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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주의] 줄서서 먹는 걸쭉한 톤코츠 국물, 무대뽀 라멘 먹고왔습니다.
게시물ID : cook_1612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기엔숯불
추천 : 12
조회수 : 2393회
댓글수 : 69개
등록시간 : 2015/08/23 22:55:58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6년차 외노자 입니다.
일본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지금 뒤로가기를 누르심이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아룁니다.




















일요일은 집 청소하는 날이라 청소기 돌리면서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안 팔리는 라멘집 사장 3명이, 초인기 라멘집에서 일주일간 지옥의 합숙을 하면서 수행하는 방송이 나오는데
그 라멘집이 오늘 갈 무대뽀(無鉄砲)라는 라멘집이었습니다.

마지막 미션으로 라멘 스프를 만드는 과제를 수행하는 걸 보는데,
아 그 걸쭉한 국물이 먹고 싶어 지는 걸 어찌할 수가 없더군요.. 크어..

gunchim_gusung.gif

사실 무대뽀 가게는 주소만 쿄토고, 오히려 나라 쪽에 가까운 곳에 본점이 있는 가게입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도 불편해서, 대부분 차타고 먹으러 가는 곳인데
그래도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라멘으로 유명합니다.



20050821a-small.jpg
비오는 날 저녁인데도 이 꼴입니다. 허어..
※ 출처 : ともちゃ日記라는 일본의 개인 블로그

도쿄에는 신주쿠 옆에 나카노라는 동네가 있는데, 
그 동네 북쪽에 붙어있는 누마부쿠로라는 곳에 점포가 있습니다.
위치 한 번 참 애매하죠. 
여행오셔서 일부러 찾아가기는 참 번거로운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자전거로 한 시간 조금 안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칼로리도 제법 있을 것 같고, 오히려 잘 됐다 싶어 자전거로 왕복해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근데 신나게 달려서 도착해보니 시간이 오후 4시 15분 정도.
그런데 저녁 타임 영업 시작시간이 오후 6시더라구요. -ㅅ-;;;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이걸 안 먹고 가는 것도 너무 허무할 것 같기도 했고,
흐린 날씨에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기도 해서
근처 커피숍에서 비를 피하면서 오유나 눈팅하다가, 오후 6시에 맞춰서 가게로 갔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너무 방심했던 모양입니다.

IMG_3971.JPG

이게 한 5분 기다렸을 때의 상태. 제 앞에 기다리는 사람이 대략 15명. 제 뒤로 또 한 15명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18시에 딱 맞춰 갔는데 이 꼴이었어요. 가게 안에 자리는 다 바 형식으로 15자리 꽉 차 있었고..
다들 한 30분 전부터는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였나 봅니다.


IMG_3972.JPG

이제와서 포기할 수야 없뜸!!!!
어찌됐든 기다리는 수 밖에요.


IMG_3973.JPG

대략 30분 정도 기다려서 드디어 가게 문 앞까지 왔습니다.
無鉄砲. 무텟포- 라고 읽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그 무대뽀 맞습니다.

드디어 줄 맨 앞에 섰을 때, 자리가 나면 점원이 나와서 인원을 물어보고 안내해줍니다.
그럼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식권 발권기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서 식권을 사서
안내 해주는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이 때 면발을 어느 정도 익힐지대파 토핑을 어찌할지 물어봅니다.
저는 약간 꼬들꼬들한 면을 좋아하고, 백주부님이랑 같이 대파 왕팬이기 때문에
카타메(硬め, 직역하면 단단한 정도로)에 네기오오메(ネギ多め, 대파 많이~)로 주문합니다.
(보통면이 좋으시면 '후츠우'(普通)로 주문하시면 됩니다.)
(대파가 싫으시면 '네기스쿠나메(ネギ少なめ, 대파 조금만)으로, 아예 빼는건 '네기누키'(ネギ抜き)로 하심 될 듯 하네요.)

그래서 나온게 이 아이.

IMG_3974.JPG

아 국물 색깔이 아주 기냥... 된장 푼 것 마냥 진합니다.
대파를 마구마구 올려놨네요 ㅎㅎㅎㅎㅎ 너무 행복합니다.

보통 톤코츠(豚骨, 돼지뼈) 국물 같은 경우에, 약간 꼬릿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맛있게 우려낸 이 국물에서는 그 돼지의 나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진한 맛과 풍미만이 국물에 우려내져 있었습니다.



IMG_3975.JPG

아.. 걸쭉한거....

아까 본 방송에서 보니까, 돼지 등뼈부위랑 대퇴부쪽 뼈를 사용해서 고아내던데,
진하게 우려내되, 불조절이라던가, 뼈를 넣을 때의 손질법이라던가, 고아내는 시간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그게 정해진 레시피 같은게 있는게 아니라, 최대한 진하게 우려내되, 
너무 덜 졸이거나, 너무 졸여서 아래 쪽이 타버리거나하면 그 국물은 다 갖다 버리라고 할 정도로 철저하더군요.

국물이 눌러붙기 직전이어야만 판매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사장의 고집이 대단했습니다.

제 아는 사람이 여긴 아니고 다른 라멘집에서 알바를 했는데,
거기 라멘집 직원이 술 한 잔 하고는 데리고간 라멘집이 여기였다고 하더라구요.
여긴 국물이 너무 진해서, "젓가락을 꽂으면 그대로 국물에 꽂힌다!"고까지 했다는 에피소드와 함께.. ㅎㅎㅎㅎ
그건 솔직히 좀 뻥이지만, 정말 걸쭉합디다 국물.



IMG_3976.JPG

국물 밑에 숨어있던 면을 꺼내봅니다.

면은 주문대로 약간 꼬들하게 익혀온 약간 꼬불함이 있는 약간 굵은 면입니다.
요즘에는 좀 두꺼운 면이 좋더라구요. 
딱 국물을 같이 붙잡아 같이 입으로 들어와 주면, 씹는 맛과 함께 구수한 국물의 향이 입에 좌악좌악 퍼집니다.



IMG_3977.JPG

지금 생각해보니 동영상으로 찍어와서 움짤로 만들걸 그랬는데, 그냥 이래보니 잘 와닿을지 모르겠네요.
국물은 정말 진하고 걸쭉합니다. 괜히 젓가락이 꽂힌다는 구라를 친 건 아니었어요.
꿀렁꿀렁~ 정말 진합니다. 근데 꼬릿한 냄새는 없어요.

한국 사람 입맛이라, 라멘 국물에 마늘 넣어서 먹는 걸 좋아하는데
이 아이는 마늘 없이도 맛이 어찌나 진한지.. 와우.. 진짜 국물 잘 뽑았더군요.


IMG_3978.JPG

먹다가 중간에 테이블에 준비되어 있는 양념을 추가해봅니다.
이건 마늘간장(ニンニク正油). 마늘 듬뿍 넣은 양념장같은 느낌인데,
이걸 넣으니 한국사람 입맛에도 잘 맞는 또 조금 다른 느낌의 국물이 만들어집니다.

일본 간장의 단맛에 마늘의 진한 맛이 어우려져, 국물 먹는 맛이 한층 즐거워 집니다.



IMG_3979.JPG

이건 역시나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는 반찬 중의 하나 입니다.
갓(高菜, 타카나)을 들기름과 아주 약간의 고추기름으로 볶은 듯한 맛입니다.
살짝 매운맛이 곁들여진 고소한 맛이 납니다.

돼지 국물만 먹다보면, 살짝 느끼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이 놈이 국물을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내 뱃살의 조력자가 네 놈이었구나!!! -ㅃ-)"b



IMG_3980.JPG

어쨌든 오늘도 완식!

아.. 나이스 국물이었습니다.


출처 내 귀중한 일요일 저녁 시간
http://tomocha.net/diary/?200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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