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영원히 깨지 못할 기나긴 악몽 속에 갇혔구나 어디에 있느냐 사랑하는 아들아 내 딸아 너의 방에 들어오면 네 체취는 온데간데 없고 어디서 침대에 쌓인 먼지냄새만 나는 것이냐 너 없는 마음속의 집은 주인을 잃었다 누가 감히 우리의 삶에서 너의 이름을 지웠느냐 산 자들의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너희들은 여전히 이쁘게 웃고 있구나 가는 길 너 닮은 꽃 한아름 따다 줬어야 했는데 왜 작별도 없이 급히 가고 있느냐 왜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느냐 왜 안개가 자꾸 눈앞을 가리는 것이냐... 우리를 가로막은 커다란 투명막에 수억번 되뇌어 쓰는 말 미안하구나. 사랑한다는 그 말이 보이느냐 그 날 이후, 우리집에는 끝끝내 녹지 않을 빙산 하나가 얼어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