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홍대는 안놀러 갔지만, 서른찍고나니 더더욱 발걸음을 안 옮겼는데,
간만에 홍대에 놀러 갔다가 클럽 앞에 불야성인 사람들도 보고,
친구와 친구의 새 여친도 보고 간단히 한잔하고 집에 왔습니다.
평소 홍대와 같은 분위기는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저는 옷도 멋지게 못입고 뚱뚱하고 얼굴도 잘생기지 않았거든요, 전형적인 동네 아재 상입니다.
직장 상사들, 남자들과는 이야기를 잘 하는 편입니다만, 여자들과 이야기하는건 쉽지 않아합니다. 유머코드도 도통 안맞구요.
홍대에서 만난 친구의 새여친은 정말 어리고 이쁘더군요 아 제 친구도 얼굴은 트렌디 한 편입니다.
적당히 놀릴대로 놀리고 수다를 떤뒤 집으로 향했습니다.
문득 길가에 비틀대며 지나가는, 술집에 앉아 서로 신나게 술마시는 남녀들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지나가더군요.
물론 거기서 노는 사람들이 모두 제가 생각하는 그런건 아니겠지만,
길가에서, 클럽에서, 술집에서 헌팅을하고 밤새 놀다가 원나잇 또는 썸을 타는 사람들,
또는 원래 만나는 그룹이었지만 그 안에서 심각하지 않게 서로 몸 섞는 사람들,,,
nerd 스럽다고 해야하나요, 저는 전혀 저런 문화에 발을 담가보지 못했습니다.
못해서 그런건지 안해봐서 그런건지 자연스레 유흥 및 방탕한 삶에서 멀어져 갔고,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대해 혐오감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헌데 오늘 친구가 여친을 새로 만난 경위를 듣고 집에 오면서
제가 혐오해 왔던 것들이, 단순히 갖지 못한것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도 살빼고 노력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물론 성격상으로도 위와 같은 생활은 어렵겠지만요.
가끔 길가다가 멋지게 차려입은, 노출이 심한, 몸매가 좋은, 아름다운 여성분들을 보면 눈이 가고, 그 사람들을 꼬셔서 원나잇 하는 상상을 합니다.
물론 망상은 금방 끝이 나고 현실로 돌아옵니다만,
오늘따라 그 망상들이 떠오르며, 성취하지 못하는 제 마음 깊숙한 곳의 욕망이 혐오로 변질되어 있는게 아닐까.
본래 나는 방탕한 삶을 원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착하다 , 바른사람이다 , 올곧다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부끄럽고 자괴감이 느껴지네요.
어떻게 말을 맺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굉장히 머릿속이 복잡한 밤이 될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