12:00시, 점심시간은 1시간이라 12:30분까지는 놀 수 있지만, 일찍 퇴근하는게 첫번째 목표인 저는 바로 오후업무를 시작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점심식사 후 아직 자리에 오기 전이라 전화나 방해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오전 미팅 회의록 정리하고, 미팅에서 나온 AI 처리하고, 이것저것 바삐 일하다보면 1시네요.
 
 
오후라고 미팅이 없을리 없습니다. 쓸데없이 사람들을 잔뜩 불러놓은데다, 점심 직후라 절반은 꾸벅꾸벅 졸고 있네요.
미팅에서 말을 하는 사람은 몇 명 없습니다. 대부분 그냥 듣고만 있습니다. 2시쯤 미팅이 끝납니다.
자리에 앉으니 전화가 옵니다. 오늘까지 고객쪽에 전달해야하는 일인데, 뭔가 이상하답니다.
긴급히 모여 어디가 잘못된건지 확인해봅니다. 이래저래 모여 짱구를 굴리다보니, 다행히 원인을 찾았습니다. 긴급히 수정을 합니다.
미리 발견해서 다행이다라고 서로 위로하지만, 또 다들 혼납니다. 첨부터 왜 바로 안되냐고 부장님이 잔소리합니다.
개선책을 만들라고 하지만, 실수없는 사람이 어딨나요, 그래서 확인시스템 만들어놓은거고 거기에 걸러진거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거다 라며 말빨로 때웁니다.
 
 
자리로 오니 어느덧 3시입니다. 미팅이 있지만, 참석인원을 보니 굳이 안가도 될 것 같아서 과감히 쨉니다.
혹시 날 찾지 않을까 0.2%정도 찝찝한 마음이 들지만, 역시나 안가도 찾지않는 미팅이었습니다.
오늘은 일찍 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
4시반입니다. 오늘 해야했던 일들은 거의 마무리했습니다. 칼퇴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입니다.
다행히 여긴 칼퇴한다고 크게 눈치주진 않습니다. 다만, 다른사람들보다 야근시간이 적으면 비슷하게 맞추라는 압박은 들어옵니다.
4시 40분,, 쨌던 미팅의 회의록이 날라옵니다. AI에 내 이름이 있습니다. 저걸 왜 나한테 해달라고해?!!!
보통 이런경우 Due date은 ASAP 입니다 -_-;;; 원래 담당자를 찾을 여유가 없습니다. 미팅을 짼 제 자신을 원망합니다.
물론 할 수는 있는 일이지만 담당자는 따로 있는데라고 궁시렁 거리면서 자료 준비를 시작합니다. 내일 아침 미팅전에 정리되어야 한답니다.
후다닥 정리해서 6시쯤 초안 넘깁니다. 저녁먹고 오면 피드백이 와있고,,1~2차례 추가 수정 후 마무리하면 어느덧 8시네요.
물론 이걸 최종 취합하는 사람은 저보다 더 늦게 가야합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해줍니다.
정리하고 퇴근후 집에 도착하니 9시입니다. 씻고, 그날 그날의 집안일,TV 잠깐,, 별로 한것도 없이 11시입니다.
하루가 허무하게 지나가 억울하지만, 내일 또 6시에 일어나려면 이제 자야죠
 
 
독일..
 
6:10분,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쯤은 잠이 덜깬 채, 샤워+머리손질을 마치고 기분내키는대로 입습니다.
여기 애들은 반바지에 쌘들 차림, 혹은 싸이클 복장으로 출근하기도 하지만, 전 아직 적응이 안되니 한국에서 처럼 입고 출근합니다.
7시 40분, 빵 +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때우며 일과를 시작합니다. 야근하는 사람이 없으니, 메일 볼것도 별로 없습니다.
8:15분 아침미팅입니다. 진행중인 과제가 있는 사람들만 참석합니다. 진행상황은 별로 묻지 않습니다. 현재 Issue, 오늘 할것만 얘기합니다.
8:50분 미팅이 끝났습니다. 아침미팅에서 나온 이야기, 과제 진행상황을 확인해봅니다. 진행상황이 안되고 있는것,, 당연히 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담당자를 찾아 해결해달라고 전화합니다. 여기선? 일단 잠시 기다려봅니다.
10분쯤 있으니 정상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다들 스스로 알아서 해주니 편합니다.
물론 여기도 안하는 애들도 있으니 그럴땐 전화나 메일을 보냅니다
 
 
10시반, 여기도 미팅은 많습니다만, 보통 그날 필요한 사람만 갑니다.
오늘은 제가 하고 있는 과제 순서라 미팅에 들어갑니다. 5명 남짓 참석했네요. 할말만하고 볼일 끝난 사람들은 다들 먼저 자리를 뜹니다.
11시쯤 미팅이 끝나고 잠시 이것 저것 기웃거리다 보니 점심시간입니다.
회사식당, 당연히 독일식입니다. 몇 달 먹다 보니 이제 짠맛도 적응했습니다.
감자가 없는 메뉴는 이제 뭔가 허전하니, 구운 고기덩어리나 소시지에 감자튀김 혹은 삶은 감자를 곁들여 먹습니다.
여긴 점심시간이 30분이니, 12시부터 다시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후 업무, 2시에 미팅이 하나 있지만, 오늘은 저랑 관련된 내용이 없으니 안가도 됩니다.
괜히 가봐야 오늘은 너랑 관련된 내용이 없단 소리만 듣습니다.
그렇게 오후는 자리에서 일만 합니다. 한국에서 하던것과 같은 일이지만, 시스템은 훨씬 복잡합니다. 사소한것 하나까지 다 rule이 정해져있습니다.
아이고,, 업무 즐겨찾기 목록은 오늘도 늘어만 갑니다.
한국에서 Excel 좀 한단 소리 들었지만, 여기애들 앞에선 명함도 못내밀겠습니다.
징글징글하게 복잡한 macro며, 함수며, checklist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일하려고 만들었겠지만, 사용법을 익혀야 할 것게 한둘이 아닙니다. 그래도 익숙해지니 편합니다.
어느덧 3시 남짓,, 하나 둘 퇴근하기 시작합니다. 헉..매니저도 갑니다.
미국 본사애들이 출근했을 시간이니, 필요한 얘기하고 4시쯤 퇴근준비를 합니다.
 
 
한국에서 저녁은 보통 회사에서 먹었는데,,저녁을 뭘 먹을지,, 한국에서 안하던 고민을 하게됩니다.
퇴근길에 리들(마트)에 들릅니다. 처음엔 신기했던 마트도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스테이크용 소고기 안심, 감자도 사고(헉 2.5 KG), 와인도 곁들여야 하니 와인 한병,
내일 아침에 먹을 크로와상도 몇 개 사고, 와인이랑 먹을 치즈, 건강을 생각해 블루베리도 사고,,
평소보다 비싸게 17유로 정도 나왔지만, 소고기에 와인도 샀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집에와서 고기+감자 후다닥 구워서 저녁을 해결하고, 설거지를 마치니 6시가 좀 넘었네요.
이제 뭘 하지? 한국에서 해본적 없는 고민을 또 하기 시작합니다.
동네 산책을 나갑니다. 5분거리에 있는 강가를 나가니, 그릴에 술판이 벌어져있네요. 팔자 좋습니다.
강변을 따라 구시가지 쪽으로 걸어갑니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언제봐도 그림같은 풍경입니다.
한 두시간 산책겸 못가본 구시가 골목을 돌아다니다 집에 돌아옵니다.
 
 
아직도 8시네요, 여름이라 밖은 아직도 환합니다.
TV를 뒤적거리다 이미 봤던 영화를 하는채널을 찾아봅니다.
주로 독일어 더빙이라, 대충 기억을 더듬으며 뭔 대사를 했더라 생각하며, 독일어에 익숙해지려 노력해봅니다.
영화보면서 아까 장봐온 치즈, 블루베리를 안주로, 저녁 먹고 남은 와인을 마저 마십니다.
 
 
9시 반,,이제 해가 집니다. 지난달엔 10시가 넘어야 해가 졌는데, 해가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여름이지만 열대야는 없습니다. 해만지면 금방 시원해집니다.
또 뭐할지 고민을 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하고 싶어지는 시간이지만, 한국은 아직 새벽입니다.
현지 친구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직장인이 아는사람도 한국인도 별로 없는 타지에서 새 친구 만들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괜히 울쩍해지니, 소화시킬겸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등을 하며 몸을 괴롭혀 봅니다.
그러다 졸리면 잠자리에 듭니다.
 
 
쓰고 보니 평일 저녁 시간을 너무 허투루 보내는 것 같네요, 이런 내 생활을 찾아 온건데ㅎㅎ
헬스클럽은 너무 멀리 있어서 주로 강변 산책 겸 조깅을 합니다만, 뭔가 좀 더 알차게 보낼 방법을 찾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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