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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 조폭미용실에서 알바한 썰. 2
게시물ID : freeboard_16232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無敵무테키치
추천 : 1
조회수 : 47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9/04 14: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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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 냄새가 오존층을 뚫을 기세로 피어오르는 썰입니다.

믿으셔도 되고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작주작 노래하는 주작무새가 되셔도 괜찮습니다.

저를 차단하셔도 됩니다. 바보님께 신고하셔도 됩니다.

적용될 죄목은 모르겠지만 경찰에 신고하셔도 되고

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피해를 입으셨다면 민사상 피해보상청구소송을 하셔도 됩니다.

주작 관련 댓글과 인증 요구에는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올리는 썰이므로

주변 사람이 봤을 때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특징은 사실과 다르게 각색했습니다.



지난번 글: http://todayhumor.com/?freeboard_1615380


미용실 채용담당자의 차는 설마했던 그 ㅍ라리였고

저에게 차를 타라고 했어요.

납치, 인신매매 이런 생각보다는

차에 실낱같은 흠집이라도 나면 수리비 대신 노예로 부려먹을 것 같아서 무서웠어요. ㅠㅠㅋㅋㅋㅋㅋ

살인마 강호순이 고급차와 호감형 얼굴로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렸지만

너무 튀는 차는 오히려 납치에 이용하기엔 불리할 것 같아서

그리고 그동안 알바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외모 때문에 문전박대를 당한 게 지긋지긋해서

자기들이 직접 구인정보 사이트에 외모를 안 본다고 밝혔으니

일단 면접을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 옆에 가니까 운전석에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휴대폰을 들고 있었고

조수석에는 중년 아저씨가 앉아 있었어요.

헐... 난 어디에 타라고... 설마 트렁크에 들어가라는 건 아니겠지 ㅠㅠ

그런데 조수석의 아저씨가 내려서 시트를 앞으로 접어 주니까 뒷좌석이 있는 거예요.

저는 차에 흠집을 내지 않도록 벌벌 떨면서 뒷좌석에 탔고

제 키가 150cm대 초반인데도 앞좌석에 무릎이 닿을락말락 했어요.

웬만한 사람은 뒷좌석에 타려면 시트에 발을 올리고 옆으로 앉아야겠더라는... ㅋㅋㅋ

그리고 정말 정직하게! 전화 통화에서 말한 그대로 근처 빽다방에 갔어요.

그때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차라리 그때 납치해서 인육만두 재료로 쓸 것처럼 수상하게 행동했으면

제가 그 가게에서 알바를 하지 않고 해피엔딩이 되었을텐데 말이죠... ㅠㅠ

저는 빽다방 안 테이블에 앉은 후에 이력서를 내밀었지만

아저씨는 읽어보지도 않고 그대로 돌려줬어요.

아... 또 꽝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이력서를 읽어볼 필요가 없는 가게라서 안 읽어본 거였어요.

그리고 저는 중년 아저씨가 미용실 원장이고 ㅍ라리도 아저씨의 차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저씨는 전 사장이었고 젊은 남자가 미용실을 인수한 새 사장이자 ㅍ라리 주인이었어요.

자기들이 직접 말해준 건 아니고, 알바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저 나이에 자기가 벌어서 ㅍ라리를 사다니, 조폭이 그렇게 고소득인가? 하고 놀랐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서 알고 보니 그냥 금수저였죠.

어쨌거나 저쨌거나 성실하게 일하는 흙수저만 자괴감을 느끼는 세상... ㅠㅠㅋㅋㅋㅋㅋㅋ

구인글 내용도 특이했지만 면접도 특이했는데

전에 미용실 일이나 가게 카운터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여부는 물어보지도 않고

제 이름과 나이, 본관을 물어봤어요.

본관을 말했더니 사장(=젊은 사람)이 무척 공손하게

[저~희~ 집~안~ 어~르~신~이~시~네~요오오~]라고

전화 통화와 똑같은 나무늘보 말투로 말했어요.

앞으로 물결 표시는 생략할게요. ㅋㅋㅋ...

그때는 무슨 농담을 이렇게 재미도 없고 부담스럽게 하나,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은 진심으로 저를 집안 어른으로 생각하고 있었죠. -_-;;;

나이는 사장이 저보다 더 많았어요.

미용실 경력도 없고 카운터를 본 경험도 없는데 이대로 일을 시작해도 될지 불안해서

제가 먼저 카운터 일이 처음이고 미용실 일도 처음이라고 말했는데

전 사장인 아저씨가 그런 건 괜찮으니 걱정 말라면서 웃었어요.

포스 작동법을 잘 가르쳐 주겠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다른 가게 카운터 경험이나 미용실 경력이 필요없는 가게라서 그런 거였어요.

가게 영업시간은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였고

퇴근할 때는 대중교통이 없으니 집까지 태워다 주고

급여는 그날그날 퇴근할 때 일당 6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기에

야간 최저시급에 못 미치고 이상하긴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냥 알겠다고 했어요.

매일 퇴근할 때 현금으로 준다고 하니, 정 아니다 싶으면 다음날부터 안 가도 될 것 같아서요.

물론 정상적인 알바라면 한 달 전에 퇴직의사를 밝혀야겠지만

이 미용실이 면접 때부터 수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복장은 유니폼인지, 아니면 사복인데 색상 등이 정해져 있는지 제가 물어봤는데

색상 관계없이 '짧은 치마'면 된다더군요.

가게가 추워서 나중에는 치마 밑에 극세사 수면바지를 입고 일했어요.

어차피 제 다리는 카운터 책상에 가려서 안 보이니까... ㅋㅋㅋ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출근 날짜와 가게 주소를 알려주겠다는 말을 듣고

인사를 하고, 저를 집까지 데려다 준다는 걸 사양하고 자리를 떴어요.

며칠 후에 연락이 왔는데, 오후 1시에 영업 시작이니 12시 반까지 데리러 오겠다면서

집 주소를 알려달라기에 저는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겠다고 가게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어요.

수상쩍은 가게인데 사장에게 집 주소를 알려주는 것도 찜찜했고

비싼 차에 흠집이라도 낼까봐 긴장해서 벌벌 떨면서 얻어타는 것도 싫어서요.

그리고 오픈 30분 전이면 미용실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가게에서

직원들이 가게에 도착해서 오픈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간인데

그때 저를 태우고 출발한다는 것도 이상했고요.

지도 어플에 가게 주소를 입력해 보니

다행히 버스 정류장도 가깝고, 택시도 많이 다닐 듯한 곳이어서

혹시 이상한 가게라도 도망치기에 지장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저는 버스를 타고 오후 1시가 되기 전에 가게에 도착했는데

분명히 주소와 층수는 맞는데 '다방' 간판이 걸려 있었어요...;;;
출처 내 경험이지만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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