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나에바 레조트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의 록 페스티벌 '2001 후지 록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펑크 밴드 '노 브레인'이 무대에서 일장기를 찢는 해프닝을 벌였다. 자신들의 공연 막바지 순서에서 스피커에 걸쳐놓았던 일장기를 들고 무대 앞에선 보컬 이성우가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Fuck the Japanese empirism!!!' 이라고 항의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歷史敎科書歪曲!(역사교과서 왜곡!)'이라 쓰여진 일제 시대의 일장기를 관객앞에서 찢은 후 바로 노 브레인 1집에 실려있는 '애국가'(펑크 버전)'와 '청년폭도맹진가'를 부르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 이 뜻밖의 행동에 공연장에 모여있던 많은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이 '의식있는 행위'에 호응했으며, 몇몇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등을 돌리기도 했다. 노 브레인의 공연을 옆에서 지켜보던 많은 일본 측 관계자들은 이들의 펑크 정신에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이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성조기를 불태웠던 사건이 생각난다'며 감탄하며 그 자리에서 노 브레인의 2집 앨범에 관한 일본 라이센스 계약을 성사시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부분의 일본 젊은이들이 현재 일본의 정치및 사회 문제에 둔감한 현실을 감안할 때 30여만명의 관객이 모이는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노 브레인이 이와 같은 퍼포먼스를 벌인 것은 교과서 왜곡 문제의 심각성을 젊은 일본인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공연직후 노브레인이 일본쪽 매스컴과 했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공연중 대동아기(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국기)를 찢은 일에 관하여- 우리는 그저 음악을 하는 한국의 청년들일 뿐이다. 정치문제에 대해서 아주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를 애국자라 자처하지도 않는다. 우리의 노래 가사들을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사회적으로 불건전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다만 한국에서 온 노래하고 연주하는 놈들로서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얌전히 노래만 부르고 사라지자니 한국에서 최근 접했던 뉴스들이 머리속에서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꼴을 가만히 참고 있을수가 없었다. 어느 나라건간에 꼰대들과 개새끼들은 존재한다. 그 꼰대새끼들이 당당하게 펴낸 교과서를 한국에 살고 있는 인간으로서 그냥 가만히 앉아 있기에는 우리의 타고난 잡놈 기질이 용납하지 않았다. 우리가 일장기가 아닌 대동아기를 찢고, 'Fuck japan'이 아닌 'Fuck Japanese Imperialism'을 외친것은 그런 일본내부의 몇 몇 꼰대새끼들에 대한 우리의 자세였다. 그들에게 그만큼 효과적이고 충격적인 퍼포먼스가 어디 있겠는가? 부디 이번 일이 일본 자체를 대상으로 한게 아니라 그 빌어먹을 극우세력들을 향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역사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언제나 달라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역사적 사실 자체가 달라지는 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