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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재미있는 기사...
게시물ID : humordata_7831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hqtmf
추천 : 3
조회수 : 8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5/07 08:13:07

KBS '참 착한 방송', 불쾌한 뉴스는 걸러~
[상식의 해부 12] 국민건강 위한 '공영'의 배려?…음식탐험·병영체험 등 '시사 없는 시사' 
이명재·출판인 | [email protected]    

요즘에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KBS를 보면 된다. 언짢은 일이 있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디 멀리 여행을 갈 필요 없이 KBS 채널만 켜면 해결된다. KBS만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는 세상에 근심 걱정 없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KBS가 전하는 세상에는 어두운 뉴스도 없고, 복잡한 문제도 없으며, 오직 지금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요순시대의 태평가만 있을 뿐이다. 

몇 년 전인가 ‘기분 좋은’ 뉴스만 보도하겠는 신문사가 새로 생겨 관심을 모은 적이 있었는데, 지금 KBS는 한 번 더 그 실험을 하겠다고 나서기라도 한 것 같다. 그런 시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언짢게 하는 불쾌한 뉴스는 알아서 걸러내줌으로써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지켜주겠다는 ‘공영방송’다운 배려가 감지된다. 그래서 강원도 보궐 선거 때 불법선거 운동에 관한 뉴스를 괜히 내보내 국민들의 심사를 더욱 어지럽히지 않았던 것이리라.

그런 깊은 배려는 ‘시사 없는 시사 프로그램’들에서, 전원생활과 음식탐험과 연예인의 신변잡기, 또는 군대를 다녀온 성인 남성들의 애틋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병영 체험기 등 숱한 프로그램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예컨대 요새 부쩍 많아진 농어촌과 농어촌 맛 기행 프로그램을 보노라면 우리는 우리의 농촌을 ‘낙원’으로 재발견하게 된다. 도시인들은 농촌으로 가기만 하면 지상의 천국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행복은 우리 주변에 있었는데, 우리는 동화 <파랑새>의 교훈을 잊어버리고 엉뚱하게 세상 탓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무지가 우리의 불행을 불러온 것이니, 탓할 건 세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었던 것이다. 

음식탐험과 전원물, 기분 좋은 뉴스만 내 보내고, 국민에게 ‘바른 생활’을 일깨워주는 ‘착한 방송’이 되겠다고 나선 KBS의 이 거대한 실험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그 실험에 성공해 세계 방송계의 새로운 신기원을 이룩하길 바란다. 다만 그러려면 먼저 해야 할 게 있다. ‘공영’ 방송이라는 간판을 내리고 사설 방송으로 전환부터 해야 할 것이다. 지금 KBS가 하고 있는 실험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수신료를 받아 할 성격의 것이 결코 아니다.
  
지금 KBS의 많은 프로그램들에서 나는 3가지가 결여된 ‘3무(無) 방송’을 본다. 첫 번째는 ‘무례’다. 이를테면 농촌에 찾아가 촌부들에게, 또는 도시의 온갖 문제와 씨름하다 농촌에서 힘겹게 새출발하고 있는 이들에게 제작진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고는 “지금 행복하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기어코 “정말 행복해요”라는 고백을 받아내고 있다. 이건 그들의 삶에 대한 무례이고, 모욕이며, 왜곡이다. 두 번째는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한 철저한 ‘무지’다. 그리고 세 번째는 ‘무모함’이다. 21세기 스마트 시대에 아직도 이런 70,80년대식이 통할 것이라고 보는 점에서 너무도 무모한 이들이다. 

  
마약을 제조하고 유통시키는 것은 국내법상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그런데 내게는 지금 KBS가 내보내는 3무 방송이야말로 일종의 마약과도 같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향정신성 전파 금지법’이라도 만들어 막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오히려 ‘공영방송’ KBS는 지금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비록 ‘마약’으로 규제는 못한다면 이것 하나만은 따져보자. 기업들은 광고를 내 보내려면 광고료를 내고 방송한다. 광고는 때로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자신들의 광고를 봐 주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지금 KBS의 상당수의 프로그램들은 공중의 공익이 아닌,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해 내보내는 광고로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수신료를 낼 게 아니라 오히려 이들을 위한 광고를 봐 주는 대가로 시청 사례비를 받아야 되는 것 아닐까. 수신료 인상 거부가 아닌, ‘시청 사례비 청구 운동’을 벌여야겠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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