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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축구의 흥망사
게시물ID : soccer_1614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latan09
추천 : 5
조회수 : 100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8/13 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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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축구 팬들은 독일 축구의 역사와 그 배경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하곤 합니다. 서독이 1954, 1974, 1990년에 월드컵을 거머쥔 이후, 통일된 하나의 독일 국가 대표팀이 대두했죠. 이 새로운 팀 독일의 첫 발걸음은 좋지 않았습니다. 유로 2000에선 조 꼴찌로 광탈을 면치 못하는 등 녹슨 전차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죠. 하지만 조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망신을 당할 수는 없다는 일념 끝에 DFB는 대대적인 개혁을 꾀했습니다. 대대적인 지원을 받은 당시의 유소년들은 2014년때 브라질에서 월드컵을 당당히 들어올려 전세계에게 이젠 독일의 시대가 왔다는 걸 똑똑히 보여줬습니다. 

많은 이들이 독일의 대략적인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양차대전, 홀로코스트, 분단, 그리고 통일. 네 독일은 통일되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축구가 진정한 의미로 통일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비록 서독이란 명칭은 사라졌지만 현재 독일 축구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현실은 "서독 축구" 그 자체나 다름 없습니다. 이제 한 번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고 알지 못하는, 장벽 동쪽의 축구에 대해 짤막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장벽 동쪽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나?

잠시 전쟁 이전의 축구판을 논해 보도록 하죠. 이 시기에 독일 축구를 주름잡던 구단은 여러 분들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샬케입니다. 하지만 이 샬케와 함께 최강자 자리를 놓고 겨루었던 구단이 있었습니다. 드레스데너 SC라는 구단으로 드레스덴을 연고로 하고 있던 구단이었죠. 두 구단은 치열하게 누가 독일 최강의 구단인지를 놓고 겨루었지만 2차대전이 이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었습니다. 독일은 둘로 쪼개지고 구단들 역시 졸지에 다른 국가의 다른 리그 소속이 되어버렸죠. 

샬케의 현재를 보도록 합시다. 비록 기복이 있지만 독일의 빅클럽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챔피언스 리그에도 잊을 만 하면 얼굴도장을 찍어주고 있지요. 하지만 샬케와 자웅을 겨뤘던 SC 드레스데너의 현재는 어떠할까요? 7부 리그에 속해있습니다. 비단 SC 드레스데너 뿐 아니라 한 때 독일 축구의 중심 도시였던 드레스덴은 완전히 축구계에서 잊혀진 도시가 되었습니다. 지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클럽인 디나모 드레스덴마저 1부리그 문턱을 밟은 적이 없습니다. 

동독 축구를 이야기하기 앞서, 우리는 동구권 구단들에게서 볼 수 있는 흔한 이름인 '디나모'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이 '디나모'란 이름이 붙은 클럽의 주체는 다름아닌 비밀경찰입니다. 동독 축구계를 주름잡던 디나모 드레스덴과 디나모 베를린. 이 둘의 실질적인 창시자이자 스포서는 다름아닌 그 악명높은 비밀경찰 '슈타지'였죠. 이 두 구단이 탄생한 뒷배경은 다름아닌 정치적 이해였죠. 국민들을 스포츠에 열광캐 하여 정치에서 관심을 떼개 해야 할 이유도 있는데다 국위선양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죠. 

디나모 드레스덴은 창단하자마자 리그와 컵을 우승하는 등, 순식간에 강력한 클럽으로 떠올랐지만 디나모 베를린은 지지부진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FC 폭스바르츠 베를린이 리그를 휘어잡은 강팀이었던에 비하면 더더욱 초라했죠. 이에 당시 경찰행정을 책임졌던 내무장관 미엘케는 더더욱 디나모 베를린을 밀어주기에 이릅니다. 심지어 디나모 드레스덴의 드레싱룸에 가서 선수들에게 다음 해엔 디나모 베를린이 우승할거라 엄포를 놓기도 했죠. 네. 그말대로 1979년에 디나모 베를린은 리그를 우승합니다. 그리고 1988년, 동독의 황혼기에 이르리까지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1989년, 디나모 베를린의 종말이 찾아옵니다. 장벽이 무너지고, 미엘케가 몰락하고, 선수단도 붕괴되었죠. 1990년도에 있던 최후의 리그는 더더욱 중요했습니다.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두 팀이 분데스리가로 갈 기회가 주어지고, 여섯 팀은 2부리그 행이었습니다. 더 이상 슈타지의 편파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었던 디나모 베를린은 분데스리가로 가는 티켓을 확보하는데 실패합니다. 기회는 한자 로스톡과 디나모 드레스덴에 주어졌죠. 하지만 5년 후, 오직 한자 로스톡만이 분데스리가에 서 있었습니다. 4년차에 꼴찌로 강등당한 디나모 드레스덴은 결국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3부리그에 까지 떨어집니다. 드레스덴이 3부리그로 떨어지던 때, 2부리그엔 오직 3개의 동독팀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독일 축구에 드리워진 보이지 않는 장벽.

통일을 기점으로 동독 구단들은 처절히 몰락하고 맙니다. 실력있는 선수들은 모조리 서독 구단들에게 빼앗기고, 심지어 유스 아카데미까지 털렸습니다. 이를 어떻게 만회하기 위해 이젠 이름값만 남아있는 늙다리들을 영입했지만 좋은 방법은 절대 아니었고, 결국 과소비, 텅텅 빈 유스풀, 그리고 부패로 인해 동독 구단들은 완전히 몰락합니다. 

통일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더욱 나빠졌습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구 동독클럽 따윈 남아있지 않고 (헤르타 베를린은 서 베를린을 대표한, 엄연한 서독 지방의 클럽입니다.) 2부 분데스리가엔 오로지 에르제게비우에 아우에만이 남아있습니다. 

동독 굴지의 명문 디나모 드레스덴? 3부 리그에 있습니다. 70년대에 드레스덴의 패권을 깨부수고 리그 챔피언 자리를 세 번 가져간 마그데부르크? 4부 리그에 있습니다. 하지만 암울하기 짝이 없는 동독 구단의 몰락사에 화룡정점을 찍는 구단의 이야기는 따로 있습니다. 동독 시절엔 '로코모티브 라이프치히' 라고 불리운 VFL 라이프치히. 

VFL 라이프치히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이래뵈도 동독에서 우승 기록도 있는 나름 손꼽히는 강호였습니다. 1993년에 분데스리가에 입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만, 바로 칼같이 강등을 당하고 맙니다. 여기서부터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VFL 의 똥꼬쇼가 시작됩니다. 강등 이후 쭈욱 하향세를 탄 VFL은 결국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아예 파산해버리고 그 흔적이 영영 사라져 버립니다. VFL 라이프치히는 다시 로코모티브란 이름을 달고 부활했지만 지금은 그저 지역리그에 있는 평범한 세미 프로 구단일 뿐입니다. VFL 뿐인줄 아십니까? 같은 동네에 있던, 역시 우승기록이 있던 작센 라이프치히 역시 파산당해 영영 그 존재가 지워지고 맙니다. 

하지만 라이프치히는 다른 동독 지역이 가지지 못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드링크 광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레드불 회사가 2009년, SC 마크란슈타트란 구단을 인수합니다. 네. 이 구단이 바로 RB 라이프치히입니다. 
 
 

라이프치히는 동독의 중심도시이고, 그렇기에 수많은 명문 구단들의 터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기존의 근본 구단들이 죄다 망해버리는 바람에 RB 라이프치히는 졸지에 라이프치히의 최고 존엄 구단이 되어버렸습니다. 분데스리가의 아름다운 50+1 전통에 대놓고 법규를 먹이는 RB 라이프치히의 행보에 많은 이들의 격렬한 반대반응을 보였지만 RB 라이프치히는 당당하게 2부리그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분데스리가로 승격했죠.)

레드불의 당초 계획은 10년내에 RB 라이프치히를 분데스리가로 밀어넣는 것이었고 이는 보기좋게 성공합니다. 비록 연고지는 다르지만 수 많은 동독 팬들이 이런 레드불의 파격적인 성공신화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몇몇 극성팬들은 이제 바이에른 뮌헨조차 무너뜨릴거라 자신하죠. 물론 대부분의 팬들은 뮌헨이 독일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잘 알기에 라이프치히가 뮌헨을 넘을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RB 라이프치히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RB 라이프치히야말로 동독 구단들이 살아날 유일한 모델이라는 목소리 역시 동독에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RB 라이프치히를 제외하고 살아남은데 성공했고, 그럭저럭 성공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는건 오직 디나모 드레스덴 뿐입니다. 하부리그에 있지만 2만명의 관중동원력을 자랑하고 팬들의 사랑덕분에 구장까지 리모델링할 수 있었죠.  하지만 다른 동독 구단들이 디나모처럼 소박하게 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건 아닙니다. 사실 이건 디나모 드레스덴이 동독 최고의 명문이었고, 드레스덴 도시가 동독에서 몇 안되는, 제대로 돌아가는 도시라서 가능한 일입니다. 

현재 동독 지역은 참으로 암담한 상황에 쳐해있습니다. 실업률은 서독지역에 비해 두 배는 높고 인력유출은 가속화되고 있고, 소득은 아직까지도 서독을 못따라가고 있는데다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줄 대기업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서독 최고존엄인 바이에른 뮌헨과 동독 최고존엄인 디나모 드레스덴. 둘 사이엔 이미 천당과 지옥과도 같은 갭이 벌어진지 오래입니다. 

우니온 베를린 팬들은 구단이 라이프치히처럼 부유한 기업에 팔리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사고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서포터들을 동정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합니다. 현재 동독 구단들 중 RB 라이프치히만한 경쟁력과 유스 선수들을 배출시킬 수 있는 인프라가 남아있는 구단이 있나요? 현재 스포츠는 돈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돈은 힘입니다. 하지만 50+1은 힘이 되주는 자본을 얻는데 커다란 제약을 되고 있습니다. 

많은 팬들은 언젠가 우니온 베를린, 디나모 드레스덴, SC 마그데부르크 같은 클럽들이 다시 우뚝 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가 돈과 정치에 엮여있는 한 RB 라이프치히 같은 클럽만이 탑 리그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을 보이겠죠. 물론 이 구동독 클럽들이 언젠가는 분데스리가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아마 더 이상 서독과 동독간에 격차가 사라지는, 드디어 독일이 완전한 통일을 이룬 후에 가능하겠죠. 그 때가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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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가 좀 개떡 같은게 있어서 번역하기 힘들었지만 아무튼 읽기 쉽게 편하게 재구성 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적어도 동독 리그의 역사를 이 글만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준 글은 없었다 봅니다. 
 
 
 
 
제가 번역한건 아니고 퍼온건데...좋은글이라 올려봅니다 ㅋ
번역자분말대로 동독축구리그의 역사를 아주 잘 설명된 글같아서요 ㅋ

출처 http://www.sbnation.com/soccer/2015/1/14/7500699/east-germany-football
http://www.fmkorea.com/433860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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