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7살인데요. 3개월도 못다니고 사표쓰려고 합니다. 마음은 후련하네요. 전 직장은 계약만료와 부적응으로 물흐르듯 나온거지만(퇴직선물도 많이 받았고..) 이번 직장은 정말 제 손으로 사표를 쓰게 됐네요. 참.. 저는 왜 이럴까요. 그냥 행복하게 살고싶었는데 몸도 마음도 따라주지 않네요. 얼마 전 고민게에서 20대는 넘어지고 깨지고 무엇이든 경험하면서 견뎌도 괜찮은 시기라는 글을 읽었어요. 그리고 이런 고민들은 상대적이라는것도요. 수능 망해서 1~2년 심지어 5년 늦게 시작하는것 이때는 정말 불안하고 힘들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면 그 정도 늦은건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알게되잖아요. 저도 힘들때마다 그렇게 생각하려하지만 가끔 너무 힘드네요. 자기세뇌같고.. 그래서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쓰려고 합니다. 사표쓰고..(3개월짜리가 신입 트레이닝도 시킬지는 모르겠지만.. 사표쓰고 한달은 인수인계로 다녀야한다면서요..그냥 바로 나오고싶다..) 사표쓰고 야간 공장에 들어가서 정말 돈만 벌려구요. 사실 지금 저는 업무스트레스, 우울증, 경제적위기, 부모님부양, 자존감하락.. 뭐 징징거리려면 끝이없겠네요. .... 돈이 참 중요한거더라구요. 그걸 이제서야 안것이 제 커다란 실수였지요. 저를위한 돈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돈이요. 저만 생각한거지요. 가족들을 못보고.. 저는 거지꼴로 하고 다녀도 만족하지만 가족들은.. 나이가 들어가며 쇠약해지시고 제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구요. 이것도 모르고.. 전 철없이 4년제 대학이나 나오고 일단 야간공장에 들어가서 돈 충분히 벌고 나와서 외국어와 자격증, 기술들배울 생각입니다. 어차피 나이들수록 남는건 기술뿐인거같거든요.. 요리든 봉제든 뭐든 삶에 필요한 것들 조금씩이라도 배우고.. 나이들어서라도 소량의 돈을 벌 수 있게.. 그렇게 일단 삶의 목표를 잡았습니다. 휴.. 전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20대지만 왜이렇게 늦은것 같은지.. 대학 간다는 그 한번의 실수가 왜 이리 뼈 아픈지.. 돈도 없는 주제에 무슨 대학이었는지..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대학 졸업장은 필요한거같고.. 다만 제가 좀더 주체적으로 살지 않은것이.. 제 능력이 부족한 탓이요. 제 생각이 너무나도 짧았기 때문입니다. 전 왜이렇게 맨날 후회하고 한심스러운지 그동안 꽤 괜찮게 생각했던 이 하나하나의 결정들이 송두리째 지옥으로 바뀌는 상황을 보고있자니 허탈함과 허망함이,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세상만사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교훈을 생각하지만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프고 쓰라린것은 어찌할 수가 없네요.