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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하얀 도화지가 좋았던 어린 아이
어느새 거무튀튀 커버린 어른 아이
어릴 적 공백은 즐거움 이였는데
커버린 지금은 두려움으로 다가와
'어디로 가야하오'
모니터 너머 눈 먼 장님의 읊조림에
괜스레 울적해진 마음
전원을 껐다
고요한 적막이 불러온 공백
다시 전원을 켰다
겁쟁이
겁쟁이,
겁쟁이.
미안하다 아이야
나는 겁쟁이가 되었다
나는 겁쟁이가 되고야 말았다
갈 길을 잃은 나는
기어코, 공백이 두려워 지고야 말았다
결코, 되고 싶지 않았던
어른이 되고야 말았다
아아, 그렇다
나는 겁쟁이가 되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