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손으로 그뤄질 수 없을만큼 많은 미래를 꿈꿔왔고, 그 중 무엇 하나는 이루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살아오기도 했어요
그런데 정말 단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던 경영학과에 들어와 하루하루 끔찍한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그냥 서울 4년제 대학이면 어디든 좋다는 생각에 들어온, 어느정도 인지도를 가지고있는 학교지만 지금 제 눈앞에 펼쳐진 길은 자퇴와 자살, 둘 중 하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저는 문학을 참 좋아하던 여자애였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 소설을 써왔고,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시도 쓰기 시작했어요 저에게는 재능이 있었고, 주변에서도 제 재능을 인정해주었어요 단지 미래가 어둡다는 이유로 저는 소설가라는 꿈을 접었고,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글을 쓰지 못한게 아마 3월부터 일거에요 평소에는 휴대폰 메모장을 닫을 일이 없던 제가, 개강을 기점으로 단 한 글자도 쓸 수 없게 되었어요 억지로 메모장을 켜놓거나 공책을 펼쳐 연필을 쥐고 있으면, 눈 앞이 노래지면서 숨이 턱턱 막혔어요 눈물이 나올 듯 코끝이 맹하니 아파오고 어쩌면 이것또한 내 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절망에 빠져들었어요
마음에도 생활에도 여유가 없으니 글을 쓸 수 없었어요 내가 평생을 바라고 꿈꿔왔던 일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은 너무나 커서 감당할 수 조차 없었고, 그것은 결국 저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결과로 나아갔어요
자해를 하다 이젠 더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에 글을 씁니다 자퇴를 한 뒤 문예창작과에 반수를 하고 싶어요 그것만이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부모님께선 반대가 상당하세요 등록금을 한 번 더 내야한다는 부담감이랑 반수에 성공할지 안할지도 모르는데 자퇴는 너무 성급한 선택이라 하십니다
학교까지 집에서 왕복으로 5시간이 걸려요 새벽에 일어나 집에 도착하면 새벽 1시정도 되어있어요 인생이 너무 갑갑하고 답답합니다 글을 쓸 여유도, 그럴 마음조차 들지 않는데 학교를 계속 다니면서 반수를 준비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너무 짧게 생각한 후 반수를 선택한것인지,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계속 이 학교에 다녀야할지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