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오세훈 그립다 ㅎ
게시물ID : sisa_1619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ㅠㄹㅇ휼
추천 : 2/8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2/01/18 22:30:28

  
 

오늘 정말 용감한 손님들이 절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용감한지 사연을 들으시면 다들 깜짝 놀라실텐데요...

 

아마 오후 2시경이었죠?

집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보고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경북 문경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절 만나겠다고 무작정 상경을 해서는 시청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전후사정은 차치하더라도 어린 아이들이 그 멀리서 절 만나러 왔다니 

우선 빨리 데려오라고 지시했습니다.

 

까만 눈빛을 반짝이며 절 빤히 쳐다보는 두 아이들을 마주하고 있자니

이 녀석들 참 겁도 없구나 싶어 웃음이 절로 나오더군요.

여기까지 오는데 무섭거나 힘들지는 않았냐고 물어보니 

시청역 출구를 못찾아 조금 헤맸을 뿐 전혀 어렵지 않았다고 씩씩하게 대답까지 했습니다.

 

    

                         <멀리서 찾아온 귀한 손님, 민호군, 지향양과 함께>

 

용감무쌍한 두 아이들의 사연인즉슨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호(문경시 호서남초)군과 윤지향(문경시 모전초)양은

여름방학 체험학습 과제로 '사진 찍기'가 있어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친구 사이인 두 아이들의 부모님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고 와보라'고 권한 겁니다.

시청까지 가는 방법과 용돈 3만원을 손에 쥐어주시며 

설사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더라도 큰 공부가 될 거라며 문경에서 고속버스를 태워 보내신 거죠.

그래서 아이들은 서울의 동서울터미널까지 와서는 지하철로 갈아타고 

물어 물어 시청까지 온 겁니다. 물론 달랑 둘이서만 말이죠.

 

손에 들고온 편지에는 '사진도 찍어 주고 사인도 해달라'며

구구절절 자신들의 바람을 적어놨습니다.

 


   

                                   <민호군과 지향양이 전달해준 편지>   

 

어떻게 그 부탁을 거절하겠습니까.

책에 큼지막하게 사인도 해서 전달했구요.

원하는 대로(저랑 각각 찍고나서 셋이서도 같이 찍어야 한다고 똑부러지게 말하더군요 ^^) 사진 촬영도 했습니다.

 

지질학자가 꿈인 민호군은 올백을 맞을 만큼 공부를 잘해

이번 시험에서도 같은 학년 120명 중에 1등을 했다고 자랑을 하더군요.

목이 말랐는지 우유를 홀짝이던 지향양은 서울에 온 게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의 꿈을 피아니스트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혹시나 걱정을 하고 계실까봐 지향양의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

잘 보살펴 보내겠노라 말씀도 드렸습니다.

 

    

                                 <지향양의 아버지와 통화하는 모습>

 

요즘 아이들 정말 용감하고 씩씩하지요?

이렇게 간 큰(?) 녀석들은 분명 나중에 큰 인물로 성장할 거라 믿습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제가 사인을 해줄 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두 녀석들에게 사인을 좀 받아놨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세계적인 지질학자와 피아니스트가 될 인물들인데 말이죠.

갑자기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담소를 나누고 헤어지는 모습>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