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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만나러 달려갔었다.
게시물ID : gomin_16136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dva
추천 : 2
조회수 : 4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4/07 01:25:01
오랜만에 즐기는 나만의 시간

드라마를 보며 맥주한캔 하는 그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 지 몰라.

그러다 문득 밖을 보니 비가 내리더라

시간을 보니 네 운동이 끝나는 시간이 거의 다됐더라.

부랴부랴 우산을 챙겨서 너에게 갔어.

비맞을까봐. 우산없이 간 네가 걱정돼서.

태양의 후예? 오늘 처음 접했던 그 드라마 재미있었지.

근데 그건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재미있는,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스 드라마일 뿐.
 
그래도 나한텐 네가 더 중요했어. 오랜만에 가진 나의 시간보다도 더.

 그래서 주저없이 옷을 주워입었어.

그리고 우산이 차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열쇠를 가지고 내려가 우산을 챙겼지.

그리고 달렸어. 집에서 너에게까지는 10분정도가 걸리는데, 네가 씻고 나올때까지는 10분이 채 안남았더라고.

숨이 차도록 달리다가 전화를하고, 아직 안나왔다는 말에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늦을까싶어 계속 달렸어.

네가 보면 좋아하겠지? 말 안하고갔으니 놀라겠지? 좋아하는 너의 모습을 보고싶었어.

근데 그건 나의 기대였을뿐이었지.

"왔네" 라는 말뿐인 너에게,

"아까 통화할 때 밖인거같아서 나 데리러 올줄 알았어" 라는 무미건조한 말에,

사실 조금 맥이 빠져서,

"내가 지금 맥주를 한잔하면서 태양의 후예를 보다가 달려왔어" 라고 했지.

내가 얼마나 맥주를 좋아하는 지, 내 시간을 갖는게 얼마만인지 아는 너라서

알아주길 바랬어.

그런데 그것도 나의 큰 기대였나봐.

"알았어 태양의 후예 내가 받아줄게. 허.."

라는 기가 차다는 듯한 너의 말은

 날 비참하게 했어.

그래서 우산을 너에게 쥐어주고는 집으로 돌아왔지.

그렇게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니까 전화가 왔어.

"왜그래? 내가 너맘에 안드는 리액션을 해서그래?"

그 말에 난 더 이상 할말이 없더라. 그래서 비 오니까 우산 가져가고 나중에 달라고 했어.

"됐어. 우산은 집앞에 걸어두고 갈게."

라는 너의 말은



아니, 그 말에 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어.

내가 속좁은걸까? 이 기분이 잘못된걸까?

난 이제 더이상 못할것같다.

이제 더이상 너에게 상처받지 못할것같다.

여전히 널 많이 좋아하지만

네가 주는 상처까지 좋아할 순 없는 속좁은 여자인가보다.

이제 정말 그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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