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 냄새가 오존층을 뚫을 기세로 피어오르는 썰입니다.
믿으셔도 되고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작주작 노래하는 주작무새가 되셔도 괜찮습니다.
저를 차단하셔도 됩니다. 바보님께 신고하셔도 됩니다.
적용될 죄목은 모르겠지만 경찰에 신고하셔도 되고
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피해를 입으셨다면 민사상 피해보상청구소송을 하셔도 됩니다.
주작 관련 댓글과 인증 요구에는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올리는 썰이므로
주변 사람이 봤을 때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특징은 사실과 다르게 각색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프리랜서 일을 시작할 기회가 생겨서 직장을 그만뒀는데
프리랜서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으니 투잡으로 알바를 알아보다가
미용실 카운터 알바 구인광고를 봤습니다.
여러 구직사이트를 한번에 검색해주는 어플로 찾은 거라서
어떤 사이트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ㅇ바천국, ㅇ바몬 등의 유명한 사이트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미용 자격증은 없어도 된다고 나와 있었고
특이했던 게
개그우먼 몇몇 분들의 이름을 나열해 놓고
그분들처럼 생겨도 일할 수 있다고... ㅡ.ㅡ
'본인들이나 소속사에서 알게 되면 고소각 아닌가?
사장이 개념없거나 아니면 그만두기로 한 알바가 뭔가 쌓인 게 있거나 둘 중 하나인가보네'
많은 사장님들이 기왕이면 예쁜 알바를 원할텐데 외모를 따지지 않는다는 건 좋았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누구누구처럼 못생겨도 돼요!] 라는 식이어서 꺼림칙했여요.
본인들이 알게 된다면 진짜 기분나쁠 듯한...
그리고 그때 그 꺼림칙한 느낌이
포식자를 피해 살아남는데 성공한 조상님들이 물려준 생존본능의 촉이었는데
저는 조상님들이 내려준 차단기를 po무시wer하고
차단기 밑으로 기어들어가 포획틀 안에 제 발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때까지 알바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해서 면접 약속을 잡고 가게에 가면
알바를 구한다는 종이가 떡하니 가게 앞에 붙어 있는데도
제가 손님이 아니라 알바 면접을 보러 왔다고 밝히는 순간
사장님이나 점장님의 표정이 싹 바뀌면서 조금 전에 구했다고 하는 일이 반복됐거든요.
심지어 모 패스트푸드점은
사전에 연락한 게 아니고 지나가다가 알바 구인 포스터를 보고 들어갔는데
점장이나 매니저같아 보이는 분에게 햄버거를 주문하면서 물어봤더니
(알바 문의를 하면 대놓고 표정이 썩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래도 내가 손님 입장이면 표정 관리를 좀 하겠지 싶어 일부러 버거를 주문함)
다 뽑았다고 가라면서 제 가슴에 햄버거를 집어던진... ㅂㄷㅂㄷ...
지금 성격 같았으면 한바탕 뒤집어 엎었을텐데 그때는 착한아이병이 중증이었어요.
미용실 담당자 연락처라고 나와 있는 휴대폰에 전화를 해 보니
오늘 바로 면접을 보자면서 자기가 저희 동네로 온다고 했어요.
저는 괜찮다고 미용실로 가겠다고 했지만
내부 리모델링 중이라 어차피 카페 같은 곳에서 면접을 봐야 한다며 자기가 온다더군요.
말하는 속도가 느릿느릿한 게 일반적으로 '미용실 직원'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빠릿빠릿한 이미지와는 정반대였어요.
저는 처음 보는 사람을 집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만나서 집을 알려주게 되는 것도 찜찜해서
집 앞 카페를 놔두고 일부러 저희 집에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종합병원을 약속장소로 정했습니다.
큰 건물이니까 근처 주민이 아니라도 쉽게 찾을 수 있고
부지 내에 프랜차이즈 카페도 있고
혹시 이상한 사람일 경우에도 병원 안으로 뛰어들어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주차장과 카페가 있는 후문 쪽에서 기다렸는데
담당자가 정문 앞에 도착했다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후문에 주차장과 카페가 있다고 말해주고 후문으로 오라고 했는데
대기업 카페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하니까 비싸다고
근처 빽다방으로 가자면서 정문앞 검은 차 안에서 기다리겠다더군요.
점점 더 찜찜한 느낌이 들었지만 외모를 안 따진다니 그냥 돌려보내기도 아까워서
(그때까지 알바를 구하러 다니면서 제가 인사할 때마다 썩어들어가던 사장, 점장들의 표정을 생각하면 ㅠㅠ)
차에 타지 않고 병원 앞 벤치에서 면접을 보자고 할 생각으로
일단 병원 건물을 가로질러 정문 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검은 차는 택시밖에 없었어요.
알바 면접이라고 속이고 이상한 짓을 하는 놈들도 종종 있다던데
만약에 다시 후문으로 나가서 집으로 도망쳐야 할 상황이라면 상대방이 제 인상착의를 몰라야 되니까
저는 나무 뒤에 숨어서 다시 미용실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어요.
[검~은~차~예~요~, 검~은~차~요~]
그때는 주토피아가 나오기 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무늘보 플래시와 대화를 시켜보고 싶네요. ㅠㅠㅋㅋㅋㅋㅋ
저는 눈으로 검은 차를 찾았지만 아무리 봐도 검은 차는 택시 뿐이었어요.
혹시 택시냐고 물어볼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병문안을 온 일행들인지 건물 안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모두 택시를 타면서
택시 여러 대가 줄지어 병원을 빠져나갔고
그제서야 겨우 택시가 아닌 검은 차를 찾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차는 또 그 차대로 아닐 것 같은 느낌...ㅠㅠ
저는 망설이다가 저 차가 아니면 택시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전화로 물어봤어요.
[혹시... ㅍ라리예요?]
[아~네에~ 어~떻~게 ㅍ~라~리~를~ 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