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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발發축제] 당신의 니트
게시물ID : readers_162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rOUst
추천 : 2
조회수 : 23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24 04: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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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니트
 
 
 
 
 
나는
이별에 중독되었습니다
 
 
 
고이 개켜놓은 서늘한 니트를
꺼내어 다시 빨아봅니다
어떤 자국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떠나던 사월
누군가 속삭였습니다
-꺼지지 않는 슬픔을 줄게
그 후로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만져지는 날카로운 소금들
 
몇 번을 쥐어짜도
가벼워지지 않는 니트를 들고
옥상으로 가는 길이 캄캄합니다
 
유리 조각을 가득 실은 트럭이
사흘째 집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산란하는 이름들
 
옥상에 널어둔 니트 아래 생긴
작은 물웅덩이
몇 번이고 손바닥으로 주워 담아
가슴에 꼭 안아봅니다
 
 
 
나는 이제
이별을 해독하기 위해
일생을 바쳐야만 합니다
 
언제 바닥에 떨어졌는지 모를
당신의 니트는
아직 마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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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모든 이들과 유가족들을 위해 못난 시 한 편 바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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