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전쯤 어느날 그래서는안된다는 걸 알지만 제가 남친 핸드폰을 몰래 보게 되었습니다......
고시생이라서 3년째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남친에게 도서관출첵 스터디를 같이하던 지인이 2차 결과는 어떻게 됐느냐냐고 물어보는 연락이 있었고, 거기에 남친이 안타깝게 떨어졌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점수가 찍힌 사진을 보냈더라구요.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한테도 마찬가지로요.
순간 저는 혼란스러웠어요. .
제 남자친구는 분명 1차를 떨어졌거든요.
순간 나를 속인거였나 ?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기억을 되뇌어 보니 2차시험이 있던 날 남친은 절 만났었고
그러니 떨어진건 맞다라고 확신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또한 자신의 (같은 시험을 준비했던) 학교동기들에게는 떨어졌다고 말을 했거든요.
그래서 저혼자 추측을 했습니다.
남친이 나이도 좀 있는 편인데 같이 스터디체크하던 주위사람들은 다들 시험에 붙거나 취업이 되거나 잘되가는데 자기는 시험에 1차조차 못붙고 떨어졌다는게 부끄럽고 자존심상해서 그랬던걸까? 라고..
조금은 충격적이었지만 약간 안쓰러운 마음도 있고 나름 고충이 있었을거라고 저혼자 묻어두었습니다...
그렇게 그걸 잊고 살았고
남친은 올해 시험도결국1차를 붙질 못했습니다..
휴.. 그런데 또 못난 호기심만 가득한 저는 오늘따라 갑자기 남자친구가 자주가던 일반사이트에서 남친이 어떤 글이나 댓글을 남겼을지 궁금해 아이디를 검색해봤습니다...
검색하니 남자친구가 쓴 글이 몇개 뜨더라구요.
그런데 충격적인게 . . 그곳에서 남자친구는 이미 그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합격전 자신이 공부하던 이야기를 쓰면서 자신의 직위를 드러내고 댓글로는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었어요..
그 글에서뿐만 아니라 꾸준히 다른글과 댓글에서도 일관성있게 자신을 속이고 있더군요.
회사를 다닌다 일이 힘들다 이런 식으로요.
전 이걸 본 순간 너무도 마음이안좋아졌어요..
지인이나 부모님께 속인 것은 백번양보해 그럴 수 있다 쳐도
인터넷상에서 합격자행세를 한다는건 정말 극도로 자격지심이 있거니 허언증이 있는거아닐까 싶어서요 ...
다른내용들은 별다른건 없었어요.
그러나 내가 앞으로 이 사람을 믿어도 되는걸까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는 저자신도 속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이미 저한테도 속인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익명의 공간에서도 저자신을 속여서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이게 하거나 부정한적은없거든요..
그런데 남친 글을 보고나니 솔직히 무섭다는생각도 들고
어떻게 아무렇지않게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있는걸까 의문도 들어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