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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미쳐간다
게시물ID : gomin_16125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Voa
추천 : 0
조회수 : 38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4/04 13:14:42
10여년 전
아빠가 실직 후 아직까지 변변한 직장이 없으시다
직장은 분명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빠는(내 추측이지만) 보증을 잘못 서서 그 돈을 받으러 다니느라 직장을 못 잡으신 것 같다. 또 받을 수 있다고 여겼고
근데 아직까지 돈을 받지 못했고, 얼마 전부터는 막노동을 시작하셨다. 내일모레 60이신 분이.
그 와중에 우리 집은 외할머니 집에 얹혀살게 됐는데, 얹혀살고 1-2년 후쯤, 할머니께서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셨다.
지금은 합병증의 일환으로 치매까지 심해지신 것 같다.
이 모든 걸 지켜보시던 엄마는 아빠의 돈을 기다리다 지쳐(지금의 아빠는 내가 보기에 허언증이 생겼다) 어느 기업 구내식당에 설거지를 하러 가셨다. 
할머니가 치매가 점점 심해지셨다. 돈 한 푼 없는 아빠가 다른 집 아줌마와 바람이 났다는 전혀 근거없는 소리를 3년째 하고 계시고, 자기 돈을 우리 엄마아빠가 훔쳐간다는 의심도 끊이지 않는다. 외가는 4남매인데, 같이 사는 우리 집안만 부려먹고 의심한다. 다른 집안에게는 찍소리도 못하시고 오면 눈치만 보신다.

엄마가 미쳐간다.
예전에는 고상하고 여성스러웠던 엄마가.
갱년기가 오신 후 더 심해진다.
 할머니의 등쌀, 아빠의 허언증, 늦어지는 나의 취업 때문에.
오늘 엄마는 일나가기 직전 할머니에게 제발 그만 좀 하라며 집안의 물건들을 집어던지고, 소리만 들었을 뿐이지만 할머니를 때리는 것도 들은 것 같다.
할머니는 어떻게 타이르고 다그쳐도 다시 정신이 이상해지셔서, 결국 이런 생활이 반복된다.
요양병원에도 가봤지만, 할머니는 그곳이 너무 싫다고 다신 가고 싶지 않으시단다.  
엄마는 고상하셨고, 어렸을 적 내 친구들은 우리 엄마를 보고는 자기 엄마보다 훨씬 좋은 분 같다며 나에게 부러움을 표시하곤 했다.
그러던 엄마가 미쳐간다.
가끔 이렇게 한 번씩 정신을 놓으시는 엄마는 나중에 조용히 나에게 와서 사과하지만, 난 알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생활이 계속됭 거라는 걸.
빨리 취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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