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싸다, 싸, 1만4000원, 1만4000원. 싸다, 싸. 1만3000원”
선거 유세차량을 연상케 하는 트럭 위 단상에 선 2년차 ‘경매사’ 이동현(30) 씨가 플라스틱 박스 안에 담긴 활어 참돔 기백여마리를 경매에 붙이자, 맞은편 단상 위에 열맞춰 선 중개인들의 손도 덩달아 바빠졌다. 자신과 계약을 맺은 소매상인 대신 경매에 참여한 이들은 상인들과 끊임없이 수신호를 주고 받으며 적절한 낙찰가를 조율했다.
그 사이 낙찰가는 급기야 1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통영에서 올라온 출하자는 중개인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우리 다 죽는다, 다 죽어”라고 소리쳤다. 물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소 활어 참돔 낙찰가는 1만3000~1만4000원 가량. 이날 참돔은 결국 1만1000원에 팔려나갔다.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출하자 김민석(50) 씨는 “요즘 자연산은 물량이 없어 터무니없이 비싸고 양식은 반대로 넘쳐나니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