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카페에서 알바를 합니다. 뭐, 카페라고 하지만 커피보다 간식거리가 더 많은 곳이지만요.
제가 카페에서 주문+설거지 등등 기타 많은 일을 담당하지만, 왠만하면 주문보다는 설거지가 더 하기 편합니다.
왜냐하면 제목처럼 무개념 손님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래도 왠만하면 그럴수도 있거니 하면서 넘어가는데, 어제 있었던 일은 너무 짜증이 나 견딜수가 없어 여기 한번 올려봅니다.
그러니까 어제 오후쯤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여자 손님분이 빙수를 들고 계산대 쪽으로 오더군요.(저희 가게는 셀프식입니다) 위에 얹어준 아이스크림은 다 먹은채로요. 그때까진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 아이스크림 추가 하시는 분도 있고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분이 저에게 오더니 어어엄청나게 신경질 난 소리로 '저기요!' 그러던 겁니다.
네. 여기부터 조금 짜증났습니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처럼 재빨리 주방에 계신 점장님(가게가 아담해서 점장님도 일을 하는, 그런 형식입니다)을 불렀습니다. 배운대로 '일이 있으면 네가 처리하지말고 나를 불러라. 그래야 일이 빨리 해결된다' 라는 점장님 말씀대로 말이죠.
사실 저는 상황 파악을 거의 했습니다. 보나마나 위에 있는 아이스크림만 홀랑 날려먹고 돈 내고 추가를 않은 채 더 달라는 꼬장일 것이다 라는 정도로 말이죠. 불과 몇시간 전에 빵위에 얹어준 생크림만 홀랑 먹고 더 받아간 것도 모자라서 또 받아간 일상적인(...) 손님이 있어서 한 추측이었습니다만.
쨌든 제 호출을 받으신 점장님이 카운터로 오셨죠. 그런데, 그 다음 손님(이제 손님이라고 불러주기 싫어지지만)의 행동이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숟가락으로 그릇 안의 빙수를 퍽퍽 치대면서 왈. "저기요! 여기 대체 뭐 넣은 거에요! 안에 아무 맛도 안나잖아요!"
그래요. 다 이해합니다. 빙수를 비벼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위의 아이스크림부터 먹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런 당혹스런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아~ 이해합니다. 아, 물론 짜증은 조금 나지만요.
근데, 아무리 봐도 20대밖에 안되보이는 여자가, 40대 점장님한테 하는 꼬라지가 대체 그게 뭐랍니까? 이건 나이 문제가 아닙니다. 예의 문제죠. 그냥 '죄송한데 아무 맛도 안나는데요...'라고 하면 웃으면서 설명해드릴수 있는데. 하아....
저도, 점장님도 속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서 저희 가게 빙수는 비벼먹어야 맛있다는 사실과 아이스크림 추가를 해줬습니다. 그 손님 투덜투덜 대면서 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손님들이 저희를 못보는 주방에서 말 그대로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점장님 말이 압권이었죠. '저 #는 집에 자기 부모한테도 저렇게 말하는 걸까?' -------------------------------------------------------------------------------- 귀찮으신 분들을 위한 세줄 요약 1. 나는 카페에서 일하는데 가끔 무개념 손님들이 많다. 2. 그런데 오늘 손님은 위아래도 예절도 없는 무개념의 최종보스였다. 3. 고로 카페 점원 일동은 주방에서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